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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광주로 간 밀라노

2017-10-12

 


 

현재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FUTURES(미래들)’라는 주제로 4개의 본 전시와 3개의 특별전, 1개의 디자인페어로 구성되어 다양한 국가의 많은 디자이너들과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경, Photo by Leandro Sgro​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경, Photo by Leandro Sgro 

 

 

2017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산업 혁명 이후의 과거와 현재에 기반을 두고 산업화와 자본주의로 이룩한 인류의 번영과 물질적 풍요, 그리고 그 이면에 야기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디자인의 더 나은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4차 산업 혁명으로 또 다른 변화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경, Photo by Leandro Sgro​

우리는 또 다른 변화의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전경, Photo by Leandro Sgro


 

이 변화 속에서 ‘미래는 또 어떠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혁신과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하여 미래에 대한 예측을 단언하기보다는 다양한 담론과 시각에서 ‘ FUTURES(미래들)’란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광주로 갈 준비의 시작: 미래, 이탈리아, 변화


밀라노 공대에서 주제를 정하며 회의를 하는 모습. 프로젝트 리더 레안드로 스그로(Leandro Sgro), 어거스틴 페데레이라(Agustin Pereira), 알렉산드라 아발(Alejandra Abal), 크리스티나 팜(Christina Pham),데니스루센테(Denise Lucente), 페르난도 에스파지토(Ferdinando Esposito), 마티나 란도(Mattina Rando), 손민정, 프로젝트 매니저 캐롤리나 크루즈(Carolina Cruz)와 지도 교수 안나 메로니(Anna Meroni), photo by  손민정

밀라노 공대에서 주제를 정하며 회의를 하는 모습. 프로젝트 리더 레안드로 스그로(Leandro Sgro), 어거스틴 페데레이라(Agustin Pereira), 알렉산드라 아발(Alejandra Abal), 크리스티나 팜(Christina Pham),데니스루센테(Denise Lucente), 페르난도 에스파지토(Ferdinando Esposito), 마티나 란도(Mattina Rando), 손민정, 프로젝트 매니저 캐롤리나 크루즈(Carolina Cruz)와 지도 교수 안나 메로니(Anna Meroni), photo by 손민정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 폴리테그니코 디 밀라노) 디자인 학부의 PSSD(Product Service System Design: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는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의 초대를 받아, ‘Smart City - House - Home’ 전시 부분에 참가하여 〈A City Open by Design〉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출품하는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하여 프로젝트 진행과정 전반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A City Open by Design〉과 광주를 방문했던 밀라노 공대 학생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래의 도시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학생들의  처음 고민은 ‘이 ‘Smart City’를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였다. 대부분의 참가 학생이 이탈리아인이고 이탈리아 문화 속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이탈리아 문화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어떻게 미래에까지 새롭고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며, 또 어떻게 발전시켜 나아갈지에 대해 고민했다. 

 

학생들이 이탈리아의 가치로 손꼽은 것들은 유년기와 우정, 아름다움과 품질에 대한 민감성, 삶의 즐거움, 가족간의 유대감에 대한 존중, 전통의 기억, 신뢰, 시간, 나이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태도였다.  이러한 가치들을 어떻게 미래에도 유지시키며, 또 현대의 관점에서, 그리고 우리가 2030년이라고 상상하는 사회 경제적 및 기술적 변화에 비추어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여기에 이탈리아 여러 지역의 문화 유산에 대한 보존과 관심을 더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가치들을 총 7개의 주제 - 노동 및 경제, 교육 및 통합, 에너지 및 자원, 이동성 및 통근, 엔터테인먼트 및 자유 시간, 패션 및 지속 가능성, 정책 - 로 설정하여 한 명이  하나의 주제를 정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2030의 열린 도시를 그려냈다. 또한 7개의 주제는 열린 도시라는 포괄적인 아이디어로 묶었는데, 열린 도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세계에 개방되도록 설계된 장소로써 포용성과(사람들, 문화, 정보, 아이디어), 협업(시민, 정부 및 전체 인구) 및 적응성(고여있지 않음- 항상 들으면서, 유연한 사고, 기술적으로 숙련된)의 특징을 가진다.

