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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세상에 나를 알려라!

월간 사진 | 2016-12-06

 

 

공모전을 통해 해외 사진계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 사진가 이대성. 공모전 수상 전과 후의 삶이 달라졌다는 그에게 공모전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이대성은 최근 해외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한국 사진가 중 한 명이다. 〈사라져가는 섬의 해안가에서〉와 〈미래의 고고학〉 시리즈가 해외 유수의 공모전에서 연달아 수상하며 세계 각지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중앙대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프랑스 파리로 삶의 터전을 옮긴 뒤 넓은 세상에서 한국 사진가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작가를 만났다.

공모전에 대한 관심은 언제 시작되었나?
학창시절에는 한 번도 공모전에 참여한 적이 없다. 공모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파리로 거주지를 옮긴 후부터다. 예술계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한 명도 없었기에 내 작품을 알리는 방법은 공모전에 당선되는 것밖에 없었다. 아내의 권유로 처음 공모전에 응모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2013년 소니월드포토그래피에서 ‘콘텐포러리 이슈’ 부문 3위에 입상했다. 최초의 입상이 세계적 공모전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을 것 같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인도 고라마라섬의 현실을 담은 〈On the Shore of a vanishing island〉 작업이었다. 한국에서 딱히 주목받지 못한 작업이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고고학〉, ©이대성

〈미래의 고고학〉, ©이대성


전 세계에 무수히 많은 공모전이 있다. 한 해에 대략 몇 개의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나?
개인적으로 한 해에 10개 이상의 공모전에 응모한다. 유럽에서 생활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작가들에게 공모전은 하나의 일상과 같다는 것이다. 작업을 구상하고, 리서치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고 나면 가장 마지막 단계로 자신의 작업의 성격과 맞는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한다. 수상에 대해 특별한 기대를 갖는다기보다는 작품 제작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유럽에서 생활하며 나 역시 그런 습관이 생겼다. 다만 무조건 작품을 제출하기보다는 자신의 작업과 공모전의 주제가 잘 맞는지 면밀히 살펴본 뒤 응모한다. 

공모전에 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사진관련 웹사이트에서 보내오는 뉴스레터를 통해서다. 새롭게 론칭하는 페스티벌이나 사진 공모전에 관한 정보를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다. 특히 Photographic Museum of Humanity( phmuseum.com), Viewfind( viewfind.com), Maptia( maptia.com), L’oeil De La Photographie ( www.loeildelaphotographie.com) 등의 사이트를 추천하고 싶다.

공모전 성격이 각기 다른 만큼 포트폴리오 제출 방식에도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공모전에서 요구하는 형식에 맞게 작품을 제출하는 것이다. 작품 제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공모전의 경우 대부분 참가비가 있다. 반면 국내에서 참가비를 받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면서 참가비를 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다. 전문가들이 나의 작품을 면밀히 살펴보고 평가해주는 것에 대한 응당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특히 수상작가에 이름을 올렸을 경우 전시, 출판, 상금 등 작가가 받는 혜택이 많기 때문에 결코 아깝지 않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모전에서 수상한 뒤 사진가로서의 삶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겼을 것 같다.
2014년 렌즈컬처 비주얼 스토리텔링 어워드에서 ‘오픈’ 부문 우승을 했고, 2015년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에 ‘콘셉추얼’ 부문 2위를 수상했다. 그 뒤로 사진계의 반응이 가장 컸고 즉각적이었다. 특히 소니 포토그래피 어워드의 경우 수상자로 발표된 이후 두 달여 간은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덕분에 사진 관련 해외 주요 매체에 내 작품이 많이 소개되었다. 인터뷰를 하다 지칠 지경에 이르렀지만 가능한 모든 매체 인터뷰 요청에 응했다.

최근 많은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공모전 수상 덕분인가?
개인전을 제외하고 2015년에 11개, 2016년 9개의 전시에 참여했다. 특히 세계 유수의 사진 페스티벌에 작품이 많이 소개되었다. 대부분의 전시는 초대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해외 사진계는 하나의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사진계 주요 인사들의 경우 자신들이 심사한 공모전 수상 작가를 다시 자신이 기획하는 사진 행사나 전시에 참여하길 제안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국내 공모전과 해외 공모전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해외 공모전의 경우 전적으로 작품 자체로 평가를 받는다. 학연이나 지연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 공모전의 경우 포트폴리오 리뷰 행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1대 1 면접 형태로 심사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미래의 고고학〉, ©이대성

〈미래의 고고학〉, ©이대성


2013년부터 수없이 많은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자신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상을 꼽는다면?
2016 Prix voies-ff Prize를 꼽고 싶다. 20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사진 행사다. 그런 명망 있는 행사에서 최고의 포트폴리오로 뽑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공모전에 계속 작품을 출품할 예정인가? 
사실 작가로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면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할 필요가 없게 된다. 유명 디렉터나 큐레이터들이 먼저 신작에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제안을 해온다. 나에게도 그런 의견을 피력한 전문가들이 여럿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공모전의 문을 두드릴 생각이다. 공모전을 통해서 내 작업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

새로운 작업에 대한 부담이 클 것 같다.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난민에 관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작업과 전혀 다른 형태다. 해외 사진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은 무척이나 고마운 일이지만 주변의 기대가 큰 만큼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해외 공모전 참여에 관해 국내 동료, 후배 사진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외 공모전의 경우 수상 작가에게 확실한 지원이 이루어진다. 특히 사진 페스티벌이 주최하는 공모전에서 수상할 경우 상금은 물론 체류비 일체, 경우에 따라 아티스트 참가 비용을 따로 제공한다.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자신을 알릴 수 있다. 또한 세계적 사진계 인사와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는 셈이다. 한국 사진가들에게 국내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라고 말하고 싶다. 작업이 좋다면 언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올해 12월 열리는 앙코르와트 사진 페스티벌에 초대 받아 전시를 앞두고 있다. 2017년 핀란드에서 열리는 Backlight Photo Festival에도 이미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작가로 남고 싶다.

이대성 사진가
현재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2013, 2015 Sony Photography Awards, 2016 Prix Voise-off 외 다수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에디터_ 김민정

디자인_ 김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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