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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인터뷰

보기에도 좋고 쓰기에는 더 좋더라

2020-03-12

마음먹고 집안을 정리하려고 움직이다 보면 늘 이 선 저 선 꽂힌 멀티탭이 눈에 거슬린다. 여러 개의 전선이 연결돼 있으니 덩치도 제법 커져 쉽게 가려지지 않고, 콘센트엔 먼지가 쌓여 화재 위험도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땐 꺼두어야 하는데, 머리와 손은 따로 논다. 멀티탭, 좀 더 깔끔하고 편리할 순 없는 걸까. 

 

무선제어 멀티탭&스위치 비스킷&버터

 

 

‘버터(Butter)’와 ‘비스킷(Biscuit)’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멀티탭과 스위치다. 모서리가 둥근 버터처럼 단순한 모양의 멀티탭 버터는 눈에 보이는 앞면과 윗면 대신 뒷면에 콘센트가 있어 복잡한 플러그와 전선을 뒤로 정리할 수 있고, 크래들로 원하는 곳에 고정을 시킬 수도 있다. 버터와 짝을 이루는 비스킷은 버터를 제어하는 무선 스위치로, 버터에 꽂힌 전자 제품들의 전원을 끄고 켤 수 있다. 

 

무선제어 멀티탭&스위치 비스킷&버터는 커널로그의 제품이다. 서울대학교 회로 전공의 전기정보공학부 대학원생 팀으로 시작된 이들은 생활에서 발생하는 압전소자(piezoelectric element)를 이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이다. 

 

“’커널로그’는 ‘아날로그의 연결(Connection of Analogs)’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요. 저희는 ‘아날로그 감성으로 세상을 스마트하게’를 모토로, 아날로그의 것들, 심지어 가구까지 모두가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가치를 믿어요. 현실에 도전하는 한 방법으로 저희는 작고, 가벼우며, 매우 얇아 어디에든 스티커처럼 부착 및 삽입이 가능한 센서 노드를 만들어 아날로그의 연결을 이루어내고자 합니다.” 이를 실현할 첫 번째 아이템으로 커널로그는 배터리가 필요 없는 무선 스위치 비스킷을 선보였다.  

 

무선 스위치 비스킷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로 설계, 배터리가 필요없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비스킷이 충전이나 배터리 없이 작동할 수 있는 것은 압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에 의해서다. 에너지 하베스팅은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이를테면 무언가를 누르거나 걷거나 할 때 생기는 에너지를 수집, 활용하는 것인데, 이들은 손으로 살짝 누르는 압력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그 힘만으로 무선 인터랙션이 가능하도록 비스킷을 설계해, 비스킷을 누르면 연동된 버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누웠는데 막상 전등을 끄지 않았을 때의 귀찮은 기분. 비스킷&버터는 그런 경험에서 출발했다. “커널로그의 가치가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접목한 배터리 없는 무선 스위치 기술과 딱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또, 무선 스위치 ‘비스킷’은 에너지 하베스팅의 가치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어디서든 원하는 제어를 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비스킷과 연결되는 제품으로 무선제어 멀티탭 ‘버터’를 만들었는데요, 어찌 보면 단순히 전기를 켜고 끄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만, 무선제어는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해주고 있어요.”

 

비스킷&버터의 디자인에는 커널로그의 중심 가치가 담겨 있다. 기존의 환경에 새로운 ‘무선 물리인터페이스’를 더한 비스킷&버터는 수많은 단계를 거쳐야만 누릴 수 있는 스마트한 기기와 달리 단순하고 직관적인, 쉬운 디자인으로 구현됐다. 

 

비스킷&버터는 다양한 디자인 목업을 제작,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쳐 디자인됐다. 

 

 

“비스킷&버터는 기술과 디자인이 공존하는 제품으로, 기술 개발과 디자인 모두 내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어요.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화려한 기능도 좋지만, 좀 더 사람들의 일상 속에 녹아드는 보다 직관적이고 단순한 제품이길 원했고, 그래서 디자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덜어내고 핵심에 집중하고자 했죠. 초기 기획 단계부터 여러 디자인의 목업을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반영하는 작업을 반드시 거치는 것을 기본으로 했습니다.”

 

 

비스킷은 테이블 위에 올려두거나 벽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다.

 

 

비스킷의 디자인은 벽의 스위치, 리모컨, 키보드 등의 연구와 ‘어떤 스위치(버튼)이 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서 시작돼, 생활하는 환경 어디서나 위치할 수 있고,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 테이블에 올려두었을 때의 안정감, 벽에 거치된 상태에서의 사용감 등을 갖춘 형태로 완성됐다. 비스킷과 연결된 버터 역시 기본의 기능에 충실한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깔끔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스킷으로 간편하게 버터를 제어, 전원을 차단할 수 있다. 

 

하나의 비스킷으로 집 안에 설치된 여러 개의 버터를 한 번에 컨트롤할 수도 있다. 

 

 

비스킷은 두 개의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버터에 꽂힌 전자 제품들을 따로 혹은 같이 제어할 수 있고, 하나의 비스킷으로 여러 개의 버터를 동시에 작동, 집안의 전자 제품들의 전원을 한 번에 차단할 수도 있다. 비스킷의 버튼은 사용하는 전자 제품에 따라 직접 패턴을 다양하게 등록, 변경할 수 있고, 손에 쥐고 딸깍 누르기만 하면 대기전력을 차단, 매우 간편하게 안전을 지키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커널로그는 일상적인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에너지들을 모아 압전소자와 효율 높은 회로 기술을 통해 배터리 없이도 구현되는 스마트 세상을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IoT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해요. 많은 IoT 디바이스가 생활 환경 곳곳에 설치되려면 전원 문제가 필수적이며, 배터리 없이 동작할 수 있는 작고 가벼운 센서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연구와 노력으로 커널로그는 이미 6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그중 4건이 국내에 등록돼 있다.

 

앉거나 걷거나 하는 일상적인 행동 속에서 에너지를 찾고 그 에너지로 생활을 스마트하게 변화시키는 커널로그는 기술력의 차가움을 대신해 모두가 본능적으로 원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채웠다. 비스킷을 ‘딸깍’하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커널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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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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