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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이봐, 집사.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고

에이루트 | 2017-03-09

 

 

요즘 SNS에서 인기 있는 짤방 중 하나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찍은 ‘반려동물 짤방’이다. 주인의 짓궂은 장난에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은 보는 이를 심쿵하게 만든다. 그러나, 과연 개와 고양이의 입장에서 이게 재미있을까?


〈누가 날 귀찮게 하는가 ㅠ〉, 2016

〈누가 날 귀찮게 하는가 ㅠ〉, 2016


에이루트 아트플랫폼은 3월 7일부터 24일까지 박용식 개인전 ‘짤 -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를 개최한다.

일상 속에 숨어있는 폭력을 다뤘던 박용식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의도에 상관없이 행해지는 폭력과 피해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독특하게도, 작가는 소셜 네트워크상에 올라오는 개와 고양이의 짤방을 통해 이를 표현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으로 공유되는 짤방 속 강아지의 머리만 무심하게 놓인 작품은 엽기적이다. 뚱한 강아지의 표정과 징그럽게 사실적으로 표현된 뼈와 살은 왠지 우리에게 ‘즐겁냐? 난 괴롭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고사에 사용되는 돼지 머리를 보는 듯하다.

〈나는 잘란다 ^^〉, 2015

〈나는 잘란다 ^^〉, 2015

〈나의 발이 그렇게 이쁜가요#3〉, 2013

〈나의 발이 그렇게 이쁜가요#3〉, 2013

〈맘에 드십니까 ㅎ〉, 2015

〈맘에 드십니까 ㅎ〉, 2015


작가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짤방을 통해 보는 개와 고양이의 귀여운 신체 부위와 행동은 주인에게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무시한 채 단순히 귀여움의 대상으로 사진을 찍고, 널리 퍼트린다. 즉, 우리는 상대방의 기분이나 본능(동물에게는 아마도 이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을 무시하는 폭력을 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는 소셜 네트워크에 돌아다니는 이미지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을 밝혀내고,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전시장에는 작가의 신작 12점(입체작품 6점, 평면작품 6점)과 함께, 대표작인 ‘개와 술병’, ‘선상 비행’, ‘12마리 대기 중’도 전시된다. 재치있는 표현으로 인간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작가의 작품은 또 다른 의미로 심쿵하게 만든다.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제공_ 에이루트( AROU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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