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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월드리포트

나는 아프리칸 아메리칸 예술가입니다

2020-06-16

조지 플로이드(George Perry Floyd Jr.)의 사망으로 전미에 인종 차별과 공권력의 인권 탄압에 대한 시위가 한창이다. ‘BLACK LIVES MATTER’, 2012년 미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칸 아메리칸 어린이의 죽음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2013년 이후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 항의할 때마다 사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BLM 운동에 지지를 보내면서, 이번 사건은 코로나19 위기와 함께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정의와 인류애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회 정의를 외친 아프리칸 아메리칸 아티스트 다섯 명, 마크 브레드포드(Mark Bradford), 닉 케이브(Nick Cave), 티에스터 게이츠(Theaster Gates), 데이비드 해먼스(David Hammons), 그리고 찰스 게인즈(Charles Gains)의 작품을 통해 예술에 스며든 그들의 고뇌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마크 브레드포드는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아티스트로, 공동체를 위한 사회 정의를 콜라주와 설치 작품으로 표현한 대표 작가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킹덤 데이 퍼레이드(1992 Los Angeles Kingdom Day Parade)>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기리는 메시지와 “I have a dream”라는 비폭력에 대한 메시지에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역사에 대한 성찰을 콜라주의 시각적 효과를 통해 다층적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그는 현재는 옥션가 수십억에 작품이 판매될 만큼 인기 있는 현대미술 작가이지만, 그 시작은 미용실에서 어머니 일을 돕던 청년으로 거슬러간다. 

 


Mark Bradford, <Kingdom Day Parade>, 2010 ⓒ Mark Bradford (사진출처: thebroad.org

 

 

지금도 동네에서 미용 일을 하고 있는 그는 평범한 ‘OFF’의 일상과, 유능한 아티스트로서의 ‘ON’ 일상 모두를 그의 작품과 삶을 통해 독자들에게 여실히 보여주고자 한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150 Portrait Tone>은 2017년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아프리칸 아메리칸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청년의 여자친구가 인터뷰에서 한 말을 작품에 넣은 비디오와 텍스트, 인쇄 매체의 혼합 작품으로, 인종 차별적 과잉 진압의 부당함을 표현한 것이다. 추상적인 느낌과 활자가 주는 정확한 메시지가 함께 담겨 공개 당시 화제를 일으켰다. 

 

그의 많은 작품들은 세계 1위 미국이라는 나라에 가려 보이지 않는 소외된 사람들, 이민자 커뮤니티, 총기 사건 등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2020년 최근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오버랩 되고 있어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한다. 

 


Mark Bradford, <150 Portrait Tone>, 2017, Mixed media on canvas, 240 x 310 inches ⓒ Mark Bradford (사진출처: thebroad.org)

 

 

대표적인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닉 케이브는 미주리 출신의 작가로, 현재는 시카고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뉴욕의 유명 엘빈 에일리 무용단을 수료한 닉 케이브는 그래서인지 역동적이고 다양한 설치 및 조각 작품들을 통해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정체성과 공동체를 드러내고자 한다. 특히, PAFA의 현대 미술 큐레이터인 조디 스트록모튼(Jodi Throckmorton)이 큐레이팅한 2013 펜실베니아 미술 아카데미에서 열린 전시회로 예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Rescue>는 개와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특권에 대한 반기를 보여주었다. 전시 작품들은 설치물과 동물들 사이에 대화가 쌓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최초의 아프리카계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로 2014년 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인 적이 있다. 

 


Nick Cave, <Rescue>. 현대미술 큐레이터 조디 스트록모튼이 큐레이팅해 더욱 화제가 된 작품이다. (사진출처: Jackshainman.com)

 

 

닉 케이브는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르와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꼼데가르송과 빅토르앤 롤프를 이을 크리에이티브함으로 패션업계에서도 인기 있는 아티스트이다. 특히 닉 케이브의 사운드 슈츠는 아프리카 아메리칸의 전통성을 부여한 오브제로, 패션, 색감, 아프리칸 아메리칸에 대한 편견을 뛰어넘는 정체성을 담아 화제가 되었다. 

