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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상상하는 모든 것 만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캔들스토리텔러 

2020-08-28

빛으로 어둠을 밝히는 캔들은 따뜻한 분위기로 마음을 안정시키기도 하고 은은한 향기로 지친 육체를 힐링시켜주기도 한다. 그런데 캔들에는 이런 기능들 말고, 무궁무진한 가능성도 있다. 바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소재, 상상하는 것은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게 하는 이야기로서의 가능성이다. 

 

상상해보시라.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떤 이야기든 만들 수 있는 캔들을. 얼핏 들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이 캔들을 가능하게 한 건 ‘빨간고무신’이다. 빨간고무신은 ‘캔들콘텐츠스타트업’으로, 빨간고무신의 노희정 대표는 자신을 ‘전 세계 1호 캔들스토리텔러’로 소개한다. 

 

캔들콘텐츠스타트업 '빨간고무신' 노희정 대표

 

 

‘빨간고무신’이라는 브랜드명은 과거에 노희정 대표가 패션 MD로 활동했을 당시의 예명이자, ‘빨간고무’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신(god)’이라는 의미를 더해 ‘상상하는 대로, 어떤 것으로든 탄생’할 수 있는 캔들콘텐츠의 특징을 담은 이름이다. 

 

캔들콘텐츠는 말 그대로 캔들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인데, 노 대표는 다양한 형태의 캔들을 만들고 내용을 더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캔들을 제작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캔들 제작 방식과는 다르다. 그는 천연소이왁스와 말랑이왁스를 사용하는데, 말랑이왁스는 캔들의 또 다른 재료로, 점토처럼 사용할 수 있어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인형 캔들 제작 과정. 안전인증을 받은 왁스들을 사용해 어린이들과 함께 작업하기에도 좋다고 한다. 캔들 제작 과정은 빨간고무신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다양한 모양의 인형 캔들

 

 

주물러서 모양을 만들 수 있지만 모든 작업이 그렇게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사람을 만들 땐 얼굴 형태의 바탕에 가늘고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서 이목구비를 그리고 파낸 후 말랑이왁스를 채워 넣어 라인과 색을 표현한다. 캔들 제작에 사용하는 재료와 작업 방식은 온전히 노 대표 스스로가 습득한 것들이다. 

 

“핸드메이드 사업을 저만의 브랜드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2016년부터 핸드메이드와 관련된 다양한 수업들을 거의 다 찾아서 들었는데 최종적으로 캔들이 저와 성향이 잘 맞아서 선택하게 됐죠. 일반적인 캔들은 만들고 싶지 않아 시장조사를 많이 했는데, 캔들 쪽에서는 참고할만한 모델이 없어서 케이크나 비누, 클레이 등의 공예품 쪽으로 눈을 돌렸고, 그들의 작업 방식을 캔들에 접목시키기 위해 혼자 자료를 찾아가며 독학을 했어요. 지금과 같은 캔들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자격증은 모두 다 땄고요.”

 

그는 자신만의 캔들을 만들기 위해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분야를 모두 섭렵했다. 캔들 자격증을 비롯한 공예 분야의 자격증은 물론, 캔들의 몰드를 제작하기 위해 3D 프린팅 관련 자격증과 캔들콘텐츠 제작을 위한 영상콘텐츠 제작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지금까지 획득한 자격증과 수료증, 창업관련 수상 등을 모두 합치면 60개가 넘는다.  

 

 

인형 캔들. 작은 소품들도 캔들로 만들어졌다.

 

 

인형 캔들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캔들을 만든다. 

 

빨간고무신의 캔들영상동화. 해외에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빨간고무신의 캔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사람 모양의 캔들인데, 노 대표는 이 밖에도 핸드백, 집 등 다양한 소품들을 모두 캔들로 완성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차례다. 그는 첫사랑, 고백 등과 같은 아기자기한 이야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변해버린 일상, 워킹맘의 고충까지 폭넓은 내용으로 영상동화를 만드는데, 지금까지 제작한 캔들영상동화는 60여 편 이상으로, 유튜브 빨간고무신 채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그중 20여 편은 캔들동화책 <상상입은 초능력캔들어른동화>에 담기기도 했다. 펀딩을 통해 선보인 이 책에는 영상동화 속 캔들의 이미지와 비하인드스토리 등을 자세히 볼 수 있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캔들동화에 대한 어른들의 높은 관심은 동심에 대한 갈망이자 창작에 대한 욕구이기도 하다. 그래서 빨간고무신은 캔들 클래스를 통해 직접 나만의 캔들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클래스의 진행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주제를 정하지 않아요.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 특정한 사물이나 부분 등을 잘 표현하기 위한 방법은 알려드리지만, 무엇을 만들지는 클래스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직접 정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그래야 진짜 자신만의 상상이 담긴 캔들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상상입은 초능력캔들어른동화>

 

 

나만의 캔들 만들기는 클래스뿐 아니라 DIY인형캔들키트를 통해서도 체험해 볼 수 있다. 키트는 2인용으로 제작됐는데, 여기에도 다 뜻이 있단다. “처음부터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함께 캔들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랐어요. 캔들을 통해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만드는 거죠. 엄마와 아이는 물론,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 캔들을 만들면서 아름다운 시간을 기억하고, 우리만의 스토리가 담긴 캔들을 완성하는 콘셉트예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작 과정을 볼 수 있고, 온라인으로도 클래스가 진행되기 때문에 집에서도 충분히 캔들인형을 만들 수 있는데, 노 대표는 소비자가 직접 만든 캔들을 더욱 의미 있게 보관할 수 있도록 키트 케이스를 제작하기도 했다. 캔들 재료가 담긴 키트 케이스는 ‘인형의 집’ 콘셉트로 디자인돼 작업 후 완성된 캔들을 넣어둘 수 있다. 

 

빨간고무신의 캔들콘텐츠는 널리 알려져 노 대표는 SBA(서울산업진흥원) 1인미디어창작자 및 네이버인플루언서로도 선정됐으며, 기업으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아 기업의 스토리를 반영한 캔들 제작 클래스 및 콘텐츠 제작, 컬래버 상품출시, 교육 및 전시 등, 다수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노희정 대표는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통해 도전을 했다. 때론 고된 이 일에 그가 점점 더 재미를 느끼는 것은 자신이 힘들었던 시기에 누군가의 콘텐츠를 통해 힘을 얻었던 것처럼 자신의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제1호 캔들 스토리텔러로 자신을 알린 그는 이제 그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캔들콘텐츠를 통해 많은 어른들이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콘텐츠로 더 많은 사람들과 기쁨을 나누는 게 목표인데요, 그러기 위해서 최종적으로는 더 다양한 캔들 스토리, 나아가 더 많은 캔들 스토리텔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빨간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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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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