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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3D 프린터가 만들어낸 오트 쿠튀르

2019-02-20

 

3D 프린터의 발전은 어디까지일까?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의료용 인공심장과 혈관 그리고 건축물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여기에 유행에 민감한 패션계에서도 3D 프린트를 이용한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 3D 프린팅 드레스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얻은 아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은 구조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새 컬렉션을 선보일 때마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변화하는 산업환경을 받아들이고 이를 패션에 잘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리스 반 헤르펜(Iris Van Herpen)(사진출처: www.irisvanherpen.com)

 

 

 

네덜란드 출신인 디자이너는 Art EZ 예술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공부한 후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등에서 인턴을 거쳤다. 2007년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후 2010년 전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폴리아마이드(polyamide, 일명 ‘나일론’) 소재의 드레스를 선보였다. 

 

최초의 3D 프린팅 드레스가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의 발명품에 선정되면서 그녀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프랑스 패션 콩쿠르 ‘안담 어워즈(National Association for the Development of the Fashion Arts)’ 우승과 2017년 네덜란드 정부가 수여하는 예술인 상인 ‘요하네스 베르메르 어워드(Johannes Vermeer Award)’을 수상하면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2019 S/S 오트 쿠튀르(사진출처: www.irisvanherpen.com)

 

또한, 매 시즌 과학자, 건축가, 엔지니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강철과 아크릴, 구리 판, 실리콘 레이스, 폴리우레탄 고무 등 의복 소재로는 생소한 산업용 재료들을 이용해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컬렉션으로 장인 정신과 예술성 등 까다로운 조건의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fashion collection)를 만족시키며 매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다.

 

얼마 전 열린 2019 S/S 오트 쿠튀르에서는 네덜란드 지도 제작자 안드레아스 셀라리우스(Andreas Cellarius)가 1660년에 발간한 <더 파이니스트 아틀라스 오브 더 헤븐즈(The Finest Atlas of the Heavens)> 속 17세기 별자리와 일본 신화를 접목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레이저 커팅과 입체적인 드레이핑이 만들어낸 드레스에 3D 프린트로 만들어진 장식물이 곳곳에 더해져 환상적인 컬렉션을 만들어냈다.

 

안드레아스 셀라리우스(Andreas Cellarius)가 1660년에 발간한 <더 파이니스트 아틀라스 오브 더 헤븐즈(The Finest Atlas of the Heavens)>

 

 

천체 지도에서 볼 수 있는 유연한 곡선과 일본 신화 속 몽환적인 이미지는 겹겹이 쌓인 레이어와 드레이핑 기술로 표현되었다. 여기에 아나모피즘(Anamorphism, 특수한 방식이나 시점에서 볼 때만 알 수 있는 왜곡된 이미지)를 활용한 사람의 이미지를 수 겹의 레이어 속에 숨겨 넣어 모델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따라 드레스가 더욱 초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도록 했다.

 

 

 

레이어 속에 숨겨진 아나모피즘(Anamorphism)(사진출처: www.irisvanherpen.com)

 

 

또한, 매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했듯이 이번에는 수조에 페인트가 혼합되는 순간을 촬영하는 사진작가 킴 키버(Kim Keever)와 함께 했다. 인위적인 방법으로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페인트가 물에 혼합되면서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이미지는 아이리스가 만들어낸 드레스와 만나 몽환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킴 키버(Kim Keever)의 사진과 만나 더욱 몽환적인 느낌을 내는 의상(사진출처: www.irisvanherpen.com)

 

 

이번 시즌에 선보인 총 18개의 의상은 그녀의 예술적 감각과 아티스트와의 협업 그리고 이를 모두 현실로 이루어낸 과학 기술이 만들어낸 최고의 컬렉션이라고 할 수 있다.

 

발전하는 과학을 이용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이리스 반 헤르펜처럼 다가올 4차 산업 혁명을 이용해 또 다른 예술적 세계를 보여줄 이들이 기다려진다.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사진출처_ 공식홈페이지 www.irisvanher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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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반헤르펜 #패션디자인 #오트쿠튀르 #컬렉션 

김영철 에디터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주변의 반대에 못 이겨 디자인을 전공했다. 패션디자이너로 일하다가 한계를 느끼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언제나 새로운 디자인에 놀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하루하루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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