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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몸으로 바라보고 문자로 해석하기

2017-10-20

 

 

실제적인 몸과 추상적인 문자는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타이포잔치 2017은 이렇게 멀고도 가까운 사이인 몸과 문자를 통해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여러 시각으로 해석한다.


design by 오디너리 피플

design by 오디너리 피플


문자의 언어적 역할뿐만 아니라 예술·조형적 역할까지 탐구해온 타이포잔치가 올해는 ‘몸’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앞서 말했듯이, 몸과 문자는 정반대의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타이포잔치는 1년 전부터 리서치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주제의 이질적 관점을 공유하고, 정의했다. 몸에 관한 표제어를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필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관점으로 해석한 글을 모은 〈몸사전〉은 주제 해석에 대한 다양할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몸과 관련된 작가, 작품, 사건을 조사한 책 〈터치타입〉은 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백과사전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러한 사전 작업을 바탕으로 타이포잔치 2017의 전시는 몸과 문자를 연결하고, 둘의 관계를 새롭게 제시한다.

몸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담은 〈터치타입〉

몸에 대한 광범위한 이야기를 담은 〈터치타입〉


전시는 총 10개의 주제로 구성된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주제는 포스터를 통해 글자체의 변화를 살펴보는 쓰기의 시간들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동아시아를 배경으로 문자의 탄생과 글자체의 변화, 인쇄의 발달을 설명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양옆으로는 포터를 통해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흐름을 ‘쓰기’의 관점에서 바라본 구조물이 있다. 포스터 하단에 적혀있는 디자이너의 설명은 포스터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의 상관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글자, 이미지 그리고 감각은 문자를 갖기 전, 소통의 도구로써 사용했던 그림과 몸에 대해 다룬다. 미구엘 발디비아 & 쥴리아 가빈의 그림은 감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한편, 음파를 이용하여 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그에 맞는 문자를 연결해주는 테드 데이비스의 작업은 몸의 움직임을 기계적으로 표시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쓰기의 시간들’ 전시 전경

‘쓰기의 시간들’ 전시 전경

‘쓰기의 시간들’은 최근 한국 포스터에 사용된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디자인에서 ‘쓴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다.

‘쓰기의 시간들’은 최근 한국 포스터에 사용된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디자인에서 ‘쓴다는 것’의 의미를 찾는다.

테드 데이비스, 〈OscillTypo + OscillBody〉, 2017

테드 데이비스, 〈OscillTypo + OscillBody〉, 2017


2층에서는 플레이그라운드: 디자이너가 만드는 놀이 섹션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디자이너가 만든 놀이터라는 컨셉에 맞게, 이곳의 전시 작품은 관객의 참여를 유도한다. 흔들 목마를 타거나,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춤을 추는 등 관객은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작품의 진가를 발견한다.

2층 곳곳에는 타이포잔치 2017이 시작하기 전, 진행했던 워크숍 - 사이사이 워크숍의 결과가 전시되어 있다. 테드 데이비스와 권민호가 함께 진행한 〈글자, 몸의 움직임으로 해독하다〉 워크숍은 마치 타이포그래피로 진행한 운동회 같다. 친구들과 게임을 하면서 문자와 몸의 관계를 경험으로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배민기, 〈Full-scale physical exercise〉, 2017

배민기, 〈Full-scale physical exercise〉, 2017

노래방 기기의 번호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김형재+홍은주 디자이너의 〈한국인이 사랑하는〉, 2017

노래방 기기의 번호로 작품을 만들어가는 김형재+홍은주 디자이너의 〈한국인이 사랑하는〉, 2017

사이사이워크숍은 2016년에 진행한 행사로, 전시에는 결과물이 전시되었다.

사이사이워크숍은 2016년에 진행한 행사로, 전시에는 결과물이 전시되었다.


마지막으로, 한국 디자이너 32팀의 그래픽 작업이 전시된 연결하는 몸, 구체적 공간은 지역과 디자인이 연결된 프로젝트다. 이 섹션에 전시된 작품은 서울의 소외된 150개 지역 버스 정류장과 우이신설선의 환승 공간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각 디자이너는 자신의 작품이 전시될 정류장, 환승역의 지역성을 해석한 그래픽 작업을 선보였다. 현재 활발한 활동을 하는 디자이너를 모았다는 점에서 동시대성을 느낄 수 있으며, 사람-문화-지역을 연결하는 디자인의 역할을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연결하는 몸, 구체적인 공간’ 전시 전경

‘연결하는 몸, 구체적인 공간’ 전시 전경

김영나, 〈SET v.9: 패턴〉, 2017. 우이신설선 성신여대입구역 환승길에 전시되어 있다. 오며가며 마주칠 수도 있으니 유심히 보자.

김영나, 〈SET v.9: 패턴〉, 2017. 우이신설선 성신여대입구역 환승길에 전시되어 있다. 오며가며 마주칠 수도 있으니 유심히 보자.

메인 홀에는 주로 인터랙션 작업이 전시되어 있다.

메인 홀에는 주로 인터랙션 작업이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도, 인터랙션·포스터·설치물 등 매체를 넘나드는 국내외 디자이너 216개 팀 혹은 개인의 자유로운 시각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는 ‘행동하는 몸’이라는 연계전시를 진행하며, 다양한 부대 행사도 매주 준비되어 있다. 올해도 타이포잔치는 몸과 문자의 관계를 재정의함으로써, 문자의 새로운 잠재력을 찾아냈다.

타이포잔치 2017: 몸
2017.09.15 - 10.29 (오전 10시 - 오후 7시)
문화역서울284
무료 관람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
자료 제공_ 타이포잔치 2017( www.typojanchi.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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