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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종이로 만든 지갑

2018-08-28

에디터는 종이가 아까워죽겠다. 값이 나가는 것도 아닌데, 특히 이면지는 아까워서 잘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메모지로 잘라 쓰면 몇 십 년은 쓸 것 같은 양의 이면지가 방구석에 쌓여있다. 

 

어릴 때 신문 사이에 끼워져 온 광고 전단지를 잘라 메모지로 사용하시던 할아버지의 모습을 봤다. 매끈한 종이에 볼펜으로 그림을 그려보니 꽤나 잘 그려졌다. 스케치북보다 느낌이 더 좋았다. 그래서인지 그렇게나 좋은 종이를 버리기가 아까워졌다. 

 

그래서 버려지는 종이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척이나 반갑다. 그들의 종이가 마음을 두둑하게 채워주는 것 같다. 

 

버려지는 종이로 만들어진 페이퍼팩토리의 제품

 

 

페이퍼팩토리를 봤을 땐 반가운 마음에 기쁜 마음마저 들었다. 예쁜 그래픽이 매력적인 종이를 재활용한 제품이라니. 종이의 단점을 보완하고 내구성까지 갖추고 있어 오랜 시간 함께하며 정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버려지기 직전의 종이를 새롭게 되살리는 마법의 손길, 페이퍼팩토리를 만나보자.

 

페이퍼팩토리는 버려지는 인쇄물을 활용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제작, 선보인다. 

 

 

안녕하세요? 페이퍼팩토리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페이퍼팩토리는 기간이 지나 버려진 포스터, 리플릿 등 폐종이를 업사이클해 생활용품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고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만든 포스터, 리플릿, 소책자 등의 작업물들이 인쇄가 된 후 시간이 지나 버려지는 것을 보면서 회의감을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휴학을 결심하게 됐고, ‘버려지는 쓰레기에 대한 관심과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에 대한 재미를 합쳐보면 어떨까’, ‘업사이클 브랜드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렇게 휴학 기간이었던 2017년부터 의견이 맞는 2명의 제품 디자인전공 친구들과 함께 페이퍼팩토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종이가 얼마나 많이 버려지나요?
국내 연간 종이 소비량은 1인당 150kg 이상으로 세계 10위권 내이고, 그만큼 버려지는 종이도 수없이 많습니다. 일반 사무실에서는 인쇄물의 40%가 한번 보고 버려지는 '1회용'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페이퍼팩토리는 비닐을 활용해 물에 약한 종이의 단점을 보완하고 안감으로 내구성을 높였다. Bundle Paper Wallet

 

 

제품 겉면에 코팅이 돼 있어 오랫동안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제작하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다른 쓰레기 소재에 비해 종이라는 재질이 변형을 하기에 용이해요. 제작 초기에는 이런 부분을 가공이 쉬울 거라는 장점으로 여기고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초기에는 종이만을 가지고 굿즈를 제작하려고 했어요. 종이 본연의 재질이 돋보이게 말이죠. 하지만 시제품을 제작하다 보니 종이 평량에 따라 구겨짐 정도도 다르고 가공법도 달라져야만 하더라고요. 그래서 비닐을 덧대어 사용하게 되었어요. 비닐을 활용하다 보니 물에 취약한 종이의 단점도 보완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비닐을 덧대려 하다 보니 재봉틀로 제작을 해야 했고, 그때부터 재봉 기술을 배워 시제품을 만들며 완제품까지 제작하게 됐어요. 재봉틀을 처음 다루다 보니 시행착오는 정말 많았고, 시제품을 만들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서 초반의 엉뚱한 시제품들을 아직도 못 버리고 가끔씩 저희끼리 꺼내 보기도 해요. 막막하기만 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웃기고 하고, ‘어떻게 더 발전시켜야 할까’ 팀원끼리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수작업으로 제작되나요?
네, 저희가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있어요. 폐종이 수거부터, 원단 및 종이 재단, 재봉까지 저희가 연구하고 직접 제작합니다. 
    

Folding Paper Wallet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폐종이를 수거한 후, 저희가 마음에 드는 그래픽 부분을 재단판을 이용해 재단해요. 폐종이 특성상 같은 종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종이마다 패턴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치죠. 안감은 지하철 현수막으로 사용되는데, 버려진 FLEX 소재의 폐현수막을 사용하고 있어서, 세척 후 안감, 비닐을 재단하고, 폐종이에 앞뒤로 덧대어 재봉을 해요.

 

예쁜 종이를 구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방법으로 구하시나요?
행사에 쓰이는 포스터들을 유심히 보고, 행사 관계자분께 연락을 드려서 포스터를 받아 사용을 하기도 해요.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 직접 수거를 하고, 저희가 폐종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걸 아시는 주변 분들이 폐종이를 주시기도 해요.


 
맞춤 주문 제작도 하시나요?
현재 맞춤 제작은 Bundle Paper Wallet(카드지갑)에 대해서만 하고 있어요. 제가 초기에 페이퍼팩토리를 운영하게 된 계기도 제가 작업한 인쇄물들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버려진 인쇄물을 재탄생 시키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러한 주문 제작을 반갑게 받아들일 것 같아 시작하게 됐어요. 종이에서의 패턴을 고객분과 충분한 상의 후, 제작하고 있습니다.

 

텀블벅에서도 반응이 매우 좋았었죠? 
간편하게 카드 5~6장을 수납할 수 있는 Bundle Paper Wallet과 Bundle Paper Wallet과 같은 사이즈이지만 지퍼가 부착되어 있어 지폐, 동전, 카드를 수납할 수 있는 Bundle Paper Wallet Zipp, 지폐, 동전, 카드를 수납할 수 있는 정사각형 모양의 Folding Paper Wallet 등, 총 3가지 제품을 선보였어요. 저희도 초반에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많은 분들이 업사이클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시고, 폐종이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해주셨어요. 또,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다는 특징이 크게 작용했다고 생각해요.
 
펀딩을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각자 원하시는 패턴의 지갑을 보내드리려 고생을 많이 했는데요, 원하시는 패턴을 받아보셔서인지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이 만족해하셨어요.

 

Bundle Paper Wallet Zipp

 

 

여권케이스

 

 

지금까지 어떤 제품들을 선보이셨나요?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지갑 (Bundle Paper Wallet, Bundle Paper Wallet Zipp, Folding Paper Wallet)과 여권케이스, 각기 다른 크기의 파우치, 폐종이로 제작한 엽서 등의 제품을 선보였어요. 디자인마다 다른 느낌을 받기 때문에 매 순간 새로운 느낌의 제품들을 선보여드리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가방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는데, 새로운 도전이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제작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에요.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져 완성되면 계속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게 저희의 계획이에요. 

 

또한, 브랜드 간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 많은 경험을 거쳐가면서 더 성장하는 페이퍼팩토리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페이퍼팩토리(www.instagram.com/paper_fa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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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업사이클링 #페이퍼팩토리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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