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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지난여름 노랑통닭이 한강공원에서 한 착한 일

2020-04-08

‘제27회 올해의 광고상’ 대상 받은 ‘노랑통닭 착한 돗자리’ 캠페인

 

지난여름 한강공원에 등장한 노란 패널은 공원을 찾았던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이 대형 프레임엔 종이로 제작된 돗자리가 두루마리 형태로 걸려있었고, 돗자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돗자리를 뜯어 사용할 수 있었다. 

 

지난여름 진행된 노랑통닭의 ‘착한 돗자리’ 캠페인. ‘제27회 올해의 광고상’ 대상 수상작이다.

 

 

한강공원이라는 장소에서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돗자리를 무료로 제공했던 이 프로젝트는 노랑통닭의 ‘착한 돗자리’ 캠페인이다. 돗자리는 친환경 크래프트 용지로 제작됐고, 돗자리를 사용한 후엔 접어서 재활용 수거함에 분리배출하면 된다. 쉽게 버려지는 비닐 소재의 은박 돗자리 사용량을 대폭 줄인 ‘노랑통닭 착한 돗자리’는 ‘제27회 올해의 광고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한 장씩 뜯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노랑통닭의 착한 돗자리. 친환경 크래프트 용지로 제작됐다. 

 

 

‘한강’하면 ‘치맥’인데, 한강공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노랑통닭의 돗자리라니! 찰떡같은 궁합이다. 돗자리에는 노랑통닭의 로고와 매장으로 연결되는 QR코드만 있을 뿐 노랑통닭을 홍보하는 그 어떤 문구도 없다. 참으로 쿨하지 아니한가.

 

이 기막힌 아이디어는 아이디엇의 작품이다. 홍대 거리의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미니 환경미화원스티커’ 프로젝트 등 눈에 쏙쏙 들어오는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여온 아이디엇은 매년 각종 광고제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디엇은 노랑통닭과의 작업에서 ‘착한 돗자리’ 뿐 아니라 치킨을 먹기 위한 공약을 적을 수 있는 ‘착한 공약 전단지’를 만들기도 했는데, 400여 지점을 통해 배포된 10만 장의 이 브랜디드 콘텐츠 전단지는 노랑통닭 브랜드 전체 매출량을 120% 증가시켰고, 10,000,000회 이상의 콘텐츠 노출 효과를 달성했다. 

 

‘이 치킨을 먹으시오’하는 강요 대신 기발한 아이디어로 소비자에게 접근해 친근하고 유머러스하게 브랜드를 알린 노랑통닭 캠페인을 전개한 아이디엇의 캠페인 제작 이야기다. 

 

‘노랑통닭 착한 돗자리’ 캠페인이 ‘제27회 올해의 광고상’ 광고대상을 받았어요. 수상도 했지만 소비자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으며 화제가 됐는데요, 어떤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일종의 넛지 효과 같아요. 맛있는 치킨의 모습을 보여주며 직접 어필하는 일반적인 TV 광고들과 달리, 사람들이 치킨을 찾는 구매 접점으로 다가갔는데요. 그곳에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하며 귀엽게 브랜드를 어필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가 탄생하게 됐나요? 
‘착한 돗자리’, ‘착한 전단지’ 두 캠페인 모두 ‘착한데 맛있다’라는 노랑통닭의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진행한 ‘착한 캠페인’ 시리즈인데요, ‘착한 돗자리’의 경우 새로운 소구점으로 브랜드를 어필해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모든 야외활동이 힘들지만, 작년까지 우리나라는 각종 페스티벌과 공원 문화로 피크닉 열풍이 있었고, 야외에서 가장 많이 주문하는 배달음식 1위가 '치킨'이라는 통계를 봤어요. 그에 따라 야외활동 중인 예비 고객에게 구매 접점에서 노랑통닭을 재미있게 어필해보자는 기획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후 피크닉에 대한 마인드맵을 해보니, 돗자리가 가장 눈에 들어왔어요. 피크닉엔 돗자리가 꼭 필요한데 미처 챙기지 못할 때도 많고, 한번 쓰고 버려지는 돗자리가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크래프트 용지로 돗자리를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었어요. 슬며시 주문에 대한 QR코드를 새겨 넣어 애교스럽게 브랜드를 어필했고요. 

 

지난여름 캠페인 진행 현장. 많은 시민들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착한 돗자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무척 좋았던 걸로 알고 있어요.
캠페인이 작년 여름 한 달 동안 서울 4개 공원을 돌며 진행됐는데, 현장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특히 온라인에서 캠페인이 이슈가 된 후부터는 무척 많은 분들이 줄을 서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실시간으로 돗자리 수량을 공급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나요(웃음).

