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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스페이스 연례기획 EmergingIV
미술 마감

2003-01-09 ~ 2003-02-09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ssamziespace.co.kr
쌈지스페이스 연례기획 EmergingIV: 미나와 사사 쌈지스페이스(관장: 김홍희)에서는 2003년의 첫 번째 전시로 Emerging IV: "미나와 사사 " 전이 열린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는 연례기획 Emerging전은 문자 그대로 ”떠오르는“ 신진작가의 발표장으로서 박미나와 사사가 함께 펼쳐내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주제전으로 이루어진다. 박미나는 이미 전형화되어 통용되는 구름, 집, 스마일 등의 삽화적 이미지(아이콘)들을 우리생각의 패턴을 드러나게 하는 문화적 기호로서 활용하는 작가 이다. 만화와 같이 단순화된 캐릭터나 화려하고 즐거운 이미지들을 비 관습적으로 재 조합하여 만들어내는 그녀의 이야기는 이들 속에 숨어있는 문화적 의미에 대한 질문을 자아내도록 유도한다. 한편 사사는 사진과, 비디오,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과거의 기억 속의 순간적인 장면들을 보여주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 속의 이미지들은 그의 사적인 기억들의 단편임과 동시에 사회 시사적인 요소를 상징하는 기표로서 읽혀진다. 이 전시는 두 작가의 문화적 코멘트가 특히 희화적으로 두드러지는 작품 세계가 선보여 질 것이다. 3층 메인 갤러리(HA HA HA HA HA HA……) 3층 메인 갤러리는 사사가 인용한 “When you make something that is good and happens to be successful, you can bet someone will come along and copy it. The Freitag bag is no exception” 라는 영어구절로 시작하여 복제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다시 한번 되돌아 보도록 촉구하고 있다. 직역 하자면 “만약 당신이 뭔가 좋은 물건을 만들었고 성공적이었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대로 따라 할 것이라고 장담해도 좋을 것입니다. 프라이탁 가방도 예외는 아닙니다.”로서 이는 명품 프라이탁 가방 디자인을 도용한 타 회사를 고소하여 승소한 프라이탁 사의 홍보용 책자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작가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외국 유명메이커 제품들 뿐 아니라 심지어는 언어(이 경우 영어) 까지 순식간에 복제되고 모방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이 글을 인용하고 있다. 전시되는 작품은 국내회사가 외국제품을 복제하여 판매 했던 프라모델과 만화책, 표절시비가 붙었던 뮤직비디오, 대중음악 들로 구성된다. 작가는 오리지날과 가짜를 함께 전시해서 오리지날이 재현과 재생산이라는 구조를 통해 다른 작품으로 재 창조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려 한다. 옳고 그름을 판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에 하하하 하고 웃음을 던지고자 하는 사사의 의도는 박미나의 “HA HA HA HA..” 라는 작품으로 요약, 강조된다. “HA HA HA HA..”는 노란 동그라미의 스마일 마크에서 입을 없앤 이미지의 스티커를 벽면 가득히 붙이는 작업으로 이를 통해 작가는 웃지만 제대로 웃을 수 없는 스마일의 억압적 의미를 노출하고자 한다. 또한 의미가 아니라 색깔 하나만을 작품선정 기준으로 내세웠던 어느 큐레이터를 풍자하기위해 유머러스한 “오렌지페인팅”을 함께 전시한다. 2층과 이벤트 클럽 소리(Voyeurism) 2층은 사사의 블라이스 인형 사진과 박미나의 글자와 숫자스티커 드로잉이 어우러진 공동 작으로 구성된다. 블라이스는 한 뼘 정도크기의 프라스틱 여자인형으로 커다란 눈을 갖고 있으며 70년대 초에 잠시 시판되었다 사라진 제품인데 사진 작가 지나게런(Gina Garan) 이 “ This is Blythe”라는 사진 집을 내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끌기 시작해 지금은 상당 수의 매니아를 갖고 있다. 현재 인터넷 상에 수십 개의 블라이스 사진 동호회가 있을 정도이며, 사사역시 일련의 사진작업을 통해 블라이스를 재생시키고 있다. 블라이스가 생명력이 있다고 믿는 사사는 모나리자와 같이 눈썹이 없는 캐릭터의 이 인형이 표출하는 오묘한 이미지를 길 거리와 같은 발견된 장소나 연출된 셋팅에 위치시키면서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사사의 블라이스 사진과 짝을 이루는 박미나의 그림은 읽을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기호들로 이루어져 있다. 블라이스의 오묘한 이미지와 함께 신비한 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작품에서 박미나가 주로 사용하는 문자 스티커는 시중에서 통용되는 재료로 기호와 색조체계의 기본 단위를 대표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자와 숫자의 혼돈적 배열 속에 박미나와 사사의 사적인 코드가 녹아있어 관객들로 하여금 그것을 해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시대에 더 많은 정보를 캐내려는 현대인의 정보욕구를 충족시키듯 이 두 작가들은 신비스러우면서도 혼돈스러운 수수께끼 같은 이미지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더구나 천정에 가깝게 설치되어 마치 관객들이 작품을 훔쳐보는 듯한 관음증적인 전시 연출을 통해 감상적 시각의 변화를 유도한다. 1층(중계기 신호가 없습니다) 1층의 설치작품 “중계기 신호가 없습니다(No Signal)”는 어느 비오는 날 TV 중계가 2시간 여에 걸쳐 정지된 상황을 주제화 한 사사의 작업이다. TV, 컴퓨터, 인공위성 등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따라 인간적인 접촉이나 노동의 필요가 점점 사라져 가고 모든 것을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는 현대 테크노문화에 대한 비판적시각에서 작가는 인공위성을 통한 디지털중계방식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있다. 작은 비에도 방송이 정지되는 잦은 방송사고의 한 예증을 통해 디지털 문화발전의 정당성과 적법성에 물음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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