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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디자인 기적을 위해 한 걸음 내딛다

2008-10-14

2008년 10월 10일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에서는 21일간의 아름다운 디자인 여행이 시작되었다. 서울시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준비한 세계인의 종합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올림픽’이 개최된 것이다. 2008년 2월 서울디자인올림픽 총감독으로 선임된 이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분주했던 권은숙 총감독을 만났다.

에디터ㅣ 박현영(hypark@jungle.co.kr), 사진ㅣ 스튜디오salt

10월 10일부터 30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전 세계 디자이너들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난 9월, 권은숙 서울디자인올림픽 총감독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은 서울시청 별관 디자인서울총괄본부는 막바지 준비가 한 창이었다. 서울디자인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한껏 달아오를 즈음, 그 누구보다도 초조하며 정신없이 바쁜 사람은 바로 권은숙 총감독이다. 미국 휴스턴대학의 건축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녀가 공모에 의해 선임된 후, 서울디자인올림픽을 준비해온 지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났다. 이제 곧 그동안 피땀 흘린 노력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때가 온 것. 서울대 미대 출신인 권은숙 총감독은 KAIST 산업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하다가(입을 수 있는 ‘웨어러벌 컴퓨터’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휴스턴대에서 산업디자인학과 개설을 주도하였다. 국제적인 디자인 저널 편집위원과 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차세대 PC디자인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등 세계적인 산업디자인 전문가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2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ICSID(국제산업디자인단체총연합회)총회에서2010년 세계디자인도시로 서울이 명명되었던 순간, 그 자리에 있었던 권은숙 총감독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권영걸 디자인총괄본부장과의 당시의 인연을 계기로 서울디자인올림픽 총감독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운명이었던 것 같다” 라고 말하는 그녀는 기대와 부담이 컸던 만큼 몸을 사리지 않는 노력이 필요했다.

큰 행사의 총감독을 맡아 부담이 되었을 것 같다
올해는 서울디자인올림픽과 함께 하는 기간으로 생각했다. 워낙 행사 자체가 국내에서도 내용을 이해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해외의 분들에게 행사를 소개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한국에서 전화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만나 뵙고자 했다. 휴스톤에서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등 초기에는 국내외로 직접 발로 뛰며 서울디자인올림픽의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홍보를 통해 참여를 유도했다. 무엇보다 7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행사준비를 끝마쳐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국내외 작품 경연을 통해 우수 디자이너를 발굴할 목적으로 처음 시행된 ‘서울디자인 공모전’ 또한 초기에 공을 많이 들인 프로젝트였다.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다양한 분야에 고르게 국내외 작품이 출품되어 앞으로 국제적인 공모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문화, 생태, 창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서울시의 의지와 믿음에서 시작된 서울디자인올림픽은 디자인 산업의 발전과 신진 디자이너의 육성,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 확보 및 세계화를 위한 행사로, 무엇보다도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디자인 축제다. 21일간 잠실종합운동장을 뜨겁게 달굴 이 세계적인 무대를 지휘하는 권은숙 총감독의 포부는 대단했다.

왜 올림픽이라고 명명했나
국가, 지역, 정치, 경제, 문화의 벽을 넘어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올림픽의 숭고한 정신과 마찬가지로 디자인 모든 분야가 경계를 허물고 함께 하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은 올림픽의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디자인 그 이상에 도전하는 서울시의 의지와 비전’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수와 관람객이 함께 참여하는 올림픽처럼 디자이너와 시민이 모두 참여하는 서울디자인올림픽 역시 그 맥을 같이 한다 하겠다.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88올림픽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를 세계에 알렸던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세계 최초의 디자인 올림픽을 개최, ‘창의문화도시 서울, 디자인도시 서울’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무엇보다도 스포츠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여 효용성을 높이고 실내 디자인행사를 벗어나 실외에서 공기와 호흡하고 누구나 쉽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모은 생활재들을 가지고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의 외관을 설치하는 ‘천만시민 한마음 프로젝트’ 를 통해 세계 최대 플라스틱 스타디움을 완성했다.

