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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Fake Design

2008-07-01


장안에 소문이 자자한 ‘꾼’들을 불러 모았다. 뒤통수를 치는 기막힌 속임수를 자랑하는 ‘타짜’들의 속고 속이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기꺼이 속아 넘어가야 더욱 즐거워지는 ‘fake design’ 속으로.

취재 | 이상현 기자(shlee@jungle.co.kr)


Window story _ 오경은
화분이 유리창을 통과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도 울고 갈 마술이라도 되는 걸까? 디자이너 오경은은 이 화분을 제작한 ‘순진한’ 의도를 이렇게 설명한다. “그 동안 실내에서 홀로 시들어가는 식물이 자연과도 마주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알고 보니 이 화분은 칼로 두부 자르듯 정직하게 분리되었던 것. 그렇다면 어떻게 유리창에 엿가락 붙듯 착 달라붙었나? 이 초현실적인 화분의 비밀은 바로 ‘자석’이다.

Instant Play _ 박주원
진짜 타짜에게 선물하고 싶은 재킷이다. 겉으로 봐선 ‘은갈치’, ‘비로도’ 재킷일 뿐이지만, 비밀은 (언제나 그렇듯) 안에 있다. 재킷을 벗어 등판을 펼치면 오목판이 되고, 화투판이 된다. 오목판 자켓의 ‘알’은 흰 단추와 검정 단추가 대신했고, 평소에는 행커치프 속에 넣어 휴대할 수 있는 주도면밀함을 자랑한다. 화투 재킷은 그 ‘손맛’을 살리기 위해 군용 모포를 사용했으며, 장례식장에서 그 활용도가 심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Fried egg candle _ 홍제형
누가 계란 노른자를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똥그랗게 프라이 했나. 디자이너 홍제형의 먹음직스러운 ‘Fried egg candle’은 먹으면 큰일난다. 이름 그대로 파라핀을 사용해 만든 양초다. 이 계란 프라이는 불을 붙이기 전에는 완숙이었다가 점화 후에는 반숙으로 변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Candy pills _ 홍제형
일단 먹어보기 전에는 사탕인지 알약인지 알 수 없는 ‘Candy pills’는 약의 정보와 처방전 및 효능을 친절하게 알려주기 위해 사탕의 패키지 디자인을 차용했다. 정보가 담긴 사탕봉지로 알약을 패키징하여 환자가 약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 정보를 알 수가 있다. 또한 처방전이나 알약봉지를 분실하여도 무슨 약인지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aper cup _ 강수린
언뜻 보기에는 하루에도 몇 개씩을 쓰고 버리는 종이컵일 뿐이다. 하지만 강수린의 ‘Paper cup’은 도자기 컵이다. 디자이너는 이미 사용한 종이컵을 그대로 주물(casting) 작업해, 울퉁불퉁한 형태가 온전히 살아있는 세라믹 컵으로 재탄생시켰다. 일회용 종이컵을 대신해 쓸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 특징. 종이를 재활용해 흙과 함께 섞어 제작되어 구운 후에는 일반 컵보다 무게가 가벼운 장점이 있다고.

Snow _ 김백기
함박눈이 장독대 위에 쏟아진다. 눈이 쌓인 항아리는 물론 차갑겠지만 따뜻하고 폭신폭신 하게 느껴져 한번 앉아보고 싶은 호기심을 일으킨다. 디자이너 김백기의 ‘Snow’는 엉덩이를 깔고 앉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엉덩이에 동상을 입기는커녕, 할랑할랑 바지가 젖지도 않는다. 알고 보니 쌓인 흰 눈은 스티로폼. 눈이 녹아 물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듯 열가소성 수지제(Polyethylene Foam)는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이며, 쌓인 눈송이를 구현해주는 쿠션을 구성한다. 몰드로 제작된 항아리 본체는 기본 장독이 지닌 저장 기능을 그대로 계승하여, 소품 등이 수납 가능한 함(函)으로 재구성했다.


Inner message _ 윤정연
아무 무늬 없는 심플한 반지처럼 보이지만, 디자이너 윤정연의 ‘Inner message’는 반지를 꼈다 뺐을 때 비로소 그 디자인이 완성된다. 바로 반지 안쪽에 글씨(이를테면 ‘marry me’)가 새겨져 있어 피부에 흔적이 남게 되는 것. 프러포즈 방법을 고민하는 남자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아이템이다.

Horror band _ 조대희
디자이너 조대희의 ‘Horror band’는 보기에도 끔찍한 상처가 페인팅 된 밴드다. 이 무시무시한 밴드를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상처는 타인으로 하여금 보호와 주의를 요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밴드는 피부와 최대한 비슷한 색상으로 제작되어 오히려 아무런 보호와 주의를 받지 못하게 한다. 상처 난 자리를 가릴 게 아니라 드러냄으로써 타인이 더욱 주의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Folding My Love _ 김채련
디자이너 김채련의 ‘Folding My Love’는 ‘휴대폰을 이용한 디지털 쪽지’다. 꼬깃꼬깃 접은 쪽지 모양을 형상화한 이 제품의 사용법은 휴대폰 번호를 모르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적어 전하면 휴대폰 충전잭에 이를 연결하여 확인해 볼 수 있는 형식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하이브리드된 ‘Message Delivery’를 표방한다.

Fake t-shirt _ 김병규
디자이너 김병규는 하얀 무지 티셔츠 위에 넥타이와 보타이, 키스 마크를 실사 프린트해 유머러스한 ‘Fake t-shirt’를 제작했다. 멀리서 보면 감쪽같고 가까이서 보면 소년의 기분 좋은 장난기를 만끽할 수 있다. 이 티셔츠는 캐주얼한 차림은 물론 포멀한 수트에 이너웨어로 활용하면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노컨셉숍(noconceptshop.com)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백팩 프린트 티셔츠 _ 버커루
그 동안 Fake t-shirt는 마르탱 마르지엘라나 크리스 반 아셰와 같은 유명 해외 디자이너들의 캣워크에서나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내 패션 브랜드에서도 몇 해전부터 이를 활용한 기발한 티셔츠를 종종 선보이고 있다. 그 가운데 버커루가 백팩 프린트 티셔츠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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