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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더 ‘힙’해진 ‘힙지로’

2020-03-17

과거의 을지로는 공구, 조명, 타일 상가들이 즐비한 곳이었지만, 지금은 그 모습과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사라져 가는 곳들이 젊은 감성으로 채워져 힙한 곳이 됐고,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어우러진 을지로는 이제 ‘힙지로’라는 신조어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최근 이곳을 더 힙하게 해줄 공간이 생겼다. 

 

을지로에 자리한 을지다락과 을지다방 ⓒ Design Jungle

 

 

을지로 4가 지하철역 2번 출구를 나오면 보이는 작은 골목. 그 안으로 들어서면 어렵지 않게 조금 특별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조명, 간판, 아크릴 가게들 사이로 투박한 듯 심플한 2층짜리 건물이 눈에 띈다. 회색 톤의 건물 외벽에는 벗겨진 페인트, 덧대어진 시멘트와 함께 이제는 없어진 간판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커다란 유리창 안쪽으로 보이는 1층 공간 테이블엔 사람들이 앉아있다. 그동안 보아온 카페와는 다른 모습이지만, 무언가를 마시는 걸로 보아선 카페인 것 같다. 

 

작고 수수하지만 그래서 더 존재감을 뽐내는 작은 간판이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려준다. 똑같은 두 개의 간판 중 아래쪽엔 ‘올모스트 홈 카페(ALMOST HOME CAFE) 을지다방’이라고 쓰여있고, 위 쪽엔 ‘을지다락’이라 되어있다. 20년이 넘은 건물의 외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건물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낸 옛 감성이 느껴진다. 이곳에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을까. 

 

이곳은 지난달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문을 연 ‘을지다방’과 ‘을지다락’이다. 코오롱FnC가 2015년 오픈한 커먼그라운드에 이어 선보이는 두 번째 공간이자, 멀티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의 카페 겸 매장, 전시장 겸 문화공간이다. 

 

2층 을지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곳곳에서도 과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 Design Jungle

 

 

1층과 2층의 입구는 분리되어 있는데, 을지다락 쪽 문을 열면 곧장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계단에는 과거의 흔적이 남겨진 자리를 채우고 있는 작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나무 창, 때가 탄 벽 등이 보인다. 

 

오래된 가구와 추억의 물건들 사이로 코오롱FnC의 브랜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 Design Jungle

 

 

2층에서는 나무로 된 천장과 문 틀, 바닥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0년간 가정집으로 사용된 이 독특한 공간은 세 개의 방과 거실로 구성된다. 이곳에서는 커스텀멜로우(customellow), 에피그램(epigram), 시리즈(series;), 코오롱스포츠(KOLON SPORT), 래코드(RE;CODE) 등, 코오롱FnC의 5개 브랜드 제품이 전시된다. 

 

 

 

커스텀멜로우의 새드스마일 제품이 전시된 ‘을지로 3가’ ⓒ Design Jungle

 

 

각 방은 ‘을지로 3가’, ‘을지로 4가’, ‘을지로 5가’라는 이름으로, 각 브랜드의 특징을 반영하는 디스플레이로 꾸며져있다. ‘을지로 3가’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팀 라한(Tim Lahan) 등과 협업한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제품과 커스텀멜로우의 새드스마일(SAD SMILE)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밝은 컬러와 경쾌한 패턴의 이지 캐주얼과 함께 밝고 선명한 색의 작품들이 시간을 머금은 공간 속에서 어우러진다. 

 

‘을지로 5가’에서는 시리즈의 제품들과 함께 을지로의 풍경이 전시된다. ⓒ Design Jungle

 

 

시리즈의 공간 ‘을지로 5가’에서는 ‘서울 느와르’를 주제로 을지로를 배경으로 한 시리즈의 화보를 통해 시리즈가 담은 을지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을지로 곳곳의 모습을 통해 시간과 추억을 수집, 기록하고 기억하는 공간에서는 재활용, 재사용 재료를 통해 특별한 철학을 전하는 하는 푸에브코의 제품도 함께 전시된다. 

 

‘아빠의 옷장’이라는 콘셉트로 전시된 코오롱스포츠 ⓒ Design Jungle

 

스토리지베스트. 멀티포켓베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 Design Jungle

 

 

코오롱스포츠가 전시된 방에선 옛날 등산복과 등산용품 등이 전시돼 있다. ‘아빠의 옷장’이라는 콘셉트로 옷장 안에 걸린 옷들은 단순히 코오롱의 과거를 보여주는 제품들이 아닌, 우리나라의 역사이자 아버지의 기억이며, 가족의 추억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늘 입으셨던 애정템이자 과거의 베스트 디자인인 멀티포켓베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토리지베스트는 을지로와 잘 어우러지는 공구들과 함께 전시된다. 

 

 

옛날 가구, 옛 것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들이 코오롱FnC 브랜드 제품들과 함께 전시돼 있다. ⓒ Design Jungle

 

 

거실 공간에는 오래된 가구와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물건들이 진열돼 있고, 하늘색 타일이 붙어있는 욕실 공간 위로는 상, 솥 등 부엌과 연관된 옛 정취를 지닌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바닥에는 솥단지가 들어있는 아궁이도 있다. 그 사이로는 래코드의 제품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다. 제품을 전시한 각각의 공간에는 QR코드를 설치해 제품을 실제로 보는 것뿐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코오롱몰에서 바로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간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 추억의 카세트테이프와 카세트플레이어도 놓여있다. ⓒ Design Jungle

 

중앙 공간 벽면에 상영되는 영상 ⓒ Design Jungle

 

 

이곳에는 공간을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마련돼 있고, 추억의 카세트테이프, 카세트플레이어 등의 소품과 등산, 과거의 추억, 기억 등에 관한 영상도 볼 수 있다. 

 

1층 을지다방은 계단에 있는 유리창을 통해서도 들여다볼 수 있다. 에피그램의 올모스트홈 카페를 을지로의 분위기와 감성에 맞춘 곳으로, 쌍화밀크티, 달달이커피, 달고나, 홍시라떼 등의 을지다방만의 메뉴를 선보인다. 

 

1층 을지다방. 원단, 실, 재봉틀 등이 진열된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 Design Jungle

 

올모스트홈 카페의 굿즈 ⓒ Design Jungle

 

 

메뉴만큼 인테리어도 특별하다. 벽면에 진열된 원단과 재봉틀, 각종 실들은 재봉작업이 이루어지는 작업장을 떠오르게 한다. 재봉작업장과 카페의 분위기는 올드하면서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을지로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패션과 문화를 아우르는 코오롱FnC와의 정체성과도 어우러진다. 한쪽에서는 올모스트홈 카페의 에코백과 에이프런, 양말 등 굿즈를 진열, 판매한다.

 

을지다락은 앞으로 팝업스토어 등 코오롱의 브랜드를 소개하는 역할뿐 아니라 아티스트 협업 전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문화공간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을지다락의 ‘다락’은 ‘多樂’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을지로에서 코오롱FnC가 브랜드를 통해 들려줄 많은 즐거운 이야기들이 기다려진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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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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