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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패션, 그 결정적 순간

2016-07-15

 


 

음악, 영화, 미술, 패션까지, 예술의 무게에 있어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매력적인 도시가 바로 독일의 베를린이다. 2016년 1월 패션업계에서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베를린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설립된 의류 관련 회사가 2,400업체 이상을 넘어서고 있으며 약 22,800명의 패션 종사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야말로 패션 중심지이다. 그 치열한 패션 경쟁 속에 일생을 담고 있는 디자이너들, 그 열정으로 수놓인 런웨이(Runway)에서 2017년 봄/여름 동향을 미리 만나보자. 

 

글 | 남달라 독일통신원(namdalra@gmail.com)

 

DAY 1_ 6월 28일

 

Avelon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Avelon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아벨론(Avelon)

이번 S/S 2017 베를린 패션위크에 처음으로 선 덴마크의 고급 브랜드 아벨론(AVELON). 디자이너 에릭 프렌켄(Erik Frenken)은 그의 개인 ‘리조트 17(Resort 17)’이라는 타이틀로 이번 컬렉션을 장식했다. 그는 ‘얼어붙은 시간’을 모티브로 마치 고대 예술의 고전적인 미(美)가 현대인이 입는 옷에 자연스럽게 담겨 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옅은 주름이 잡힌 긴 바지를 얇은 소재의 옷감을 사용, 바람의 결을 자연스럽게 옷에 담아냈으며, 그 위에 랩 드레스나 코트를 입은 모습은 매우 현대적이면서도 고대 빅토리아 시대의 의복의 디자인과 닮아 있었다. 

 

 

IVANMAN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IVANMAN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이반만(IVANMAN)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남성복 대표 브랜드 이반만(IVANMAN)의 디자이너 이반 만주키치(Ivan Mandzukic)는 1987년 개봉한 영화 <바그다드 카페>에서 영감을 받아 준비한 디자인을 이번 컬렉션에서 선보였다. 거친 세상을 이끌어 가는 남자의 강인함과 그 안에 내재된 부드러움을 야생의 상징인 별자리에 담고 각각의 별자리의 대표 컬러인 핑크, 청록, 블랙으로 표현했다. 

 

그가 선보인 디자인은 좁거나 넓은 통의 바지에 짧고 딱 붙는 셔츠, 혹은 넓은 형태로 활동성이 편한 셔츠, 캐주얼한 재킷 등 어떤 형태의 상의와 하의가 매치되어도 전체적인 조화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으로, 완벽 그 자체의 남성복을 런웨이에 올려 찬사를 받았다. 

 

 

Dawid Tomaszewski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Dawid Tomaszewski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다비드 토마스제브스키 (Dawid Tomaszewski)

폴란드 출신인 그는 이제 베를린 패션위크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번 여름 컬렉션에서 여섯 명의 스와로브스키(Swarovski) 디자이너의 지원을 받아 반짝이는 보석이 흘러내리듯한 디자인의 실크 드레스를 선보였다. 그 밖에 바지 옆 면에 단추 장식을 더하거나 얇은 소재의 상의에 흐르는듯한 글씨체를 새겨 넣어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유행했던 요소를 통해 새로우면서도 편안한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예술과 건축, 음악의 영향을 받은 영감과 순수함을 그대로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는 다비드(Dawid)는 모든 세대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세대를 아우르는 디자이너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벌써부터 그의 다음 시즌 컬렉션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MALAIKA RAISS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MALAIKA RAISS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말라이카 라이스(MALAIKA RAISS)

베를린 출신의 디자이너 말라이카 라이스(MALAIKA RAISS)는 섬세하고 로맨틱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여성 고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브랜드를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나 디자이너는 여성복의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도 스마트폰이나 자그마한 휴대용품들을 많이 소지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디자인으로 이끌어 내는 데에 탁월하다. 대중적인 스트라이프 패턴, 대조적인 색상, 레드 포인트 등, 그녀의 디자인은 명백히 트렌드 지향적인 컬렉션에서도 빛이 났다. 

