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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정글 포커스] 환경에 진심인 기업

2023-02-11

옷을 만들어 판매하면서도 판매실적보다 환경에 더 많이 신경을 쓰는 기업이 있다. 환경에 진심인 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다. 

 

파타고니아 로고 이미지

 

 

파타고니아의 환경에 대한 철학은 유명하다. 새 옷을 만들어 판매도 하지만 그보다 소비자가 한 번 산 옷을 버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입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디자인 좋고 퀄리티 좋은 옷이라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이미 알려져 있지만이젠 더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옷이 되고자 한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파타고니아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파타고니아의 정신을 산다. 


파타고니아는 클라이밍, 서핑, 트레일러닝, 산악자전거, 스키-스노보드, 플라이낚시 관련 제품을 판매한다. 이들 스포츠의 공통점은 엔진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과 개인이 성취한 영광적인 순간,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이다. 이것이 바로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알피니즘(Alpinism)’이다. 

 

알피니즘의 윤리에는 자연을 보호하는 일도 포함돼 있다. 알피니즘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파타고니아는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라는 사명과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의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악(惡)에게 지는 길입니다(Evil always wins if we do nothing)”라는 다짐을 바탕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5년부터 2018년 4월까지 환경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1억 4백만 달러(약 1,144억원).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한 해 동안 후원한 환경 단체는 1,082개에 달하고, 비영리 환경 단체에 기부한 금액은 126,000달러(약 1억 4천만원)다. 

 

지구를 위한 1%

 

 

2002년 2012년 파타고니아를 주축으로 설립된 ‘지구를 위한 1%(1% for the Planet)’ 기업 모임을 통해서는 2002년부터 2018년까지 2억 달러(약, 2,200억원)을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파타고니아의 환경에 대한 발걸음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는 1957년 암벽 등반을 할 때 한 번 박아 놓으면 다시 뽑기가 어려워 재사용이 불가한 피톤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장비를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고, 손수 피톤과 등반 장비를 만들었다. 이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1965년 등반가이자 항공 엔지니어였던 톰 프로스트와 파트너쉽을 체결, 본격적으로 등반 장비를 판매하는 ‘쉬나드 장비회사(Chouinard Equipment)’를 설립했고, 함께 일하는 9년동안 직접 등반을 하며 장비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거의 모든 등반 장비를 재설계, 개선시켜 강하고 단순하지만 더 기능적인 장비를 만들어냈다. 

 

쉬나드 장비회사는 1970년 미국에서 가장 큰 등반 장비 공급자가 됐지만, 이들은 깨끗했던 등산루트가 망가진 것을 보고 피톤을 비롯한 자신들의 장비들이 바위의 고유한 형체를 심하게 훼손시킨다는 사실을 깨닫고 피톤 생산 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 피톤을 대안할 수 있는 알루미늄 초크 (Chock)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바로 이로부터 환경에 대한 기업 철학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

 

 

파타고니아는 환경 보호 활동을 위해 지구를 되살리기 위한 유기농 표준 ‘재생 유기농 인증 (Regenerative Organic Certification, ROC)’, 망가지고 손상된 아웃도어 의류를 다시 쓰고 고쳐 입을 수 있도록 하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 환경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더 적은 소비와 재활용, 소비자가 유기농, 공정무역 제품을 더 요구할 수 있는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 캠페인’ 등을 펼쳐오고 있다. 

 

'버리지 말고, 입으세요'

 

 

‘버리지 말고, 입으세요(Don’t Waste It, Wear It)’는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과소비를 지양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넷플러스 컬렉션’에 사용되는 넷플러스(Netplus®)는 남미 해안 지역에서 폐기된 그물을 수거해 원사를 만든 원사로 100% 리사이클 소재다. 이밖에도 재생 가능한 나무 펄프와 자투리 면 조각들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 리피브라 리오셀(REFIBRA™ lyocell)], 재활용 소재가 55% 함유됐으면서도 보온력이 뛰어난 프리마로프트 골드 인슐레이션 에코(PrimaLoft® Gold Insulation Eco) 등, 환경이 이로운 원단을 선정, 오랜 시간 지속되는 옷과 장비를 만든다.  

