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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뉴스

뭐든지 내 맘대로 되었으면!

2005-10-06

어쩌면, 연극의 제목이 잘못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마술가게>라는 이 연극에는 막상 눈속임이나 거짓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연극은 처절하고 비릿한 세상을 여실히 보여 준다. 하지만 연극의 초점은 내용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방법(마네킹과의 대화 등)을 이용하여 관객과 소통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연극의 내용은 결코 속임수라고 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에 <마법가게>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듯한 신비로운 연극, 그것이 <마술가게>다.

섹시한 춤, 강렬한 노래, 촘촘히 엮인 에피소드까지.

극의 초반, <마술가게>는 다양한 볼거리들로 관객에게 마법을 건다. 뚜렷한 기, 승, 전, 결의 구도 없이도 관객들이 지겨워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두 도둑이 살아온 이야기와 살아갈 이야기에 공감하고 웃고, 박수를 치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

하지만 연극의 후반,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점점 나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데이비드 카퍼 필드가 눈앞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없애 버렸듯이, 연극을 보고 난 후에는 공연장을 꽉 채웠던 웃음소리는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누가 진짜 도둑이고, 누가 가짜 도둑인지 모를 그 연극, 이 세상. 한참을 웃고 난 뒤 가슴 한 편이 저릿한 이유는 아마도 이 연극이 블랙 코미디의 성격을 십분 발휘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무게중심이 정확해서 웃고 난 뒤에 결코 허무하지 않은 연극, <마술가게>. 옆 집 누나의 미니스커트부터 할머니의 고쟁이까지 다양하게 비치되어 있는 그 가게로 휴가를 떠나보자.

(8월4일~12월30일 대학로 두레홀 1관 문의 02)741-5970)

임민지 기자 alittletoe@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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