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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세계를 휩쓴 작은 아이디어

2011-06-03


누구나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 생활 속에서 여러 물건을 사용하다보면 시시때때로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다. 왜 이건 이렇게 생겼을까, 왜 이건 작동이 어려울까, 이걸 좀 더 편하게 만들 순 없나 하는 불평 섞인 의문들은 사용자를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덜이’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생활용품에 더 많은 편리함을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모든 것을 ‘하늘의 뜻이겠거니’하며 받아들이는 도 닦는 성인에게도 좀 더 머리를 쓴 디자인이 반가울 것이란 얘기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커넥디자인

커넥디자인은 작은 아이디어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작은 물건들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조합시켜 누구나가 원했던 디자인을 탄생시키는 것이 커넥디자인의 특징이다. 커넥디자인의 송원준 대표가 휩쓴 수많은 상은 커넥디자인의 이러한 특징에 대한 부연설명정도가 되겠다.

81년생의 젊은 디자이너 송원준 씨는 2007년부터 레드닷, IF 디자인, IDEA Finalist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단국대와 SADI를 졸업하고 한국뿐 아니라 밀라노,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해서인지 아이디어와 디자인의 관계를 세계인들의 눈높이에서 풀어나갔다. 일정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비슷비슷한 물건들을 사용하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디자인하는 그의 컨셉은 미국, 영국, 프랑스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러시아, 브라질 등등 세계 각국과 들어맞았다.


그가 디자인한 제품 중 가장 큰 히트작은 'Multi Lines'. 벽에 위치한 콘센트와 연결해주어 여러 개의 플러그를 꽂을 수 있게 해주는 멀티탭을 더욱 사용하기 편리하게 디자인한 제품이다. 그는 편리한 용품이긴 하지만 뭔가 2% 결핍됐던 멀티탭의 취약점을 선의 끝부분에만 모여 있는 콘센트에서 찾았다. “여러 제품들이 디자인적으로 다양하게 나와 있는데 유독 멀티탭은 재미가 없었어요.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의 권한이 없기 때문에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멀티라인은 중간 중간에 하나씩 플러그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TV나 전화기, 컴퓨터 등 전기제품은 다 떨어져 있잖아요. 콘센트가 때론 가깝게, 때론 멀게 있어야 합니다. 그것들을 가장 가까이 있는 곳에 꼽을 수 있으면 편하겠다는 취지에서 디자인했습니다.” 제품에 함께 넣어둔 세 개의 스티커식 양면테이프는 그의 센스. 책상 위나 벽면 등에 붙여놓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배려는 ‘감추어져야 할’ 전선이 아닌 ‘드러나도 예쁜’ 전선을 위한 것이다.


IF, IDEA, Reddot에서 모두 수상을 한 멀티라인은 일본형으로 개발되어 수출, 판매되고 있다. 반응이 좋아 많은 양이 판매되었을 뿐 아니라 스위스의 한 기업으로부터 주목받은 이 제품은 스위스형 개발을 위한 투자를 받아내기도 했다. 아이디어 사업화 사업에 당선되어 현재 국내형도 개발 중이다.

정중앙에 위치한 시계가 독특한 'Watch Diary'는 일본과 브라질, 카타르 등지에 대량으로 수출되었으며 온라인을 통해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나라로 판매되고 있다. 시계를 보듯이 하루의 일과를 정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한눈에 스케줄 관리를 할 수 있다.


와치 다이어리와 같은 컨셉인 'Watch Diary Table'은 즉각적인 실용성을 발휘하는 제품이다. 가운데 시계를 중심으로 하루의 일과를 메모하여 중요한 약속을 잊지 않게 도와주고 하루가 지나면 메모를 지우고 새로운 스케쥴로 채울 수 있다. 뒷면이 자석으로 되어 있어 잃어버리기 쉬운 메모나 명함 등을 부착할 수 있고 메모하는 펜 보관이 용이하게 뒷면에 펜을 꼽아두는 자리도 마련해두었다.


'Roll up'은 지저분한 선에 입혀주는 옷이다. 책상 위의 여러 전선들이나 휴대용 기기의 선들을 예쁘게 정리하여 감싸주는 롤업은 전선 정리를 위한 케이블타이와는 또 다른 제품이다. 한 번 묶으면 재사용이 불가능한 케이블타이와 달리 ‘찍찍이’로 되어 있어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선뿐 아니라 여러 물건을 묶거나 감싸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필통대신 몇 자루의 연필을 묶을 수도 있고 뜨거운 냄비의 손잡이에 감아 쓸 수도 있는 다양한 사용이 이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인 것이다. “케이블 타이는 보기에도 흉하고 사용하기에도 좀 불편해서 미적이로 이걸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흉하게 묶어두는 게 아니라 감싸서 하나의 소품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현재 서울디자인재단의 서울디자인창작지원센터에 입주해있는 커넥디자인은 또 다른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송원준 대표는 커넥디자인을 “아이디어 제품을 선보이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그가 말하는 아이디어는 그냥 ‘괜찮은 생각’이 아니라 사용자가 그토록 원하고 찾는 ‘바로 그것’이다. 어디가 가려운지 모르는 곳을 누군가 찾아서 긁어줄 때처럼 시원한 느낌. 무언가 불편한 것에 대한 기분 좋은 해결책이 바로 그의 디자인이다.

www.connectdesi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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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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