 

또, 돗자리를 사용한 후 그대로 접어서 분리배출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획 의도가 잘 전달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착한 돗자리’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하신 두 가지 에피소드의 바이럴 필름은 또 다른 재미를 주는데요, 어떤 점에 포인트를 두셨나요? 
먼저, '완벽한 피크닉' 편은 ‘착한 돗자리’ 캠페인에 대한 사용 설명서 같은(?) 정직한 영상이에요. 착한 돗자리 자체가 새로운 아이디어였기 때문에 개념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영상이 필요했어요. 피크닉에서 돗자리가 필요한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고, 이러한 상황들에 대한 해결책으로 착한 돗자리를 만들었다는 내용으로 구성했어요. 


 

'저는 전생의 왕이었습니다' 편에서는 아이디어를 기대감 있게 전하기 위해 앞 부분에 스토리텔링을 추가했어요. 조선시대부터 일제시대, 한국전쟁, 산업화 시대 등 다양한 시대를 환생하며 현시대에 도착한 주인공의 가슴 절절한 스토리를 보여주면서, ‘그래서 마지막 한 장 남은 돗자리를 가져야 한다’는 반전 있는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어요.  

 

노랑통닭의 ‘착한 공약 전단지’

 

 

‘착한 공약 전단지’ 캠페인은 어떻게 기획됐나요?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이 마음껏 참여하고 놀 수 있는 '판'을 제시하고 싶었어요. 노랑통닭의 경우 전국 400여 지점을 가진 치킨 프랜차이즈로, 매달 10만 장의 전단지를 소비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한 번 보고 버려지던 10만 장의 전단지를 소비자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브랜디드 콘텐츠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후 치킨집 전단지를 소재로 사람들이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전단지를 받는 사람들 개개인의 상황들을 상상해봤어요. 만약 경제권이 없는 아이들에게 전달되거나 용돈을 받는 남편에게 전달될 경우, 치킨이 먹고 싶어도 구매 결정권이 없어서 먹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들을요(웃음). 그래서 구매 결정권을 가진 대상에게 ‘치킨을 시켜달라’는 메시지를 귀엽게 어필할 수 있도록 공약을 적을 수 있는 디자인의 전단지를 제작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로 만들어진 ‘착한 공약 전단지’ 캠페인. 소비자들은 스스로 공약을 작성하며 캠페인에 참여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약을 적으며 즐기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기존 일방향적인 메시지 전달형 광고에서 벗어나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녹이는 브랜디드 콘텐츠는 소비자들에게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인식되기 때문에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요. 

 

노랑통닭은 브랜드 스토리에 맞게 제품의 패키지에 크래프트지를 사용한다. 

 

노랑통닭의 디자인 폴리시와도 잘 어우러지는 크래프트 용지로 제작된 착한 돗자리

 

 

이 두 가지 캠페인의 디자인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노랑통닭이라는 브랜드의 디자인 폴리시(design policy)를 살리려 노력했어요. 노랑통닭의 브랜드 스토리가 ‘어릴 적 아버지가 사 오시던 노란봉투의 통닭’에서 시작되거든요. 그래서 모든 제품의 패키지에도 크래프트지를 사용하고 있어요. ’착한 돗자리’ 캠페인의 크래프트 용지는 환경적인 이유에서 선택한 것이 맞지만, 이를 통해 디자인적 측면에서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할 수 있었어요.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진 절묘한 캠페인이었던 거죠. 

 

‘착한 전단지’ 캠페인도 기존 400여 매장의 각기 다른 디자인 톤 앤 매너를 잡기 위해 브랜드 베이직 시스템에 맞춰 폰트, 컬러, 로고, 캐릭터 등 모든 디자인 요소를 통일했고요.

 

두 캠페인을 통해 노랑통닭의 매출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두 캠페인 모두 작년 여름 동안 진행됐는데, 브랜드 전체 매출이 전년도 동 시즌 대비 120% 증가했어요. 실제 매출에 조금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되는 건 '착한 전단지' 캠페인이고요,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바이럴 KPI는 '착한 돗자리' 캠페인이 뛰어났던 것 같아요. 

 

노랑통닭 캠페인 작업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요?
‘착한 돗자리’의 QR 코드를 찍었을 때 주문자의 GPS 위치값을 연동해 정확한 위치로 배달까지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개발되지 못한 점이 너무 큰 아쉬움으로 남아요.

 

아이디엇은 노랑통닭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잘 기억되는 광고들을 많이 선보이셨는데요, 틀을 깨는 특별한 방식의 광고를 제작하는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광고의 포맷(매체)을 먼저 정해두고 아이디어를 기획하기보단, 광고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먼저 기획하고, 도출되는 형태에 따른 광고를 제작 / 집행한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아이디엇(ide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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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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