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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제공하다”, 로얄앤코의 문화예술사업 - 로얄앤코 박소영 문화사업본부장

2025-07-05

55년의 헤리티지를 지닌 욕실 문화(Bath Culture) 브랜드 로얄앤코는 신문기자 출신인 창업자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열악했던 국내 위생환경을 개선하고자 설립됐다. 생활의 근본이자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을 만들어온 로얄앤코는 원핸들 수전, 비데, 에어 드라이어 등 다양한 욕실 제품들을 국내 최초로 도입, 생산함으로써 국내 욕실 문화 발전 및 변화를 이끌어왔으며 욕실이 깨끗하고 위생적인 욕실 이상의 휴식공간이자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영감을 위한 공간, 영감을 위한 여유(Room for Inspiration)’라는 브랜드 미션 아래 더 나은 삶의 문화를 제안하는 제품과 기획을 선보이고 있는 로얄앤코는 적극적인 문화예술활동을 통해 욕실 문화뿐 아니라 폭넓은 문화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공간 기획부터 운영까지 기업 내부에서 직접 진행하는 문화예술 후원 방식, 복합문화공간의 복합문화 플랫폼으로의 진화, 프로그램 기반의 문화사업 등, 로얄앤코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문화예술활동의 특별함은 예술을 통한 관점 전환이 낳은 ‘기업 구성원들의 문화 감수성 공유’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로얄앤코의 이러한 활동들은 욕실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접근, 문화의 흐름과 변화, 브랜드의 성장을 통한 지속가능한 문화 브랜딩을 이끌어냈다. 

 

로얄앤코의 문화예술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박소영 문화사업본부장은 서울과 뉴욕에서 소비자학(서울대학교 소비자아동학부)과 미술사, 미술경영(NYU Steinhardt 시각예술경영 석사)을 공부하며, 페로탕 갤러리 뉴욕, 크리스티 경매(20·21세기 디자인 부문), 외교부 산하 한국문화원(KCCNY), TV조선 예능제작팀 등 다양한 기관에서 수련했다.로얄앤코에서는 문화 공간 기획, 제품 개발, 로얄앤코 리브랜딩 프로젝트 등을 맡았으며 현재 문화사업부에서 ‘롱테이블 소셜 다이닝’, 'Arts-Acts: 아트 다이닝, '로얄앤코 바스켓’ 등의 기획, 문화예술관련 프로젝트 및 전시 기획 등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로얄앤코는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얄앤코에서 마케팅, 공간 기획, 욕실 제품 개발, 로얄앤코 리브랜딩 프로젝트 등을 맡았으며 현재 문화사업부에서 ‘롱테이블 소셜 다이닝’,’Arts-Acts: 아트 다이닝, ‘Rzaar Bazaar’ 등의 기획, 문화예술관련 프로젝트 및 전시 기획 등을 이끌며 로얄앤코의 문화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새로운 관점과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일상에 활기를 더하고 있는 박소영 본부장으로부터 로얄앤코의 문화예술사업에 대해 들었다. 

 

Q. 로얄앤코의 문화사업은 어떻게 시작됐나.


2006년 서울 사옥 건립과 함께 문화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건설사와 대리점 위주의 B2B 사업이 중심이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이 부족했죠. 그러던 중,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단순한 사무 공간이 아닌 ‘로얄만의 색’을 담은 복합문화공간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박종욱 회장님과 김세영 대표님은 세계 각국의 브랜드 공간을 리서치하며 비전을 세우셨고, 전시장·북카페·레스토랑·와인바 등을 갖춘 국내 최초의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로얄라운지 / 갤러리로얄’을 열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로서도 이러한 교류가 의미 있고 즐거운 경험이었기 떄문에 경기도 화성의 11만㎡ 부지에 본사·공장 단지인 ‘화성센터’를 조성하면서 이곳에도 다양한 문화 공간인 ‘로얄엑스‘를 함께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Q. 18년간 어떤 내용으로 문화예술 후원이 이루어졌나. 