 

파타고니아의 환경을 위한 활동은 국내에서도 지속되고 있다.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녹색 연합, 여성 환경 연대, 국립 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등 건강한 지구를 만들고자 하는 풀뿌리 환경 단체들을 지원했으며, 2018년 ‘환경팀’을 신설, 진정성 있는 환경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국내에서 진행된 1% FTP의 지원금 총액은 18억 1천 6백만원으로 16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지난해 6월에는 지속가능한 소비를 위한 12가지 기준을 제시하면서, 환경과 사회에 책임 있고 윤리적인 소재와 제품, 생산 방식(유기농, 리사이클, 공정무역 등)을 소개하며 ‘파타고니아는 유행을 팔지 않습니다(Patagonia Doesn’t Sell Trends)’ 캠페인을 국내에서 단독으로 전개, 한국의 의류 산업에 메시지를 던졌다. 

 

'원웨어' 캠페인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새 옷을 구매하기보다 이미 입고 있는 옷을 수선해 오래 입기를 권장하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전세계에 걸쳐 “Better than new”, 즉 “새 옷 보다 나은 헌 옷”이라는 슬로건으로 40년간 진행돼 왔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2013년 더 이상 필요 없는 옷을 수거해 자선 판매를 한 원웨어를 시작으로, 불필요한 장비를 수거해 매장 디스플레이용으로 사용했고(기어 스왑(Gear Swap)), 2015년부터는 무상 수선 서비스 원웨어 프로그램 등을 펼치고 있다. 2019년부턴 해당 프로그램을 확대, 직접 찾아가는 수선 서비스를 위한 원웨어 차량도 특별 제작했다. 

 

2020년에는 ‘더 적은 소비(Buy Less)’로 환경 발자국을 줄이고, 소비자가 기업에게 유기농, 공정무역, 재활용 제품을 ‘더 요구(Demand More)하자’는 메시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소비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글로벌 환경 캠페인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를 전 세계에서 동시에 전개하기도 했다. 

 

'재생 유기농 인증' 컬렉션

 

 

또한 같은 해에는 ‘재생 유기 농업’을 제시, 재생 유기농 인증 개발을 통해 만든 ‘재생 유기농 면(Regenerative Organic Cotton, ROC) 컬렉션을 선보였다. 

 

마이크로 플라스틱

 

파타고니아 빈센트 스탠리 철학임원 삼성 기조연설 장면

 

 

지난 10여년 간 의류 세탁 과정에서 배출되는 마이크로 플라스틱(Micro Plastic) 또는 마이크로 섬유(Micro fiber)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내부 연구 및 해결 방안을 모색해온 파타고니아는 최근 열린 삼성전자의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 코스라는 세탁기 신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파타고니아 가로수길 플래그십스토어 전경

 

 

서울 가로수길에 있는 파타고니아 플래그십스토어는 자연과 환경을 존중하는 파타고니아 고유의 브랜드 친환경 건축 철학에 따라 기존 건물 내부 구조를 그대로 유지했고, 천장이나 모든 집기들은 기존에 설치돼 있던 구조물과 재활용 목재를 활용해 이루어졌다. 

 

소비자들은 이곳에 배치된 포스터 및 패널들을 통해 그동안 파타고니아가 실천해 온 여러 환경보호 활동들과 캠페인,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들을 접할 수 있다. 파타고니아의 대표 수선 캠페인 ‘원웨어(Worn Wear)’ 서비스도 만나볼 수 있으며, 브랜드에 관계없이 헌옷이나 수선이 필요한 의류를 무상으로 수선해주고 수선하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파타고니아 서울 가로수길직영점: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15길 17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파타고니아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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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환경철학 #알피니즘 #지구 #환경보호활동 #파타고니아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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