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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청정의 블루오션에서 발견하는 Uncommon Products

2006-04-10

시중에 통용되는 상품의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생각하는 디자인과 사용성에 있어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 있다. 그래서 인디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아트프로덕트적이거나 혹은 실험적인 상품들에 열광하지 않는 국내의 실용적 소비자들이 기존의 제품과 다르거나 혹은 익숙하지 않은 요소들이 담긴 상품들에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항상 디자이너의 스케치북에서나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상품들에 대한 지속적인 시도가 계속 되어 왔다. 특히 일상적이지 않은 상품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경우 보다는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브랜드의 경우가 더 많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들의 대부분은 늘 생활 속에서 소비되고 있는 일반적인 상품에 익숙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 새로운 접근 방법에 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익숙한 것에 좀더 많은 편리함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처럼 소비자에 있어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으로의 소비는 뭔가 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에 초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그런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들 속에는 어떤 감성을 자극하는 포인트가 있을까?

휴대폰의 발전으로 보다 더 긴밀한 휴대성을 가지게 된 디지털 이미지 촬영장치의 대중적인 디지털 스냅카메라의 경우 중점적인 이미지 촬영이나 저장의 기능적인 면에서 좀더 나아가는 새로운 상품들이 개발되었다. 카메라 같지 않은 카메라 즉, 스파이 카메라라 불리는 아이템의 경우 그 유명한 잠입액션 영화 007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품의 하나였다. 1,2차 세계대전 당시 라이카나 콘탁스의 필름식 RF카메라의 개념은 기술의 은혜를 입고 더 작고 간편한 라이터 속에 들어가게 되었다. 치열한 스펙의 경쟁으로 간발의 차이를 넘나드는 스냅디카 시장에서 이 작은 디지털 지포라이터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스파이디카에 가슴 두근거렸던 독자들을 유혹한다.

그런 아날로그의 단점을 디지털로 바꾸는 또 하나의 상품이 바로 미국 Vessel사에 의해 개발된 candela라 불리는 전자양초다 이 상품은 미려한 타원형 폴리카보네이트 속에 적당한 LED라이트를 담아두고 전기가 연결되는 받침대에 별다른 접지장치 없이 본체의 니켈카드뮴 전지로 전기를 공급해 저장시킨다. 충전받침대에서 분리되는 전자양초는 조그만 바람에도 쉽게 꺼져 버리는 양초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에 하늘거리는 클래식한 양초의 매력을 떨칠 수 없다면 candela도 고가의 디자이너 작품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미술관의 작품 정도로만 여겨질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접근한 일반적인 기능성을 갖춘 수도꼭지의 세련된 곡선의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차별화를 일으키는 LED라이트 수도꼭지의 경우에도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뉴슨의 디자인 상품과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오히려 가격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기능성을 가져다 주는 LED수도꼭지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 군이면서도 상당한 대량생산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완전히 다른 개념이 아닌 기존의 상품에 한가지 기능을 조금 더 추가하는 일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상품으로 하여금 좀더 적은 적대감을 갖게 해준다.

여기 일본의 디자인 학도들이 그들의 논문에 열광적으로 거론하는 Fukasawa Naoto의 디자인 브랜드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사의 가습기는 수 가지의 금형을 필요로 하는 기존의 대량생산품의 투박한 디자인으로 하여금 인테리어 상품 역할을 겸하는 가습기라는 모델에 일반적이지 않은 디자인을 적용한 예이다. 실용성만을 고집하는 소비자나 생산자로 하여금 그 동안 숨겨져 있었던 인테리어라는 개념에 눈을 뜨게 하는 경우다.

Naoto는 디자이너의 발견이 얼마나 새로운 상품을 도출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디자인 상품은 별 뜻도 없는 형태를 추구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기존에 친숙한 개념을 잘 이용해 상품에 적용시키는 상품을 상용화 한다. 일상적이지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느낌이 드는 것도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가습기는 사용하는 시간보다도 그렇지 않은 시간이 많은 상품이기 때문에 마치 도자기 같은 형태적인 미려함이 기능적인 부분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던 것 같다. 소량생산의 희귀성도 이 제품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던 이유도 있지만 Takara라는 장난감브랜드가 쌓아온 상품자체의 퀄리티 보장에도 소비자들의 보이지 않은 신뢰가 구매력을 자극했다고 보여진다.


가습기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기존의 상품에 또 다른 사용성을 찾은 예도 Monica Forster라는 여성 디자이너에 의해 개발된 The Cloud라는 휴대용 텐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별다른 프레임 없이 정화된 외부의 공기를 살며시 안쪽으로 불어넣어 안쪽에 바람으로 인해 마련된 공간 속에서 릴렉스 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을 가지고 있지만 상품의 높은 가격덕분에 오히려 기존 텐트의 판매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가지게 되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더라도 제아무리 새롭고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매일같이 생겨나는 그 수많은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의 상품들이 소비자의 손에 맞이될 수 있는 확률이 실은 매우 적은 것도 사실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들이 단지 소수의 특별한 소비자의 간택을 기다리거나 일반적인 상품의 구매를 자극하는 신세가 그들의 탄생비화였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의 상품은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단지 신기하거나 새롭다는 느낌을 주는 일반적이지 않은 상품들이 더디지만 조금씩 소비자의 생각을 바꾸어 갈 때 경쟁자가 없는 청정의 블루오션에서 헤엄칠 수 있는 제품이 탄생되고 그런 개발자가 꿈꾸는 상품이 대중들에게 있어 일반적인 상품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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