 로얄앤코의 문화예술 후원은 2006년 서울 강남에 위치한 ‘갤러리로얄’ 개관을 시작으로 본격화되었습니다.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기업이 직접 예술 공간을 기획하고 상시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작이 되었죠.


이후 2015년 본사 이전과 함께 경기도 화성에 조성된 ‘로얄엑스(Royal X)’는 기존의 전시 공간을 넘어 배스뮤지엄, 아트갤러리, 카페, 미디어 갤러리, 공장 투어, 공연장, 정원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였습니다. 서울과 화성 두 거점은 서로 다른 리듬과 성격으로, 로얄앤코의 문화 후원 활동을 입체적으로 전개하는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전시뿐 아니라 프로그램 기반의 후원도 로얄앤코 문화사업의 큰 축입니다. 대표적으로 건축가와 참여자가 삶과 공간을 주제로 깊이 있는 소통을 나누는 ‘건축가의 집’, 브랜드가 직접 기획한 음식과 주제를 통해 예술적 환기를 제안하는 ‘롱테이블 소셜 다이닝’은 각각 2020년, 2023년부터 매 시즌 이어지고 있는 장기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국내외 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공간 설치나 레지던시를 진행한 경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출신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ZEVS(제우스)와는 설치 작업 및 지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 바 있으며, 일부 작품은 현재 화성센터에 상설 설치되어 있습니다.  
 
전시 종료 이후에도 타 기관과의 연계 등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있어, 작가와의 협업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관람자와 작가,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교류의 장도 함께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트다이닝, 작가와의 대화, 오픈 스튜디오 등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 경험이 일상과 이어질 수 있도록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전시 기획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Q. 다른 기업의 문화예술후원과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


로얄앤코의 가장 큰 차별점은 외부 위탁이 아닌, 내부 주도로 기획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단순 후원자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예술적 완성도를 조직 내부에서 책임지며 밀도 있게 만들어갑니다. 
 
이러한 직접 운영 방식은 실행에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지만 그만큼 임직원의 참여도와 공감도가 높습니다. 실제로 문화사업과 무관한 생산·기술 부서가 전시에 참여하거나 설치작업을 함께 고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컨대, 로얄엑스 클럽에 설치된 브랜드 아트워크는 일반 공정으로는 제작이 어려워 수전과 도기를 생산하는 기술 부서의 협업으로 완성된 사례입니다. 
 
또한, 로얄앤코의 문화사업은 예술을 단지 ‘감상’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감각으로 풀어내려는 시도이기에 전시뿐 아니라 다이닝, 건축, 워크숍 등 다양한 실천 형식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문화사업이 하나의 부서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구성원들이 ‘문화 감수성‘을 공유하는 상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예술을 통한 관점의 전환은 브랜드 내부의 창의성과 변화 수용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단기적 마케팅이 아닌 지속가능한 문화 브랜딩의 핵심 자산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Q. ‘롱테이블’, ‘건축가의 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어떻게 기획됐나.  


일상에 작은 환기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안하려고 합니다. 이 방향 안에서 자연스럽게 기획이 생기고 좋은 취지에 공감해 주시는 분들과의 협업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다이닝 토크 ‘롱테이블’은 감사의 의미로 ‘로얄앤코가 선물하는 테이블’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매월 1회씩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16회 이상 이어졌습니다. 관심사와 감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정성스럽게 준비된 음식과 주제를 나누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영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출발한 기획입니다. 진심으로 좋았던 일상의 경험을 기억해 두었다가 기획에 반영했는데 참여자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큰 의미를 느꼈습니다 
 
프로그램은 김경훈 실장(로얄라운지), 조해님 실장(레베카 에 미켈레), 전시팀과 함께 시즌마다 주제와 음식 구성을 다르게 설계하고 있으며, 주제 개발에 있어서 새로운 관점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제작하는 출판사 한스미디어, 북스톤과의 협업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렌피딕, 김소영 치즈 장인, 백은주 와인 스페셜리스트, 조성익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스피커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건축 토크 투어 프로그램 ‘건축가의 집’은 토크와 네트워킹 런치를 결합한 프로그램으로, 2020년 시작되어 6번째 시즌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첫 PM을 맡았던 토크 시리즈여서 애착이 큽니다. 
 
