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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展 - 도시나무
미술

무료

마감

2014-03-26 ~ 2014-04-01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topohaus.com/


인간이 태어나서 전인교육을 받으며 인성을 키워 사회에서 서로와의 예의를 지키며, 또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필요로한 루울 속에 적응하며, 인간으로서 품위있는 삶을 영유한다.


이는 자연 속에 자연인으로 살고 싶은 동물의 근본적인 본능을 억제하며 살고있다...

이를 나에 작품 속에 나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러 화법과 내가 살아온 정신적인 사고를 통해 표현한다. 도시 속 나무는 자연 속의 나무와는 전혀다른 세상에서 자라고 있다.

민들레 홀씨가 바람에 날려 정착하면 그 곳이 바로 그의 자리가 된다. 그러나 도시속의 나무는 자신과는 무관하게 사람들의 손에 의해 조경용으로 제배되고, 또는 숲속에서 옮겨져서, 도시 속 주변환경에 어울리는 곳에 자라기도 한다. 그것도 나무의 자연스럼을 잊은체 인위적인 모양으로 전지를 당해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모조리 잘린다.


이런 모습을 인간도 태어나서 환경을 적응하며, 성장하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 인과관계로 상처받은 마음을 세월이 흘러가면서 치유되고 세월 속에 아픈흔적이 남는 것을 인간과 나무와 같은 맥락에서 접근 미화시키고, 도식적인 모양과 회화적인 시각과 조화로 표현하였다.


작가노트중......김종수 作  도시나무

한국적인 정서에 기반을 둔 개념적인 ‘소나무’

 

신항섭(미술평론가)


직립하는 동물인 인간은 자신처럼 서있는 나무를 좋아한다. 비록 인간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는 없을망정 하늘을 향해 꼿꼿하게 서서 팔을 벌리고 있는 듯싶은 형상의 나무를 좋아하는 심리는 일종의 동류의식에 기인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나무의 종류나 그 형상에 따라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특히 문학이나 회화는 물론이려니와 음악에서도 나무를 찬미하는 일이 적지 않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의인화하여 마치 인간인양 대하기도 한다. 이처럼 나무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은 지극히 친화적이다.


김종수는 오랜 동안 나무를 소재로 한 작업을 해왔다. 플라타너스를 소재로 한 작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플라타너스라는 나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형상, 즉 껍질이 생기고 없어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색깔과 문양을 통해 희로애락이 점철하는 인생살이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플라타너스를 즐겨 그렸다. 그 과정에서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성찰이 있었음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단순히 외형의 묘사에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진지한 사색을 통해 철학적인 의미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어쩌면 플라타너스를 의인화하여 삶에 대한 그 자신의 인생관 및 세계관을 투영코자 했는지 모른다.


이처럼 나무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일관해온 그가 최근에는 소나무를 소재로 한 새로운 형식의 작업으로 시선을 모은다. 이전의 작업이 사실주의 개념에 따랐다면 최근 작업은 현대미학을 수용한다. 사실적인 공간감과는 다른 비현실적인 조형공간을 설정, 개념적인 이미지를 지향하고 있다. 소나무의 형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전체상으로는 구성적인 화면 구조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소나무를 화면의 중심에 세우고 화면을 분할하는가 하면, 발과 유사한 기하학적인 선과 점 등의 이미지를 도입하고 질감을 표현적인 이미지로 제시하는 등 현대미학을 적극 수용한다.


보이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소나무를 개념화함으로써 보이는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에게 소나무는 자연적인 상태를 벗어나 의식화된 존재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그러기에 실재하는 나무와는 사뭇 다른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형태를 구사한다. 거기에서 소나무의 본래적인 형상을 복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실제의 공간개념과는 전혀 다른 비실제적인 공간을 점유하고 있기에 그렇다.


더구나 그가 제시하는 소나무는 모노크롬에 가깝다. 흰색 바탕 위에 회색과 검정색 등 동일색상 계열의 무채색으로 한정한다. 실제의 색깔과 무관한 무채색은 의식을 투영하는데 효과적이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관념적인 성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의 소나무와 관련되는 이미지는 단지 실루엣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소나무는 실제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탈바꿈한다. 그 형태로만 간신히 소나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 현실적인 이미지는 완전히 탈색되고 만다. 거기에는 단지 소나무의 그림자와 유사한 이미지만이 남아 있을 따름이다.


  이는 소나무의 형태는 그 자신의 미의식 및 미적 감각에 의해 여과된 관념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 관념의 그림자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민족적인 정서에 근거한다. 흰색과 검정색 및 흑색의 조화 및 대비는 조형적인 형식의 기반을 이룬다. 그것은 의도되고 계산된 설정이다. 무채색에다 동일색상 계열에 한정하는 색채이미지는 우연의 소산일 수 없다. 바로 여기에서 그의 소나무 작업이 가지고 있는 작품의 의도 및 의미가 드러난다.


‘창호지에 비치는 소나무 그림자’라는 전제야말로 그의 작품이 추구하는 조형세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열쇠이다. 달과 소나무, 창호지 그리고 그림자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시각적인 이미지이다. 회화와 더불어 문학에 흔히 쓰이는 모티브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그의 소나무 그림이 어떻게 민족적인 정서와 연관성이 있는지 드러난 셈이다. 


하얀색 바탕에 검은색과 회색이라는 지극히 절제된 색채이미지는 다름 아닌 달밤에 창호지에 비친 소나무 그림자와 일치한다. 흰색 바탕은 한지를 바르는 창문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지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흰색으로서의 상징성을 부여함으로써 내용의 깊이를 얻을 수 있다. 눈으로 읽혀지는 이미지가 아니라 심상이나 의식의 전개에 의해 밝혀지는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표현기법을 지향하는 까닭이다.


그의 작품에서 규칙적인 점의 나열이라든가 발과 유사한 연속적인 선의 이미지는 보이는 것은 숨긴다는, 또는 슬며시 드러낸다는 의미가 내포된 조형적인 장치이다. 여러 가지 형태의 질감 표현은 흰색의 단조로움을 상쇄하는 조형적인 기교임과 동시에 인생의 희로애락의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에서 우연성은 없다. 모두가 치밀하고 철저하게 의도되고 계산된 이미지인 것이다.


이렇듯이 소나무를 소재로 하는 일련의 작업은 단색조의 작업 이외에도 부분적으로 채색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꽃과 일반적인 자연풍경을 소재로 하는 작업도 있다. 소나무라는 특정 소재에 국한하지 않고 소재는 물론 색채이미지에서도 그 외연의 확장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로써 짐작할 수 있듯이 그는 소나무를 통해 확립한 형식미를 기반으로 하여 보다 자유로운 소재 선택의 여지를 만들어놓고 있다.


소나무라는 소재로 이룩한 현대적인 조형성은 그의 작품 전반을 결정짓게 될, 개별적인 형식을 위한 기반이다. 사실적인 공간개념을 벗어남으로써 현대회화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땅에 성큼 들어서고 있다. 이렇듯이 그는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고도 다양한 변주를 통해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를 찾아 나설 것을 기대한다. 

■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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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현대사생회 회장 | 용산미술협회 고문 | 청색회 고문 | 신기회 상임위원 | 서울아카데미회 이사


사)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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