 

 

미래의 도시, 이탈리아 사람들의 삶 속에서의 미래

 

좌부터 어거스틴 페데레이라(Agustin Pereira) 학생, 안나 메로니(Anna Meroni)교수, 레안드로 스그로(Leandro Sgro), Photo by Leandro Sgro

좌부터 어거스틴 페데레이라(Agustin Pereira) 학생, 안나 메로니(Anna Meroni)교수, 레안드로 스그로(Leandro Sgro), Photo by Leandro Sgro

 

 

〈A City Open by Design〉.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 디자인 학부의 PSSD(Product Service System Design) 작품, Photo by Leandro Sgro

〈A City Open by Design〉.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 디자인 학부의 PSSD(Product Service System Design) 작품, Photo by Leandro Sgro

 

 

참여 학생들의 프로젝트는 밀라노에서 일하고 있는 시칠리아 출신의 이탈리아 여성의 하루 일과와 생활을 통해 변화된 미래를 담고 있다.  가장 흥미롭다고 생각되는 시나리오를 소개하고자 한다.  전통 홍보대사(Traditional ambassador) 부분은 전통의 문화를 중요시하고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전통 홍보대사(Traditional ambassador)는 각 지역에서 임명을 받은 홍보대사로 자신의 고향 지역의 라이프 스타일과 전통적인 생활을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목표를 가진다. 그녀는 계속하여 전통적인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와 미래의 방향을 탐구하고 전통을 재해석하는 일을 한다. 

 

열린 옷장(Smart wardrobe)은 사람들이 더 이상 이동을 할 때 많은 의상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게 옷을 대여하는 시스템으로, 어디에 가기 전 자신이 원하는 옷들을 요청해 두면 그 옷들을 도착해서 받아볼 수 있다. 이것은 패션을 중요시하는 문화적 배경을 중심으로 이동의 편의성과 유행을 적은 소비로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는 충족감을 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을 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탈리아의 문화를 해석하여 그것이 가지는 가치를 함께 정의 내리고, 그것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 아이디어의 시작이라는 부분이었다. 흔히 미래를 생각하면 기술이나 혁신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이를 반영하기 위해서 때로는 혁신을 위한 혁신을 해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세상이 변화해도 사실 사람들이 지키고 계속해서 유지하고자 하는 가치는 계속되기 마련이고 이를 통해서 미래를 설정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는 생각이다. 

 

또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의 자유로운 토론 방식과 아이디어를 확장하고 이를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2030이라는 가까운 미래는 상상하기 쉬운 시간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변화의 정도와 속도가 가늠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 최근 10년간의 변화를 생각하면 더더욱 앞을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참여 학생들은 너무 비현실적인 상상보다는 과거의 변화에 기반을 두고 가장 크게 발생할 변화의 방향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자신들이 상상하는 자신들이 바라는 미래의 상을 그려냈다. 

 

아이디어를 내고 만들어 나가다 보면 때로 아이디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사람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대한 방법적인 문제에 부딪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은 그 아이디어들이 실현되는 맥락과 그 아이디어로 그려지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진행하여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미래에 대한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광주로 간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

밀라노 공대(Politecnico di Milano : 폴리테크니코 디 밀라노) PSSD(Product Service System Design: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학과는 현재 사회 혁신 디자인과 서비스 디자인, 스타트업을 위한 기획 및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학과로 유럽 내에서 사회 혁신 디자인과 디자인 방법론의 학문적인 부분에서 선두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에지오 만지니 교수와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안나 메로니 교수 및 유명한 연구진들과 그 산하의 랩실들은 사회적 변화와 기술의 변화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해 나가는 사람 중심의 디자인을 해나가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PSSD학생들과 밀라노 공대가 그려나갈 미래가 더욱더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는 프로젝트 리더 레안드로 스그로(Leandro Sgro), 어거스틴 페데레이라(Agustin Pereira) , 알렉산드라 아발(Alejandra Abal),  크리스티나 팜(Christina Pham), 데니스 루센테(Denise Lucente), 페르난도 에스파지토(Ferdinando Esposito), 마티나 란도(Mattina Rando), 손민정 학생이 참가하였다.  프로젝트 매니저 캘롤리나 크루즈(Carolina Cruz)와 지도 교수 안나 메로니(Anna Meroni)의 지도로 이루어졌으며 이중에서 밀라노 공대 PSSD와 ME를 복수전공하고 있으며 프로젝트를 이끈 이탈리아인 레안드로 스그로(Leandro Sgro) 학생과,  밀라노 공대 PSSD를 전공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어거스틴 페데레이라(Agustin Pereira) 학생, 안나 메로니(Anna Meroni)교수가 광주 비엔날레를 방문했다. 아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다녀온 두 학생의 인터뷰로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가 그들에게 준 영향과 그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그려내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어거스틴 페데레이라, 레안드로 스그로  학생, Photo by Leandro Sgro

