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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에 드리워진 꽃살문의 은은한 향기

2016-04-28

 

 

저마다의 방식에 따라 건축가들은 한국 전통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있고 그 표현 방식은 건물의 용도와 장소성, 공간해석, 재료와 디테일 등의 차이에 의해 전혀 다른 공간들로 탄생되게 된다. 

 

기사제공 l 에이앤뉴스 

 

전통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이를 실내공간에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풀어내고 있는 디자이너 현원명이 새로운 건축적 접근을 시도하였다. 광주의 종로에 지상 4층 규모로 전통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며 개량된 한식음료와 다과, 간편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무아가 그곳이다. 직방형의 대지를 타고 반듯하게 직방체로 올라간 건물의 매스는 화이트톤의 알루미늄패널을 통해 차분히 정리된 모습이다. 

 

 

 

우리문화와 고미술에 애정이 남다른 건축주는 ‘무아(無我)’라는 개념처럼 우리문화와 전통이 공간 속에 조화롭게 표현되길 바랐고 공간디자이너 현원명은 우리 전통 누각(樓閣)을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았던 것이다. 누각의 공간에서 계절의 흐름을 읽고 자연과 호흡하였던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우리의 건축을 반영하고자 한 것이다. 

 

4층 높이의 건물이지만 외관에서 보이는 건물의 볼륨감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질 않는다. 서측면에 빛과 바람을 조절할 수 있는 큼지막한 대형 전동식 루버가 공간을 위아래로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분합문 형식으로 디자인된 이 대형 루버는 시간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열리고 닫힘으로써 건물의 정면성을 호기심 있게 보여주고 있다. 

 

 


루버는 캔틸레버공법으로 마치 부유하듯 자리하며 그 아래는 주변을 부드럽게 흡입하는 너른 마당이 존재한다.  마냥 비워져 있는 1층의 텅 빈 마당은 골목과 건물간의 전이공간이자 완충공간으로 작용한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퍼포먼스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마당 안쪽은 접객공간이 시작되며 기능적인 계산이 담긴 기단 아래는 메인 주방이 자리하여 각층으로 조리된 음식을 공수하게 된다. 내부공간의 특징은 각층이 스킵플로어(skip floor)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접근은 우리 공간구성 요소인 켜의 개념을 반영한 것이며 공간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담아내고자 한 디자이너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정중동의 의미를 공간언어로 풀어내고자 한 것이다. 

 

1층 마당에서 이어져 카운터로, 2층 홀에서 반층 위의 룸과 서비스 공간, 3층 홀에서 다시 반층 위의 홀로 이어지는 동선은 넓고 좁게, 좁고 넓게 반복되며 다채로운 공간미를 발산한다. 

2층의 홀과 그 반층 위의 서비스 공간 사이엔 작은 연못이 놓이고 물위로 비춰진 꽃살문은 수줍은 모습을 드리우며 공간의 중심에서 활짝 그 향기를 드리운다. 이 작은 연못은 연주를 할 수 있는 소규모 공연무대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꽃살은 벽면의 패턴으로 이어지고 건물전면의 루버에서 수천송이 꽃으로 만개한다. 

 

3층은 천정을 높이 올린 것이 특징적이다. 가장 위층에 개방감을 주어 고객에게 오르는 부담을 줄이고 자연스런 동선을 유도한 것이다. 동시에 건물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인 다실을 앉히기 위한 디자이너의 의도가 연출된 것이다. 

 

 

입체적으로 엮은 천정의 목재 반자틀은 건물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장치이며 매달린 구조의 다실을 시각적으로 안정시키는 역할도 함께 한다. 공간의 구성상 4층에 해당하는 다실은 하늘에 떠있는 신선에 방을 의미하고 천창을 통해 쏟아지는 밝은 빛으로 하여금 몽환적인 분위기를 엮어낸다. 

 

내부마감에 사용된 재료들은 나무, 철, 돌, 종이 등 우리가 익히 써왔던 것들을 사용함으로써 담백한 미를 북돋아주기에 충분하다. 이렇듯 광주 무아의 공간은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전통누각의 개념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시간과 빛, 바람이 머무는 색다른 상업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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