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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배의 비오는 날의 자화상展
미술 마감

2007-04-18 ~ 2007-04-30




김복배 개인전
<비오는 날의 자화상>

전시장소: Zein XenoGallery
110-230 서울 종로구 삼청동
109-1 갤러리 자인제노

전시기간 : 2007. 4. 18(수) ~ 30(월)

관람시간 : 오전 11시-오후6시(주말은 오후7시)

전화: 02_735-5751


새벽에 작업을 마치고 나니 문득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간밤에는 작업실 지붕에 비 맞는 소리가 요란하던 걸로 미루어 거센 바람이 불었던 모양이다.
이제는 바람소리도 멎은 채 소곤소곤 비 내리는 소리뿐이다. 밖에 나가 강아지 집에 우장을 덮어주었다. 뜰가에 내놓았던 의자도 처마 밑에 들여놓았다. 그리고 겨우 내내 방안에 있던 화분들도 비를 맞으라고 밖에다 내놓았다. 비설거지를 해놓고 마루에 앉아 빗소리에 귀를 모으고 있으니 참 좋다. 오랜만에 어둠을 적시는 빗소리를 들으니 내 마음이 말 할수 없이 그윽해지려고 한다.
빗소리, 추억, 낭만, 외로움...
나는 기억과 상상의 접점에서 언제나 사소한 대상에서 시작한다. 아주 오래전, 기억하기조차 어려운 그런 꿈같은 먼 시간부터, 이미 자신의 내면 속에 각인된 기억의 요소와 모습들을 하나씩 꺼내어 긴 여행을 시작한다. 우산, 가로등, 벤치, 강아지, 사과, 나무, 전봇대, 그리고 내 안의 내 그림자들.
기억과 상상의 접점에서 성장하는 하나의 기억 행위를 통해 오늘 또 무슨 상상을 하는가?
-작가노트 중에서


섬세하고 감성으로 충만한 그의 그림에는 일상의 것들에서 느끼는 나날의 소중한 기억이 담겨 있다.
어릴 적부터 비오는 날에 대해 좋든 싫든 추억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릴 적의 노스탈지를 자극하는 그의 그림은 우리를 꿈꾸게 한다. 우산을 가지고 장난치는 나, 까만 얼굴을 한 자화상이라는 개인성과 관찰자로서 풍경을 바라보는 그의 관조는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여유로움과 아련한 그리움을 자아낸다.
어떤 것도 빗소리를 거스르지 않는 가운데 그의 자화상과 비오는 날의 풍경은 한국화의 부드러운 터치 속에 녹아있다. 서정적인 동화한편을 읽은 것같은 편안함이 있다.
오늘 우산은 필요없다. 갤러리로 나가 빗소리를 들으며 그의 화폭을 거닐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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