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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공들인 이야기가 주는 고마운 휴식

2011-07-22


우리는 살면서 많은 순간 휴식을 원한다. 자연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더라도, 건물과 자동차가 빼곡한 도심 속에서도 휴식을 찾을 수 있다. 복잡한 머릿속을 비워주고 조급한 마음을 느리게 해주며 까칠한 기분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 반드시 몸이 쉬는 것은 아니더라도 눈을 통해 마음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휴식이 또 있을까. 때론 아름다운 자연을, 때론 우리들의 얼굴을, 때론 동화 속 이야기를 펼쳐 우리의 마음에 휴식을 주는 월(wall)이 있다. 벽화를 통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휴식을 주는 ‘공드린 월요일’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공드린 월요일’은 벽장식을 메인으로 하는 비주얼 아트 스튜디오다. 월요일을 친근한 날로 만들어줄 것만 같은 이 이름엔 공을 들여 월(wall)을 장식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공을 들여서 벽을 대하는 날’이라는 의미다. “한번 사용되고 버려지는 듯한 느낌의 벽화가 참 안타까워요. 벽이라는 것이 벽화를 그리는 사람들에겐 한번 작업하고 끝나는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과는 지속적으로 맞닿아있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전 그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작업하려고 해요. 공간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고 그 이야기로 벽화를 그립니다.” 공드린 월요일의 유주현 대표는 공드린 월요일의 특징을 ‘이야기’로 소개했다.


‘벽화란 벽에 페인트로 그림을 그린 것’이라는 선입견을 깬 것은 공드린 월요일의 또 다른 특징이다. 유주현 대표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페인트 혹은 물감을 이용한 평면작업뿐 아니라 벽화에서도 입체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오는 8월 21일까지 가든파이브에서 열리는 어린이 특별전 ‘하늘만큼 땅만큼’에서도 입체 벽화를 선보였다. “하늘과 땅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전시인 만큼 하늘과 땅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구름, 부엉이, 유니콘, 나뭇가지 등, 하나하나에 모두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부직포와 단추, 기계 부품 등을 부착한 벽면은 팝업북처럼 입체감을 주고 한편의 동화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을 극대화시킨다. “동화적인 느낌을 제 벽화 작업에 대한 특성으로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공간에서 항상 이야기를 찾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이야기의 느낌을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 재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있어요.” 적절한 스토리 표현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재료에 대한 고민은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친환경 재료 사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공드린 월요일의 색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은 ‘아이들과의 교감’이다. 벽화 디자인 회사의 대표이기 이전에 아티스트로서 아이들과 작업을 함께 해온 유주현 대표는 매우 많은 영감을 아이들로부터 얻는다. “아이들은 정말 멋진 미술가예요. 저와 교감도 잘 이루어지고 함께 작업하다보면 정말 피드백이 잘 옵니다. 벽화 디자인을 하면서 꾸준히 아이들을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이 모두 저에게 힘이 됩니다. 아이들이 직접 꾸민 벽화를 보시면 아이들의 에너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실 거예요. 이제 몇 주 후면 아이들이 꾸민 멋진 벽화가 완성될 겁니다.” 그는 얼마 전 경기도박물관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한 아트벤치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도 배성희, 황효덕 작가와 함께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공드린 월요일의 월작업은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유명커피숍부터 청담동 거리, 스튜디오나 병원에서도 볼 수 있다. 향긋한 커피향, 나무와 꽃, 맑은 하늘, 현대인의 자화상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여러 벽에서 펼쳐진다. 그의 작업이 유난히 반가운 것은 현실에선 만나기 어려운 ‘순수와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처럼 맑고 순수한 기운. 공드린 스토리와 공드린 벽화가 만나 공드린 월을 만든다.


“예전부터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가 참 좋았어요. 그래서 동화책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희망차고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벽화를 그릴 수 있고 또 아이들과 함께 즐기면서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어요.” 아이들의 그림이 순수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아이들의 멋진 그림을 알아보는 눈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았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눈과 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마음을 지닌 그는 오늘도 우리에게 줄 따뜻한 행복을 공들여 그린다.

www.gongdre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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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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