어거스틴 페데레이라, 레안드로 스그로 학생, Photo by Leandro Sgro

 


Q. 미래의 스마트 도시라는 주제를 처음 받았을 때 든 생각과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레안드로 스그로(이하 레오): 맨 처음에 주제를 처음 들었을 때의 생각은 ‘와, 새롭게 작업해야 할 엄청난 주제구나’였다. 열정과 혼란이 함께 섞여 있었다. 미래의 스마트 도시를 그려내는 것은 평범한 주제 같지만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 디자이너들을 하나로 모으고 해결책이 될 법한 아이디어들을 원활하게 만드는 과정을 가지는 것이 매우 어렵고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어거스틴 페데레이라(이하 아구): 이 주제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기뻤고 개인적으로 미래의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실현에 대해서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초안 작성된 서비스 간의 일관성을 고려하는 것이었다.

 

Q.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또 앞으로 더 발전시키고 싶은 방향이나 부분이 있다면?

레오: 많은 디자이너들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하겠지만, 우리 팀에서는 원격으로 작업하던 부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고 그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시각적인 내용과 스토리텔링 부분 등이 프로젝트에서 개선될 수 있는 부분으로 여겨진다. 

 

Q. 밀라노 공대PSSD 학과에서 배운 내용 중에서 이 프로젝트를 할 때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밀라노 공대PSSD의 특화된 부분에 대해 말한다면? 

레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도움이 되었다. 생각하는 방법, 툴들 그리고 팀으로 일할 수 있다는 방법을 배웠다. PSSD의 과정에서 배운 것은 결과물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하고 비판적인 사고방식이다. 밀라노 공대에서의 PSSD 석사 과정은 미래의 디자이너가 연구를 수행하는데 숙련되어야 할 리서치와 디자인 방법론,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방향성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아구: PSSD에서 준 시스템적이고 체계적인 관점이 없었다면 프로젝트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PSSD에서는 디자이너들에게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여 토론을 진행하거나 성공적인 브레인 스토밍을 수행하도록 하고 문제에 더 깊이 있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Q.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를 방문했던 경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레오: 일반의 디자인을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부분과 한국 사람들의 디자인에 대한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아구: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즐거웠다. 많은 개인, 학교들이 예술적 설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고 도시가 디자인 공동체를 향하여 열려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Q. 비엔날레의 작품들 중 미래에 대해서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던 작품 또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아구: 나는 ‘레트로 퓨처(retro future)’라는 전시가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조상들이 미래를 상상하고 투영하고 있는 방법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Q.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미래의 도시의 모습 또는 디자인의 방향은 어떨 것 같다고 생각하나? 

레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경험과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 내가 자라난 전통적인 이탈리아 도시의 미래를 그리는 것은 조금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비엔날레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탈리아 가치와 문화적 인사이트에 기반을 둔 시각을 통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구: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서, 사회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모든 사람이 사회에 포함되는 공동체의 사고방식에 인간이 열려 있기를 바란다.

 

Q. 한국을 방문했던 소감과 앞으로 개인적인 디자인적 목표나 관심 분야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아구: 한국 사람들이 놀랍도록 예의 바르고 친절해서 집처럼 느껴졌다. 이런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며 현재 사회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나는 디자인을 통한 변화를 믿는다!

 

글_ 손민정 밀라노 통신원(smj91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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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 공대에서 (Politecnico di Milano)에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을 전공 후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롭게 만들 디자인의 힘을 믿고, 늘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서 길을 나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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