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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레몬처럼 상큼하고 달처럼 포근한 일러스트 ‘레몬루나’

2019-03-21

사람은 왜 동물을 사랑할까. 아마 그들과 나누는 특별한 교감 때문일 거다. 말이 통하진 않지만 눈빛과 행동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그들은 예리하게 우리의 기분을 알아차린다. 평소 차가운 매력을 뽐내던 고양이가 우울한 나에게 먼저 다가오거나,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강아지가 울고 있는 내 품에 파고들 때면,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레몬루나 문경 작가의 강아지 일러스트

 

 

동물들은 남 위에 올라서기 위해 머리를 굴리지도, 이익을 취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도 않는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피곤한 삶도 없다. 삶의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한 스님이 들려준 다람쥐 이야기가 생각난다. 존재 가치에 대한 거대한 철학 없이도 그 모습 그대로 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 위안을 얻는다. 

 

슬플 때 나를 위로하는 강아지, 작고 귀여운 다람쥐, 푸근한 모습으로 미소를 짓게 하는 곰. 레몬루나 문경 작가는 이런 그림을 그린다. 동물들의 순수하고 진실된 모습이 좋아서다. 

 

‘Feel the Moment’ 시리즈 중 〈멜로디가 흐르는 숲〉

 

 

‘레몬루나’는 밤과 달을 좋아하는 작가가 달을 뜻하는 스페인어 ‘루나’에 밝고 따뜻한 느낌의 색을 지닌 ‘레몬’을 붙여 만든 이름이다. 

 

문경 작가는 그림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늘 그림을 그려왔다. 중어중문학과 광고홍보를 전공한 후 7년 정도 회사를 다니는 중에도 계속 그림을 그리며 전시를 열었고, 각종 일러스트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남들이 다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이었지만, 그림을 더 많이 그리고 싶어 2017년 여름, 전업 일러스트 작가가 되기 위해 퇴사했고, 이후 한국콘텐츠진흥원 우수 스타트업 기업으로 선정, 캐릭터 라이센싱 페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W, 현대백화점 라이브페인팅 쇼, 아트토이컬처,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등을 통해 그림을 알리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Feel the Moment’ 시리즈 중 〈해바라기 숲〉

 

 

그림 속 주인공들은 해바라기 꽃 사이로 얼굴을 내민 사자, 월광욕하는 곰, 손을 흔드는 강아지처럼 모두 평화로운 모습이다. 제각각의 성격과 취향을 지닌 이들은 자연 속에서 기뻐하며 행복을 느낀다. 이러한 동물들의 모습은 동화 같은 일상을 꿈꾸는 작가의 상상에서 비롯된다. 

 

때론 친근하고 때론 사랑스러운 모습을 한 그들에게선 위트를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표정으로 기분을 표현하고, 말풍선으로 짧은 메시지를 전한다. 얼어붙은 감성이 말랑말랑해지는 것 같다. 

 

 

짧은 스토리가 담겨있는 동화적 감성의 그림들

 


‘팝아트 캐리커처’ 시리즈 

 

 

짧은 스토리와 주제가 담겨있는 동화적인 그림들은 핸드드로잉을 베이스로 이루어진다. 오일 파스텔, 아크릴, 과슈 등의 재료를 이용해 살아있는 연필 선과 자유로운 붓 터치로 ‘Feel the Moment’, ‘The Pianist’, ‘POP ART Caricature’, ‘The Yellow’, ‘Yellow Spot’, ‘마시다 茶’ 시리즈 등 다양한 이야기의 그림들을 그려왔다.

 

그림과 짧은 글귀 혹은 그림만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미니 아트북과 아코디언 북도 눈에 띈다.

 


‘The Yellow’ 시리즈와 아트토이

 


달차토끼 오토마타

 

 

그림과 함께 선보이고 있는 아트토이는 작가가 직접 라취나무를 레이저 커팅 하고, 눈과 입을 붙이고 그려 완성한다. 모두 다 조금씩 다른 표정으로, 우산을 쓴 강아지, 얼굴을 맞댄 강아지와 다람쥐, 반신욕을 하며 때 타월을 든 토끼도 있다. 손잡이를 돌리면 움직이는 오토마타 아트토이 역시 작가가 만든 핸드메이드 작품이다. 

 

레몬루나의 굿즈 중 강아지 얼굴이 그려져있는 이모션 떡메모지는 감정을 표현하며 메시지를 전하기에 좋다. 눈썹과 입 모양을 그리며 글을 적을 수 있어, 감정 표현에 서툴고 인색한 우리에게 안성맞춤이다. 

 

 

인사동 쌈지길에서 열리고 있는 팝업스토어

 

 

레몬루나는 쌈지길에서 3월 31일까지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운영 기간 중에는 언제든 작가를 만날 수 있고, 작가의 원화와 엽서, 아트토이, 굿즈가 전시, 판매되며, 이모션 스티커로 나만의 작은 감정 책을 만드는 ‘나만의 아코디언 북 만들기’, 강아지의 모습으로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개 캐리커처’ 이벤트도 진행된다.  

 

‘Talent 100인’에 선정, 오는 4월 대만에서 열리는 ‘크리에이티브 엑스포 타이완(Creative Expo Taiwan)’에 참여하는 작가는 여행의 순간들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드로잉 에세이 북에 이어 동화책을 준비하고 있다. 

 

살면서 힘에 부치는 순간순간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동물들처럼, 레몬루나의 그림은 잔잔하면서도 유쾌하게 우리를 다독인다.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로 일상을 풀어낼 작가의 다음 작업이 기대된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레몬루나(www.kyungmoon.net, www.instagram.com/lemonluna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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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이야기,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의 모습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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