단순한 강연이 아닌 건축가와 참여자가 식사와 토크를 함께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네트워킹 프로그램입니다. 정성갑 클립 대표가 엄선한 건축가들과 함께 철학 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단순 강연이 아닌 실질적인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승효상, 조병수, 최욱 등 국내, 외적으로 명망 있는 건축가들부터 떠오르는 젊은 건축가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시선을 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장 투어를 함께 진행하며 프로그램을 다변화했고, 참가 대기자도 많아졌습니다. 건축가의 특성에 맞게 매회 다르게 준비해야 해서 품이 많이 드는 일이지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별한 공간에서 로얄앤코만의 문화예술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Q. 전시 공간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서울의 갤러리로얄과 경기도 화성의 로얄엑스, 두 곳에서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간 권대섭, 방정아, 백현진, 심승욱, 이헌정, 팀보이드, 허명욱, 홍승혜 등 국내 주요 작가들과 함께 전시를 진행했으며, 최근에는 젊은 건축가 8팀이 참여한 ‘도시시도’전(화성), 그리고 전시와 파인다이닝이 결합된 ‘Arts-Acts: 아트다이닝’(서울), 차문화를 소개하는 전시 ‘차관소요’(서울) 등을 진행했습니다. 

 

서울 갤러리로얄은 2007년, 서울 강남에 전시 공간이 부족하던 시기 작가 후원과 관람객에게 문화적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쇼룸, 레스토랑과 함께 조성한 공간입니다. 직원들과 고객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어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습니다. 


화성의 로얄엑스는 본사·공장이 위치한 화성센터 내 복합문화공간으로, 화성시와의 협업을 통해 전시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성시와의 협업으로 설치된 양정욱 작가의 작품 등, 야외조각부터 미디어아트 전시까지 다양하게 진행합니다.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브랜드 방향성 연구와 지역 소통의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작가 선정 및 전시 기획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저희는 ‘일상에 스며드는 예술’을 추구합니다. 예술이 어렵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삶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장르나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를 소개하려 합니다. 작가 개인전의 경우 오랜 시간 탐구해온 작가의 세계관 중 아직 조명되지 않은 지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룹전은 브랜드가 던지고 싶은 물음에서 시작합니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싶은 화두를 중심에 두고, 그 결을 나눌 수 있는 작가들과 호흡을 맞춰나갑니다. 전시는 하나의 답을 주기보다는, 새로운 시선을 여는 역할로써 쓰이고 싶습니다.

 

오두막, 2021, '백현진-퍼블릭 은신' 전경 이미지, 사진 정희승 

 

허성범, 지속되는 전체 낭만적 거짓 또는 소설적 진실, 2024, 혼합 재료, 가변 크기, 출처: 푸시투엔터

 

 

Q. 로얄앤코의 문화예술사업의 방향에 대해 설명한다면.   


저희가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다른 곳에서 잘 볼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같은 것을 반복하지 않으며 새로운 관점을 조직 내외로 나누는 것이 문화 사업부의 존재 의미이기도 해서 앞으로 더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는 전시, 외식, 아카데미 등 문화 콘텐츠가 넘치는 시대입니다. 그 속에서 저희는 브랜드가 진정성 있게 다뤄온 주제를 중심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별하고, 아카이빙을 강화하며, 온·오프라인에서의 소통을 더욱 확장하고자 합니다. 

 

또한, 컬리너리 아트, 시각예술 등 매체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로얄앤코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공감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일상의 가치를 일깨우는 일들을 해 나가고자 합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로얄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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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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