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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예뻐서 기억되는 업사이클링 디자인

2020-03-19

쓰임을 다한 현수막을 활용한 가방, 분리수거된 우유팩으로 만들어진 지갑, 폐기되는 옷에서 다시 태어난 옷 등, 버려지는 재료가 새로운 제품이 되는 과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윤리적 소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업사이클링 브랜드들의 선한 의도가 더 널리 전해지려면 무엇보다 호감 가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아르크마인드는 자투리 아크릴을 활용한 액세서리, 테이블웨어, 아트워크 등을 선보이는 업사이클링 아트 스튜디오다.

 

 

아르크마인드(arc mind)는 다른 업사이클링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버려지는 재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디자인만으로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스토리도, 재료도 아닌 디자인. 비비드한 컬러와 볼드한 디자인의 액세서리가 첫눈에 마음에 들어왔다. 달라도 같아 보이는 무난한 옷에 액세서리조차 잘 하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과감한 색채와 심플한 형태가 이루어낸 특별한 디자인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소재에 대해선 별생각이 없었는데, 아크릴 조각들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릎을 탁 쳤다. 버려질뻔한 아크릴이 누군가를 아름답고 특별하게 해줄 오브제가 됐다는 것이, 그 시작과 끝이 무척 신선했다. 

 

아르크마인드는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에 예술을 더한다. 

 

 

아르크마인드의 시작
아트 스튜디오 아르크마인드는 이혜수 대표의 버려지는 것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됐다. “예전부터 입지 않는 옷, 쓰지 않는 테이블 등 버려지는 물건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원에서 디자인 경영을 전공하며 업사이클링을 주제로 논문을 썼는데, 그것이 아르크마인드로 발전하게 됐어요.”

 

간판을 제작하고 남은 자투리 아크릴이 아르크마인드의 소재다. 

 

 

아르크마인드의 소재는 자투리 아크릴로, 한국의 독특한 간판 문화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아르크마인드는 협력 간판 업체인 명성 아크릴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아크릴을 수급 받아 사용하고 있다. 

 

아트컬렉션 반지와 모던노리개

 

모던조각보 팬던트와 아트컬렉션 브로치

 

 

현대적이며 전통적인 디자인
무독성 아크릴을 주 소재로 한 액세서리, 테이블웨어, 아트워크 등은 모두 수제품으로, 현직 작가와 디자이너가 제작하는 아티스트 메이드 제품이다. 아크릴이 갖는 고유의 물성과 색감이 팝적인 디자인과 유독 잘 어울린다. “유광 아크릴은 반짝이는 표면 등 액세서리나 생활 소품을 만들기에 좋은 특징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현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느낌의 모던노리개

모던조각보 테이블웨어

 

 

특이한 것은 이런 현대적인 느낌과 함께 전통적인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바우하우스와 몬드리안 등으로부터 받은 영향을 바탕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것을 구성을 통한 추상작품으로 녹여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특히, 모던조각보 컬렉션은 한국의 전통 조각보를 모티브로, 그 제작 기법을 자투리 아크릴에 응용한 작품이에요.”

 

 

이혜수 대표의 아트워크

 

 

디자인 경영을 전공하기 전 비구상 회화 작업을 했던 한 이혜수 대표는 아르크마인드의 작가이기도 한데, 모든 하나하나의 작업들을 추상예술 작품으로 선보이고자 하는 그는 자투리 아크릴 작업에 드로잉을 더한 업사이클링 평면 작품과 콜라주 작업, 비구상 작품을 전시를 통해 발표하기도 한다. 

 

오래오래, 조화롭게
이혜수 대표는 디자인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다 오래 사용하게 하는 것’과 ‘조화로움’을 꼽았다. 

 

“자원이 투입돼 만들어진 소재들을 끝까지 사용하는 것과 한번 만들어진 제품의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높여 오랫동안 간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자투리 아크릴을 사용하는 것은 디자인에 제한적이기도 하지만, 의외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요.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형태와 아크릴 조각들로 작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색과 비정형의 조각들 사이의 조화가 중요해요.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들여 작업하고 있어요.” 

 

SDF 2019 전시 전경

 

 

버려질뻔했던 아름다움
더 이상 가치가 없다고, 버리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것이 아르크마인드를 통해 쓸모 이상의 미(美) 적인 가치를 갖게 된 점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처음엔 ‘자투리 소재가 액세서리가 되거나 오브제가 되어 식탁 위로 올라간다는 것에 대해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하는 생각에 조심스러운 부분들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우리가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남은 재료를 모두 사용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기도 하잖아요. 이렇게 다시 돌아오는 재료들과 재료를 모두 다 쓰는 것이 재미있고, 또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아르크마인드는 이제 생산 전 과정에서 지속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다양한 업사이클링 작업을 시도하고자 한다.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린 것에 예술을 더하는 아르크마인드는 각각의 작품을 통해 우리 생활에 가치와 멋을 더욱 깊이 전할 예정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아르크마인드(www.arcmindstud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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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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