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화가 오랫동안 역사를 일궈가면 꼭 마치 유니폼과 같은 패션 아이템들이 생긴다. 픽스드기어를 타는 사람들이 반스를 신고, 힙합 음악을 하는 이들이 에어포스원을 신듯이 말이다. 록 음악을 즐기는 이들은 그렇게 이 신발을 즐겨 신는다고 한다. 신발의 이름은 맥베스. 샌디에고 출신의 펑크 록밴드 블링크-182(Blink-182)의 리더 톰 델론지의 손에 의해 태어난 이 브랜드를 한번 만나보자.

글 | 심준섭
자료 제공 | 맥베스 코리아

So Unique
희소가치

맥베스는 앞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샌디에고 출신의 펑크 록밴드 블링크-182의 리더 톰 델론지에 의해 만들어졌다. 블링크-182는 Dude Ranch, I Miss You 등의 대표곡으로 유명하며, 재기발랄한 스테이지 매너와 음악으로 90년대 펑크 세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밴드. 재미있는 것은 이 맥베스라는 록 냄새 진한 신발 브랜드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신발 유통 업체인 Journeys 에서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브랜드라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그렇게 생소하다. 수많은 신발들을 다뤄본 무신사 매거진 편집팀도 생소해 했다. 단 한 명, 록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인 그 한 명을 빼고 말이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잘나가는 신발, 어쩌면 밖에서만 알아주는 영양가 없는 신발로 생각할 수 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이것은 ‘유니크’라는 코드와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남들이 아직 잘 모르는 희소한 신발, 하지만 탄탄한 문화가 기반이 되어 있고 해외에선 그 어떤 신발보다도 잘 나가는 신발. 이런걸 보고 희소하면서도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희소가치가 있다고 한다는 말이다.

사실 위의 것들을 모두 덜어내고 생각하더라도 별 문제는 없겠다. 심플하고 예쁘며, 메모리폼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착화감도 아주 편안하니 말이다. 그것 가지곤 조금 부족하다면, 이번엔 브랜드의 자연친화적인 면을 조금 짚어보도록 하겠다.


Eco Friendly
자연친화적인

우리는 보통 록 밴드를 떠올릴 때 과격한 것들을 떠올린다. 특히 그것이 펑크 록 밴드라면, 기타 줄을 이빨로 물어뜯는 등의 것들을 떠올릴 것도 같다. 그런 그들이 만든 맥베스가 자연친화적인 것을 추구한다면 어쩌면 조금 신선할 수도 있겠다. 좌우지간 좋은 것 아닌가?

맥베스의 신발을 보다 보면 신발의 뒤축에 Vegan이라고 적혀있는 것들이 있다. Vegan은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삶의 대안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채식 방식’으로 ‘다른 생명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동물성 의류, 화장품, 생활용품, 음식 등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선택적으로 거부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한다. 맥베스의 제품 중 이 Vegan 로고가 새겨져 있는 제품들은 동물의 가죽, 동물의 털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2002년부터 판매된 맥베스 신발은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Vegan 단체에 기부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친환경 동물 단체인 PETA2에서 “2007 Vegan Skate Shoes”에서 선정되기도 했다. 에코 프랜들리, 자연친화적인 맥베스의 신발, 물론 이것이 맥베스를 구입해야 되는 ‘이유’가 되긴 어려울지도 모른다. 다만 구입했을 때 구매자를 조금 더 뿌듯하게는 해줄 것이다. 록스피릿이 담긴 잘빠진 신발이 자연친화적이기 까지 하다니, 뭐 이런 감정 아니겠는가?


Macbeth 2012
맥베스의 2012년을 기대해보자.

그러고 보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열 손가락이면 충분한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의 신발들만 소개하다가, 새로운 신발 브랜드 그 중에서도 잘 만든 브랜드를 소개하려니 굉장히 신선하다. 록의 색깔이 진하고, 그 와중에 지구를 치료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며, 편하고 예쁜 브랜드 맥베스. 그래 봐야 며칠 지나지 않는 작년 말, 국내에 처음 들어온 맥베스의 2012를 잘 지켜보자. 될 성 싶은 신인 연기자 싸인 받아놓는 심정으로 구매 해보는 것도 좋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