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7
권혜인 작 (사진제공: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이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2025 KCDF 공예·디자인 공모전시 신진부문’에 선정된 도예작가 권혜인(KWON Hyein)의 개인전 ‘시간의 초상(Portrait of Time)’을 개최한다.
권혜인 작가는 박물관에 전시된 도자기와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의 형태와 그 위에 새겨진 문양들에서 영감을 받아 삶과 죽음, 시간과 기억이라는 심도 깊은 주제를 도자의 새로운 조형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그가 이야기한 ‘의지하지 않은 기억’처럼 무의식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을 도자언어로 표현한다.
작가는 생과 사를 순환과 조화의 관점에서 바라본 선조들의 가치관에서 작업의 단초를 얻었다. 작품형태는 삶과 죽음의 순환을 상징하는 제기와 태항아리를 닮은 기물들을 쌓아 올려 유기적인 구조로 재구성하여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세계를 구축한다. 작품의 형태와 표면에는 번영과 장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덩굴, 거북, 구름, 광배, 연꽃 등의 전통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부조로 새겨넣었다. 초벌한 기물 위에는 결정문이 피어나는 청자유 또는 은은하게 빛을 발산하는 진주질감의 유약으로 번조한 후, 실험적인 마감 기법을 적용하여 ‘빛의 표면’을 구현한다.
특히 권혜인 작가의 기법적 특징이 눈길을 끈다. 작가는 물레 성형한 기물의 표면에 조각도로 정교하게 자신만의 문양을 새기고, 번조과정에서 조각과 부조의 깊이에 따라 번지거나 결정이 피는 유약의 색감과 질감을 능숙하게 표현한다. 작가의 손을 거쳐 동시대 감성으로 재해석된 전통문양들은 과거와 현재, 물성과 상징이 조응하는 시공간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작품들은 구술이나 서술 언어로 담기 어려운 감정과 작가의 작업철학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무의식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감각을 깨워내어 유한한 존재의 의미에 대한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직관적이고 자유롭게 작품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공진원 전주희 공예진흥본부장은 “권혜인 작가는 역사적 기호와 상징을 단순한 차용에 그치지 않고 이를 독창적인 감성언어로 재구성하여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과거의 기호가 동시대 감각으로 치환되며 파생된 익숙하면서도 실험적 도자조형과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메시지를 관람객들이 함께 공감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8월 3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정보는 공진원 누리집(www.kcd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공진원 #KCDF #공예디자인공모전시신진부문 #도예작가 #권혜인 #시간의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