 

Nick Cave, <Soundsuit>, 2018, 독보적인 색감이 특징인 사운드 슈츠는 인종이나 계급, 성별을 뛰어넘는 인류 공통의 평등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사진출처: Jackshainman.com

 

 

설치예술가이자 도시계획자인 티에스터 게이츠는 예술작품을 통해 삶의 생활을 바꾸는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시카고 대학 비주얼아트 교수이기도 한 그의 도시계획과 예술의 컬래버레이션은 ‘부동산 아트’라는 하나의 예술 장르처럼 자리 잡았다. 버려진 건물을 예술 공간으로 바꾸는 그의 프로젝트는 <스토니 아일랜드 아트 뱅크>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버려진 건물을 예술공간으로 바꿔 다음 세대의 아프리칸계 예술가들을 위한 상징적인 공간이 된 스토니 아일랜드 아트 뱅크는 시카고의 또 다른 아트 랜드마크이다. 게이츠는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대이동(Great Migration)’의 주제로 많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평등을 위한 투쟁, 자유가 지니는 진정한 의미를 작품 속에 부여하고 있다.  

 

Theaster Gates, <In Event of a Race Riot>, 2011, 아프리칸계 학생들이 시민권을 위해 평화 시위를 할 당시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사용된 소방호스를 이용한 작품으로 진정한 자유와 평등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사진출처: Christie’s) 

 

 

우리에게 친숙한 데이비드 해먼스는 아프리칸 문화와 인종에 대한 평등, 인류애를 작품에 표현하는 대표 작가이다. 70년대 이후 뉴욕 할렘에서 주로 작업한 데이비드 해먼스의 대표작들은 바디 프린팅 기법을 이용해 ‘BLAKC POWER’를 보여주고 있다. 1991년 맥아더 펠로우십을 수상하며 현대 미술에 아프리칸 아메리칸 아티스트로 큰 획을 그은 그는 93년 <Bliz-aard Sale>, 눈 뭉치를 판매하는 퍼포먼스로 본질을 잃은 예술의 상업화를 풍자하기도 했다. 그의 아프리칸 아메리칸의 인권에 대한 대표작으로 시리즈 <Spade>가 있다.


David Hammons, <America the Beautiful>, 1968 (사진출처: compulsivecontents.com)

 


 

David Hammons, <Spade>. 인권운동 작가 데이비드 해먼스의 대표작 <Spade> 시리즈다. (사진출처: compulsivecontents.com


 

David Hammons, <African-American Flag>, 1990 (사진출처: MoMA) 

 

 

마지막으로 1세대 개념주의 작가들과 후대 예술가를 연결해 주는 찰스 게인즈는 사회적 정의가 무엇인지를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는 작품을 연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다. 후대 아프리칸 아메리칸 예술가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로서 그의 작품은 매우 의미가 있으며, 미학적이면서도 정치 철학이 담겨있는 작품들로 유명하다. 

 

Charles Gaines, <Notes on Social Justice: Hurrah For Grover Cleveland>, 2013 (사진출처: paulacoopergallery.com

 

 

미국 곳곳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게 인종에 대한 불평등과 그에 따른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비단 아프리카계뿐만 아니라, 아시안 아메리칸, 스페니시 아메리칸 등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개의 경우 그 아픔을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 아티스트들 역시 작품으로 그 메시지를 승화하지만 여전히 이 사회 곳곳에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힘은 ‘다양성’이다. 그 가치를 잊지 않고, 이번 2020년 BLM 운동이 다시 한번 그 메시지를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글_ 우예슬 뉴욕통신원(wys06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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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
2012년부터 세계 최대 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지내며 다양한 매체에 문화예술 관련 칼럼을 쓰고 있다.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이 많으며, 보다 대중적이고 신선한 작품들과 작가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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