 

 

DAY 2_ 6월 29일


Dorothee Schumacher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Dorothee Schumacher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도로시 슈마허(Dorothee Schumacher)

독일 뮌헨 출신의 디자이너인 그녀는 이날의 쇼가 열릴 장소로 베를린 중심가에 위치한 엘리자베스 교회(Elisabeth Kirche)를 선택, 관객들을 초대했다. 그녀의 '꿈의 세계'의 막이 오를 때까지 초대된 모두는 따스한 여름 날씨를 만끽하며 교회 정원을 산책하는 축복을 덤으로 얻었다. 그녀는 어깨에 날개가 달린 것 같은 청순하면서도 귀여운 디자인과 함께 무심한 듯 멋을 낼 수 있는 민소매 조끼룩을 선보였다. 모험적인 시도보다는 모든 연령층의 여성 고객의 취향을 저격할만한 대중성에 초점을 두고 실패가 없는 여름 저격 컬러인 화이트와 블루를 내세워 안정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Laurèl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Laurèl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로렐(Laurèl)

‘Viva la vida’. 스페인어로 ‘인생이여, 만세’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당당한 자태로 출전한 로렐(Laurèl)의 무대는 독일의 방송 진행자 캐시 피셔(Cathy Fischer-Hummels), 배우 우어줄라 카르벤(Ursula Karven) 등 유명 셀러브리티들의 참석으로 쇼의 열기가 더해졌다. 시원하게 어깨를 드러낸 과감한 색상의 상의로 시선을 사로잡고, 때로는 여성스러운 플라워 패턴에 활동성 있는 디자인의 하의를 매치하기도 했다. 로렐의 수석 디자이너 엘리자베스(Elisabeth Schwaiger)는 이번 컬렉션에서 바쁘고 지친 커리어 우먼이 지친 일상을 뒤로하고 자신의 인생을 위로하는 힐링 타임의 휴가를 즐기는 꿀맛 같은 순간, 자유롭지만 특별한 룩을 연출하고자 하는 여성의 심정을 대변하는 마음을 이번 컬렉션에 담아내고자 했다고 한다. 

 

 

Michael Sontag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Michael Sontag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미하엘 존탁(Michael Sontag)

독일에서 잘 알려진 베를린 출신의 디자이너인 그는 둘째 날 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여성복 디자인만 선보였던 그는 이번 컬렉션에서 최초로 남성복 디자인을 선보이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마치 고대의 조각품이 실크 소재의 천을 두르고 있는 듯 재단을 마무리했으며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비대칭 속에서 찾아낸 대칭의 디자인은 그가 이번 쇼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유일한 포인트였다. 야심 차게 준비한 그의 남성복이 크게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들리지만 새로움을 향한 그의 도전은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DAY 3_ 6월 30일

 

 

Perret Schaad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Perret Schaad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페레샤드(Perret Schaad)

매년 새로운 쇼의 개념으로 압도적인 런웨이를 선보이는 디자인 듀오 요하나 페레(Johanna Perret)와 투니아 샤드(Tutia Schaad). 이들은 기존의 고객 중에서도 잠재된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의 패션쇼와 더불어 3D 영화를 제작, 함께 선보였으며 2017년 도시를 그래픽 요소로 꾸며 배경으로 삼은 채 새 디자인을 영상 안에 담아냈다. 장미를 연상시키는 패턴의 하의와 코트를 디자인하고 느슨하게 흘러내리는 옅은 색상의 상의와 매치하여 부담을 덜어냈다. 역시나 이 둘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쇼를 보러 온 모든 관람객의 몰입을 이끌어 냈다. 

 

 

Marina Hoermanseder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Marina Hoermanseder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마리아 회르만세더(Marina Hoermanseder)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젊고 예쁜 디자이너 마리아는 베를린 패션대학(ESMOD Berlin)과 런던 세인트 마틴 대학(Londonʼs Central St. Martins College)을 졸업하고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인턴십을 거친 후 2014년 베를린 패션위크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2017 S/S 컬렉션에서도 많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신진 디자이너라는 사실이 놀라울 만큼의 기대를 모았다. 

