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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월드리포트

영화 속 마법처럼, 할리우드와 살바토레 페라가모

2018-10-24

영화 보기는 가장 많은 사람들의 손에 꼽히는 취미로,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명작 영화, 기억나는 한 장면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기억에 각인되어 있는 장면들은 시간이 흘러도 계속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하나의 아이콘으로 남는다. 그 장면을 떠올릴 때 대사, 분위기, 음악, 배우와 함께 빼놓지 않고 이야기가 되는 것은 바로 패션이다. 영화와 스타 그리고 브랜드는 함께 서로에게 양분을 주면서 같이 성장해 왔고, 스타는 브랜드의 뮤즈가 되었으며 브랜드는 스타에게 스타일을 선물하였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로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를 들 수 있다. 

 


Salvatore Ferragamo with the choreographer Katherine Dunham in 1950 CREDIT: COURTESY OF FERRAGAMO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태어난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구두를 사지 못한 여동생의 구두를 만들어주면서 구두 제작 공정에 관심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발에 꼭 맞는 구두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사람들의 발의 구조와 모양을 고려한 구두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 이를 위해서 인체 해부학을 공부하였는데, 신발에 인체 해부학을 접목시킨 것은 그가 최초였다. 

 

PHOTOS SALVATORE FERRAGAMO, ANITA LOOS, AND AUDREY HEPBURN AT PALAZZO SPINNI FEROINI, IN FLORENCE, ITALY, 1954

 


그는 1919년 캘리포니아에서 구두를 만들면서 할리우드의 영화사들에 구두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미국 할리우드가 성장하면서 그의 신발들 역시 스타들과 함께 성장했다. 영원한 아름다움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을 위해 제작되어 다양하게 유행된 오드리 슈즈와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의 섹시함이 돋보이던 영화 〈7년간의 외출〉에서 환풍구 씬의 아름다운 구두, 〈오즈의 마법사〉의 주디 갈렌드의 구두 등 영화 역사상 가장 아이콘적인 신발들을 제작하였다. 그의 신발들은 영화 속의 아름다운 장면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고, 발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노력 덕분에 더욱더 인기가 높아졌다. 이러한 페라가모와 할리우드의 연결은 그가 피렌체에 돌아와서 그의 브랜드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페라가모 박물관

 

‘ITALY IN HOLLYWOOD’ 전시회 풍경

 


페라가모가 할리우드 영화를 위해서 제작했던 신발들 ⓒ 손민정

 


이러한 역사에 기반을 두고 살바토레 페라가모 박물관에서는 현재 할리우드와 이탈리아를 주제로 한 전시회 ‘ITALY IN HOLLYWOOD(~2019.3.10)’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에 등장했던 페라가모의 신발들을 통해 가장 트렌디했던 패션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그 신발과 의상들을 보면서 고전 영화들의 추억을 떠올리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패션뿐만이 아니라 할리우드에 영향을 주었던 이탈리아 전반의 문화에 대해서 살펴볼 수 있다. 


예술적 성향이 뛰어났던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세기 영화 산업 초창기에 이탈리아 문화의 영향은 무대 장식 예술, 의상, 배우, 음악 등 전 분야에 걸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마르첼로 피아텐티니(Marcello Piacentini, 1881. 12. 8~1960, 5. 19, 이탈리아의 도시 이론가이자 이탈리아 파시스트 건축의 주요 지지자 중 한 사람-Wikipedia)의 이탈리안 *시타델(Citadel)은 1915년 하나의 큰 흐름이 되어서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축적 요소들을 다양하게 꽃피웠다. 또한 영화의 주제로 이탈리아의 역사적 내용이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 역시 많이 생산이 되었다. 현재에도 회자되고 있는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벤허(Ben-Hur)〉,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등을 비롯한 많은 영화들이 걸작으로 남았다. 특히 〈벤허〉는 유명한 대 스타들과 아이코닉한 감독의 탄생을 이끌어냈다. 

 

* 시타델(Citadel) : 성새(城塞). 시가를 지키기 위해 세운 성을 지칭. 이슬람 세계에서는 시내 또는 시벽에 걸쳐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싼 지배자의 궁전을 많이 만들었고, 내부에는 여러 가지 건물을 세워 작은 도시를 이루었다.(출처: 1998년 미술 대사전) 

 

 

 

‘ITALY IN HOLLYWOOD’전. 페라가모가 할리우드 영화를 위해서 제작했던 신발들과 당시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했던 영화들의 의상 ⓒ 손민정

 


아름다운 선율의 이탈리아 음악들 역시 영화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던 리나 카발리에리(Rina Cavalieri)는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오페라 연기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심지어 무성영화의 주연 배우로까지도 연기를 하였다고 한다. 그녀의 오묘한 얼굴은 훗날 이탈리아의 아티스트 포르나세티(Fornasetti)에게도 큰 영향을 주어 그녀의 얼굴을 모티브로 한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작품들 속에서 변형되고 있다. 그녀의 초상화와 의상, 당시의 그녀의 모습을 담긴 사진들과 함께 포르나세티의 작품들도 함께 볼 수 있다.


무성영화 시대에 가장 사랑을 받았던 이탈리아 출신의 배우 루돌프 발렌티노(Rudolph Valentino)의 사진과 영상들도 만나 볼 수 있다. 그는 가장 사랑받던 인기 절정의 스타로, 그의 조각 같은 외모에 수많은 여성들이 마음을 빼앗겼다고 한다. 그가 31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을 땐 장례식장에 당시 10만 명의 팬들이 모여 애도를 하였다고 한다.

 


리나 카발리에리의 의상과 사진, 포르나세티의 작품들 ⓒ 손민정

 

루돌프 발렌티노의 의상과 사진 ⓒ 손민정

 

 

오늘날이나 과거나 영화 속의 스타들을 동경하고, 현실로 이룰 수 없는 환상의 세계를 꿈꾸는 마음은 같다. 당시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사람들에게 그들이 상상하는 세상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여행이 오늘날 만큼 자유롭지 않은 그때, 머나먼 유럽은 그들에게 꿈과 환상의 세계였다. 유럽 문화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의 고대 로마의 모습이나, 르네상스 시기의 모습은 미국 사람들에게도 신기한 이야기들이었다. 이러한 동경과 함께 다양한 예술적 영감을 가지고 있던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재능은 당시 고전 영화의 황금기를 꽃피웠고, 우리에게 영원한 예술적 영감으로 남아있다. 

 

글_ 손민정 밀라노 통신원(smj91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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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토레페라가모 #할리우드 #이탈리아 #월드리포트 #밀라노 

손민정 통신원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서비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에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Product service system design)을 공부하고 있다. 세상을 더 이롭게 할 디자인의 힘을 믿고 있는 열정으로 가득 찬 디자이너다. 디자인의 확장성과 기술과의 융합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늘 새로운 것들을 찾아 길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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