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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色을 알면 트렌드가 보인다 - Trend Now 컬러 세미나

2008-12-30

지난 12월 27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컨벤션 홀에서 ‘Trend Now 컬러 세미나’가 개최됐다. ‘서울 영 디자이너스 파빌리온 국내 기획전’의 부대행사로 열린 세미나는 일본의 컬러컨설팅 기업인 DIC 컬러 마케팅 사례를 통해 디자인에 있어서 컬러의 중요성과 함께 지금까지의 컬러 트렌드 및 2009~2010 컬러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컬러는 디자인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고, 컬러 트렌드는 디자이너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다. 제품 및 시각 분야의 현재 컬러 트렌드를 분석함으로써 디자인 전문 업체 및 디자이너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세미나는 일본 컬러 컨설팅 기업 DIC에 근무 중인 손정연 컬러 디렉터의 강연으로 이루어졌다. 컬러 컨설팅, 컬러 교육, 컬러 프로모션 등의 사업을 펼치는 DIC 그룹의 컬러 크리에이티브팀에서 국내외 대기업을 상대로 컬러, 신소재, 표면처리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DIC 그룹은 색상 표준기업 팬톤(PANTONE)과 자매결연을 맺고 컬러 트렌드 분석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정연 디렉터는 태도나 행동 등 심리적인 요소를 바탕으로 컬러를 해석하는 일본의 관점을 소개한 뒤 색을 인지하는 과정을 ‘보고, 느끼고, 전달하는’ 세 가지로 나누어 디자인 요소로서 활용할 수 있는 색에 관한 설명을 시작했다. 사례는 뉴턴, 괴테, 먼셀의 색채 이론을 제시했다. 뉴턴의 ‘색지각의 메커니즘’을 들어 설명한 ‘색을 보다’ 섹션은 프랑스 국기를 예로 들어 진출색과 후퇴색의 특징과 효과적인 사용방법을 설명하고, 일본에서 판매중인 녹차 패키지 디자인 사례로는 보색 사용의 시각적 자극에 대해 보여주었다. 괴테의 색채론을 바탕으로 한 ‘색을 느낀다’ 섹션은 시각현상을 정신작용으로 연결시켜 해석함으로써, 컬러가 감성디자인의 바탕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한편 먼셀의 표색계를 근거로 한 ‘색을 전달한다’는 색깔이 오감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전달이 색의 이미지를 좌우해 국가의 정서에 따라 색이 갖는 이미지도 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Color Material Finish’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섹션에서는 디자인에 부가가치적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형태, 소재, 패턴과 조화를 이루어 제품 이미지를 좌우하는 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품과 상품, 생활용품의 차이를 각각 제품가치, 교환가치, 사용가치에 빗대어 제품이 좋은 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잘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부가가치는 이른바 컬러와 소재의 결합으로 나타나는데, 컬러와 소재의 결합 방법에 따라 소비자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각을 입다(Sense Wear)’라는 주제로 개최됐던 ‘도쿄 섬유 2007(Tokyo Fiber 2007)’ 전시물들을 예로 들면서 같은 컬러라도 면에 염색하느냐, 울에 염색하느냐에 따라 컬러의 명도와 채도, 소재에 따른 컬러 표현력, 이에 대한 느낌이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선보였다. 세미나 중에는 DIC 컬러 컨설팅으로 제작된 일본의 휴대폰 목업(mok-up) 20여 개를 전시해 참석자들이 직접 색과 소재의 조합을 보고 만져보며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2009~2010년 컬러 트렌드를 예측하기 앞서 파리, 밀라노, 뉴욕, 런던 등 세계 유수 컬렉션이 주목한 컬러를 살펴보았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각 컬렉션에서 중요하게 다루었던 컬러들이 인테리어, 제품 등의 산업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손정연 컬러 디렉터는 “패션 트렌드가 제품으로 넘어가는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06년 패션 트렌드가 같은 해 인테리어에 영향을 미치고, 인테리어 컬러는 제품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렇듯 컬러 트렌드는 특정 분야에서 짧은 시간차를 두고 다른 분야로 이동 및 확산되기 때문에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이어 “퍼플 컬러는 여전히 주목 받는 컬러”라며 작년에 비해 컬러 톤이 밝아지고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비비드 컬러가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한 후 베이지와 화이트 컬러는 아직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2009~2010년에는 극단적이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인간 친화적인 에콜로지(ecology)가 더 심화될 것이며, 자연스러운 컬러와 미래적인 컬러 등 오감을 자극하는 컬러가 주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DIC의 체계적인 컬러 분석과 손정연 디렉터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세미나는 가까운 미래의 컬러 트렌드를 일목요연하게 짚어볼 수 있는 기회였다. 특히 산업적 맥락에서 컬러가 소비자들을 위한 부가가치 창출의 요소라는 점은 디자인에 있어서 컬러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부분이었다. 사람들은 트렌드를 이끌고, 트렌드를 따른다. 그 트렌드는 다양한 형식 중에 컬러라는 방식으로도 표현된다. 컬러는 한 분야의 트렌드에서 또 다른 분야의 트렌드를 발생시킨다. 컬러의 흐름을 통해 트렌드를 한 발 먼저 예측하고, 또 이를 새로운 디자인으로 적용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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