 

쇼가 열릴 장소로 동베를린 중심에 위치한 황태자궁의 정원(Garten des Kronprinzenpalais)을 택한 것 또한 그녀의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쇼를 보는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파스텔컬러와 무지개 빛깔의 나비를 연상시키는듯한 사랑스러운 디자인의 원피스에 스와로브스키(Swarovski)의 크리스털 장식으로 화려함을 더해 쇼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했다. 

 

 

Augustin Teboul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Augustin Teboul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어거스틴 테불(Augustin Teboul)

독일 출신의 아넬리 어거스틴(Annelie Augustin)과 프랑스 출신의 오델리 테불(Odély Teboul)이 이끄는 대표적인 걸크러시(Girl Crush) 브랜드는 매 컬렉션에서 개성 강한 디자인으로 대중을 매료시키고 있으며 프랑스 파리의 보그(VOGUE) 편집장이 인정한 디자이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독특한 소재에 기발한 옷감 재조방식으로 펑크룩(Funk Look)을 완성하고 트레이드마크인 블랙과 레드를 통해 ‘쎈’ 언니들이 사랑할만한 디자인을 내세웠다. 

 

 

DAY 4_ 7월 1일

 

 

Irene Luft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Irene Luft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아이린 루프트(Irene Luft)

머리를 틀어 올리고, 눈에는 검은 렌즈를 착용한 모델들이 무표정한 얼굴로 런웨이를 활보하는 이 쇼는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디자이너 아이린 루프트(Irene Luft)의 쇼다. 시스루룩(see-through look)이 무기인 이 디자이너는 작년과 올해의 컬렉션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비슷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확연히 다르다고 느낄 수 있었던 건, 모델의 컬러렌즈가 회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다는 것. 

 

 

Sammler Berlin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Sammler Berlin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잠믈러 베를린(Sammler Berlin) 

베를린 출신의 디자이너 레베카 잠믈러(Rebecca Sammler)는 패션위크의 마지막 날을 화려하게 장식하듯 반짝이는 직물과 색감의 결정적인 조화를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런웨이에 당당하게 올려놓았다.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여성복 정장에 핑크빛 골드 메탈릭(Goldmetallic) 컬러를 매치하고,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은은한 아쿠아(Aqua) 톤의 드레스로 여성미의 정점을 끌어올리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Julian Zigerli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Julian Zigerli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줄리안 지걸리(Julian Zigerli)

마지막으로 스위스 출신의 남성복 디자이너 줄리안 지걸리(Julian Zigerli)의 컬렉션은 에리카헤세(Erika Hesse) 아이스 링크장에서 펼쳐졌다. 최초로 여성복 디자인을 선보인 그는 일반적인 쇼의 형태를 선보였으며, 각각의 모델들의 개별 워킹 후에는 모든 모델들이 함께 활주로를 달리듯 런웨이에서 어우러져 디자인이 모였을 때 위화감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다는 듯 ‘화합’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 All rights reserved by Berlin Fashion Week 2016

 

 

베를린에서는 일 년에 두 번 패션 디자인, 바이어, 무역의 모든 관계성을 위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국제적인 무대가 펼쳐지며 이를 위해 국가가 나서서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베를린 패션위크는 이런 모두의 혁신적인 열정을 매 시즌 컬렉션에 담아내 최신 유행을 이끌어 나가고 있으며 이제는 세대를 아우르는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런웨이를 통해 본 그들의 에너지와 패션을 대하는 모든 이들의 애정 어린 태도는 반복되어 돌아올 다음 시즌에 대한 설레는 기대감과 긴 기다림을 참아낼 만한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 존재 그대로의 베를린 패션 위크 2017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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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남달라 독일 통신원
미디어 디자인과 독일문화를 전공한 후 10년째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 독일 쾰른에 위치한 현대미술 갤러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 곳곳의 문화예술관련 소식을 생생하게 전함으로써 한국과 유럽의 문화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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