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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모두를 위한 예술 꿈꿨던 키스해링

2018-11-28

굵은 선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개와 사람의 형태. 이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누구의 작품을 말하는 건지 알아챌 수 있을 것 같다. 간결한 선, 강렬한 색채의 키스해링의 작품은 아마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보아온 예술품의 이미지 중 하나일 거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친근하게 접해왔던 키스해링의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전시가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아이콘〉, 엠보싱 용지에 실크스크린, 53.5 x 63.5 cm, 1990 ⓒ Keith Haring Foundation(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아이콘〉, 엠보싱 용지에 실크스크린, 53.5 x 63.5 cm, 1990 ⓒ Keith Haring Foundation(사진제공: 서울디자인재단)

 

 

그의 그림은 어떤 거장의 작품보다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가 작업을 한 시간은 뉴욕으로 와 31세의 나이에 에이즈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10년밖에 되지 않는다. 

 

예술의 폐쇄성에 항상 의문을 가졌던 키스해링은 뉴욕 지하철역 광고판에 분필로 〈지하철 드로잉〉 시리즈를 그리며 ‘그들만의 예술’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공공기물 훼손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지만 그의 그림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그렇게 그의 ‘모든 이를 위한 예술’이 시작됐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전히 그의 그림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속하라!〉, 두꺼운 종이에 검은색, 밝은 파란색, 주황색, 노란색 오프셋 석판 인쇄, 56 x 43.3 cm, 1986, ⓒ Keith Haring Foundation

 

 

키스해링 탄생 60주년을 기념한 이번 전시 ‘키스 해링, 모두를 위한 예술을 꿈꾸다(Keith Haring: Art is Life, Life is Art)’에서는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그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그가 뉴욕에서 활동을 시작해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시간 동안 그가 남긴 주요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작인 〈아이콘〉, 우리에게 익숙한 〈빛나는 아기〉와 〈짖는 개〉는 물론, 조각과 사진 작품, 〈피플〉, 〈피라미드〉, 〈블루프린팅〉 등의 초대형 작품들이 국내에 최초로 공개된다. 

 

총 175점의 전시작들은 일본에 있는 키스해링미술관의 소장품이다. 키스해링의 초기작부터 타계할 때까지의 궤적을 쫓는 전시는 ‘표출의 시작’, ‘모든 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예술의 환각을 통한 초월’, ‘메시지, 음악을 통한 발언’, ‘’해링 코드’, 심볼과 아이콘’, ‘’종말’이라는 디스토피아’, ‘원시 에너지와의 조화’, ‘시작의 끝, 그리고 끝의 시작’ 등 8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나무판에 분필로 드로잉한 키스해링의 초기작품들 

 


사회적인 이슈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나무판에 분필로 그린 그림들에서는 중간중간 뭉개진 분필선도 보이지만, 그래서 더 생생한 느낌이다. 뉴욕 지하철역 광고판에 분필로 그림을 그렸을 그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그의 작품은 모두를 위한 예술이지만 분명한 외침이 있다. 그는 음악 앨범의 커버 디자인과 포스터 작업을 통해 에이즈 예방, 동성애자 인권, 아파르트헤이트 정책, 인종 차별, 마약, 전쟁, 폭력 및 환경보호 등 세계와 사회의 이슈에 대한 메시지도 담았다. 

 

〈파랑과 빨강의 이야기〉 시리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작업이다.

 


비트 세대의 거장 윌리엄 버로스와 함께 작업한 〈종말〉 시리즈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제작한 블루프린트 드로잉

 

 

에이즈 진단을 받은 해에 제작한 어린이들을 위한 〈파랑과 빨강의 이야기〉, 〈종말〉 시리즈에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 마지막 열정, 사랑이 담겨있다. 그가 사망하기 한 달 전, 작업 초기에 작업한 가장 순수한 시각적 형태들을 복제해 제작한 실크스크린 포트폴리오의 최종판 〈블루프린팅〉도 전시된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접하고 즐기며 구입할 수 있길 바라며 팝 숍을 기획하기도 했다. 전시공간 마지막 부분에서는 ‘대중을 위한 예술’이라는 그의 신념이 담긴 팝 숍 프로젝트도 볼 수 있다. 

 

전시의 제목처럼 키스해링에게 ‘예술은 삶이었고 삶은 곧 예술’이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예술을 통해 삶이 지니고 있는 보편적인 사랑을 일깨워주었다. 여전히 또렷하게 전해지고 있는 발랄한 이미지에 담긴 묵직한 그 울림을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2019년 3월 17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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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이야기,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의 모습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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