이번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주요 행사는 무엇인가
크게 4가지로 구분되는데, 세계 디자인의 미래 청사진과 서울의 전략을 논의하는 서울디자인 컨퍼런스, 국내외 작품 경연을 통해 우수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서울디자인 공모전, 다양한 창작품과 국내외 디자인 작품이 전시되는 서울디자인 전시회, 시민과 디자이너가 함께하는 축제 한마당인 서울디자인 페스티벌 등이 열린다.

이에 대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디자인 서울의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각인시키고 브랜드화하여 서울의 글로벌 도시 브랜드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디자인 분야의 경계를 넘어 ‘융합과 교류(convergent & connecting)’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디자인 담론을 형성하?한편, 시민들에게 디자인 문화에 대한 인식을 고취시키고 이를 다시 정책에 반영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흘간 열리는 서울디자인 컨퍼런스가 인상적이다. 자하하디드를 비롯해 패트릭 슈마허, 다니엘 리베스킨트 등의 세계적인 디자인리더들이 내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잠실올림픽 주경기장 내 특설회의장에서 열릴 서울디자인 컨퍼런스는 세계적 디자인 거장들이 참여한 가운데 자하 하디드(건축가, 영국), 패트릭 슈마허(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 파트너, 영국), 딕 파월(시모어 파월 공동설립자, 영국), 다니엘 리베스킨트(건축가, 미국), 입스 베허(fuseproject, 미국) 등 세계적인 디자인 리더들의 초청 강연 및 김영세(이노디자인 대표), 조민석(매스 스터디스 대표), 리차드 뷰캐넌(Design Issues 편집장, 미국), 악셀 탈레머(린쯔 대학교 산업디자인 학장, 독일), 카즈오 스키야마(동서대학교 학장, 일본) 등 국내외 디자인 분야의 석학들이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천여 명 정도 관람이 가능한 컨퍼런스 홀을 조성할 계획인데, 주경기장 안에 공기의 주입을 통해 만든 컨퍼런스 홀은 마치 숨쉬는 텐트처럼 ‘Design is AIR’라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주제를 잘 드러낼 계획이다. 기존의 컨퍼런스 장소를 뛰어넘은 실험적인 이 공간은 분명 이슈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국내외 디자인리더를 비롯해 디자인 분야의 석학들을 섭외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국제적인 인맥을 총동원했다. 내가 모르던 분들 또한 행사의 취지와 ‘Design is AIR’ 라는 주제가 좋다며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서울이 가진 잠재력이 가장 큰 뒷받침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열리는 21일 동안 다양한 전시를 체험할 수 있다는데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및 주변 지역에서 실내외 공간을 연계한 새로운 형식의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공기’처럼 경계 없이 융합하고 흐르는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Design is AIR’ 주제전을 비롯해 국내외 신진 작가나 연구가, 비평가들이 서울 곳곳을 해부하여 현재 서울의 모습을 제시하는 ‘서울 디자인 나우’는 강남 아파트의 역사적 변천, 강북 대학가의 문화, 서울역을 둘러싼 삶의 기억 등을 보여준다. 또한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된 서울시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서울시 디자인 비전’, 디자인 경쟁력이 뛰어난 세계 도시(밀라노, 프라하, 뉴욕, 런던, 파리 등)를 초대해 각 도시를 대표하는 도시∙건축∙의상∙제품∙그래픽 디자인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여성최초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의 건축디자이너 자하 하디드와 그녀의 파트너인 패트릭 슈마허의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공간과 오브제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주제어는 ‘Design is AIR’ 이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기본교육의 철학이나 디자이너로서 생각하는 것 나 역시 디자인은 공기라는 것이다. 늘 존재하지만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공기. 디자인은 우리를 숨쉬게 하는 공기와 마찬가지로 삶의 에너지다. 이번 서울디자인올림픽의 주제 ‘Design is AIR’는 기본적으로 공기와 같은 디자인을 표방한다. 빈 공간을 흐르는 공기처럼, 디자인은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생명의 에너지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 권은숙 총감독. 지난 10월 10일 거대한 서막이 열리고 그녀는 더욱 바빠졌다. 세계 최초로 열리는 큰 행사를 순조롭게 잘 치뤄야 할 막중한 책임뿐만 아니라 행사 시작과 동시에 서울디자인올림픽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백서의 기록을 남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열릴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그녀나 남긴 하나하나의 기록은 그 동안 흘린 땀방울 만큼이나 값지고 소중한 기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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