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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발상 통해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

2005-11-01

로미오가 북한 장군의 외동아들, 로미오가 사랑에 빠진 여인은 남한 대기업 회장의 딸이라면? 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맺어준 사람이 신부님이 아닌 스님이라면? 몇 백 년씩 전해 내려오는 외국의 유명한 고전도 이렇듯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로운 발상으로 각색한 락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이 지방 공연을 거쳐 대학로 관객을 찾았다.

남과 북, DMZ의 세 연방체제로 과도기적 통일을 이룬 한반도. 평화연방인 DMZ에는 북한의 로장군과 남한의 주회장이 여전히 서로를 적대시하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그 둘의 하나뿐인 딸과 아들이 절대적인 사랑에 빠져버리고, 이를 지켜보는 스님은 집안의 화합을 기대하며 두 사람을 맺어준다.

빙데아뜨르 컴퍼니 대표로 햄릿, 오장군의 발톱, 신의 아그네스 등을 연출한 류준식과 퓨전국악밴드 ‘맥' 대표인 작곡가 이원조가 만나 완성한 이 작품은 외국 뮤지컬 각색에만 치중한 우리 뮤지컬계를 비판하며 철저한 창조성과 우리예술의 세계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통일된 한국의 DMZ라는 것 외에는 창조성과 우리예술의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다. 말투나 대사에 셰익스피어의 분위기가 그대로 남아 있고, 북한 사람이라는 설정에도 북한 사투리 한 마디 없이 진행된다. ‘현대적이고 창조적인 우리작품'이라기보다 오히려 고전 그대로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준수한 외모의 로미오 문수와 개성 있는 캐릭터의 주리아 오지연은 자신의 개성과 역량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듯하다. 락 뮤지컬에는 좀 못 미치는 듯한 배우들의 가창력과 음향적 결함 등이 아쉽다.

뮤지컬치고는 다소 건조한 이 작품에서 그나마 돋보이는 역은 부산댁이다. 주리아를 키운 가정부 부산댁 역의 주은은 희극적이고 감칠맛 나는 연기로 극의 곳곳에서 분위기를 살렸다.

(10월22일 ~ 11월13일 대학로사다리아트센터 문의 02)3676-7777)

이하나 기자 kasna@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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