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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시대를 넘어 매체로 공감되는 순간, ‘동아일보와 20인의 아티스트’

2020-05-11

모든 것이 디지털화의 기반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사회에서 디지털 시스템 도입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다가왔다. 이로 인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되는 발전은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생활 전반에 걸쳐 디지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우리는 손쉽게 디지털을 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일상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상민 32의 〈동(아)년배〉 (사진제공: 디노마드)

 

 

디지털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미디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신문, 잡지 등 미디어가 디지털 체제로 하나둘씩 전환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종이로 된 신문을 펼쳐보던 모습은 어느덧 잊혀가는 장면이 되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이제는 신문이 아닌 디지털 미디어 안에서 스스로 콘텐츠를 선택하고 골라보는 일들이 자연스럽고 익숙한 풍경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디지털이 주는 편리함을 넘어 잊히고 있는 신문의 아날로그 감성이 전달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챌린지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올해로 창간 100주년을 맞이하는 동아일보는 20명의 젊은 작가와 함께한 ‘동아일보와 20인의 아티스트’를 선보였다. 

 

맛깔손, 〈동아일보 100년〉 (사진제공: 디노마드)

 

 

공공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프로젝트는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 중인 젊은 작가들만의 언어와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을 통해 100년간 쌓아온 기념비적인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공유하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은 20일간 제한된 시간 안에서 동아일보 창간호를 비롯해 신문 지면에서 받은 영감을 토대로 작품들을 완성했다. 콘텐츠의 경계를 넘어 작가의 감각과 감성으로 재해석한 그래픽 디자인, 카툰, 영상, 공예, 음악 등 다양한 매체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동아일보와 20인의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작가 선정은 문화예술 콘텐츠 기업 디노마드가 함께 진행했다. 디노마드는 디자인 전공자, 작가,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일반인 등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각종 정보를 얻고 교류하는 문화 플랫폼이다.

 

그래픽 디자이너 맛깔손은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 디자인한 동아일보 창간호 1면 도안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된 디자인을 공개했다. 고구려 고분에서 발견된 벽화를 모티브로 이미지를 재해석한 그의 작품에선 100년이라는 레터링이 가장 눈에 띈다. 

 

윤소현, 〈Frozen Letter〉 (사진제공: 디노마드)

 

 

가구 디자이너 윤소현은 미디어라는 매체가 갖는 활자의 힘을 작품 안에 녹여낸 아크릴로 만든 트로피 작품 〈Frozen Letter〉을 선보였다. 커팅한 글자 위에 아크릴 용액을 굳혀내는 작업방식으로 다양한 각도에서도 글자의 입체적인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김하리 , 〈100년의 결속. 동아일보와 함께〉 (사진제공: 디노마드)

 

 

브랜드 디렉터로 활동하는 김하리는 ‘결속’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동아일보 신문향을 닮은 원두를 개발했다. 동아일보의 심벌마크를 겹쳐 디자인한 그래픽과 폰트를 가지고 뉴트로 감성이 느껴지는 패키지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기찬, 〈낙원 樂園〉 (사진제공: 디노마드)

 

 

3.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은 동아일보의 창간사에서 영감을 얻은 작가 이기찬은 작품 〈낙원 樂園〉을 선보였다. 동아일보 지면 위에 그려진 용, 물고기, 솔개 등은 그 당시 민중이 꿈꾸었던 세상과 천하 만물이 되어 함께 신세계로 향하는 행렬의 환희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전아현, 〈심산 深山〉 (사진제공: 디노마드)

 

 

'자연에서 오는 힐링'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아트워크를 선보이는 가구 디자이너 전아현은 동아일보 100년의 역사적 발자취를 표현한 작품 〈심산 深山〉을 선보였다.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케 하는 그의 작품에서 산의 형상은 신문을 대변하며, 안개는 미처 수면 위로 드러내지 못한 역사 속 이야기들을 암시한다. 

 

김원, 〈everywhere〉 (사진제공: 디노마드)

 

 

비디오 감독 김원은 포스터 〈everywhere〉를 완성했다. 값싼 음식점부터 고급 호텔까지 어디에나 존재하는 콜라와 성별, 연령, 빈부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소식을 전하는 동아일보 사이에서 그는 두 브랜드가 고유함을 잃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찾아냈다. 1920년에 창간한 동아일보 밑에 같은 해인 1920년에 제작된 코카콜라의 포스터를 중첩해 찢어진 신문 사이로 포스터가 드러나도록 연출했다.

 

이번 협업은 동아일보가 그동안 발간되었던 모든 지면을 온라인으로 검색할 수 있는 ‘동아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창작 소스가 제공되었다. 이처럼 문자가 디지털화되면서 인쇄물을 영구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궁금한 내용을 쉽게 검색할 수 있고 기능적으로 편리해졌으며 다양한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어서 기술과 예술의 통합이 가능해진 만큼 새로운 예술관과 미학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동아일보×수목원, 〈백년달력 PC ver.〉 (사진제공: 동아일보)

 

 

그리고 ‘동아백년’을 기념하는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100년을 이어온 동아일보의 옛 신문기사, 이미지 등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콘텐츠를 제작한 ‘헤리티지 동아’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새롭게 재해석된 콘텐츠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프로젝트로 이번 협업에는 디자인 스튜디오 ‘수목원’이 참여했다. 

 

동아일보×수목원 , 〈백년 달력 5월〉 (사진제공: 동아일보)

 

 

수목원은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느낌의 디자인에서 착안한 PC용 배경화면과 모바일용 2020년 달력을 제작했다. 흑백의 서체와 이미지가 돋보이는 그들의 작품은 동아일보 과거 지면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지면을 가로, 세로 줄로 나눈 방(房) 형태의 레이아웃으로 되어진 디자인을 선보여 동아일보의 헤리티지가 느껴지는 디테일을 살렸다. 

수목원은 2018년 김재하, 심형준 두 디자이너가 만든 디자인 스튜디오로 전시, 브랜딩, 출판 등에 참여하며 독창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동아일보 로고를 활용해 숫자 100을 형상화해 디자인한 ‘동아백년 에코백’과 6종류의 동아일보 헤리티지 삽화가 인쇄된 마스킹테이프 (사진제공: 동아일보)

 

 

헤리티지 동아 웹페이지(heritage.donga.com)에서는 무료로 사용 가능한 콘텐츠 이외에도 과거 신문 삽화를 활용해 만든 헤리티지 굿즈(엽서, 마스킹 테이프, 스티커 등)와 워크룸 프레스와 협업해 한정수량 제작한 동아백년 에코백을 구매할 수 있다. 

‘동아일보와 20인의 아티스트’ 프로젝트의 결과물들은 전용 웹사이트와(donga20artists.com) 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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