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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황금빛으로 빛나는 신라, 세계와 만나다

우예슬│뉴욕 | 2013-08-01



세계 4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오는 11월 4일부터 2월 23일까지 '황금의 나라, 신라' 展이 개최된다. 1981년 열린 '한국미술 5000년' 展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전시인 만큼 한국은 물론 뉴욕 현지의 관심도 뜨겁다. 메트로폴리탄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을 준비하는 이소영, 드니스 라이디 (Denise Patry Leidy) 큐레이터를 직접 만나 전시 기획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 | 우예슬 뉴욕통신원(wys0603@gmail.com)


우예슬: 한국 미술과 관련해, 20 여 년 만에 열리는 대형 전시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기획 배경이 궁금한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이번 <황금의 나라, 신라> 展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되었다. 2008년에 드니스 라이디 큐레이터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초청특강을 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메트로폴리탄의 운영방식과 아시아예술 전반에 관해 설명하던 자리에서 한 관계자가 신라에 대한 전시를 제안했다. 정식으로 이루어진 기획제안은 아니었지만, 드니스 큐레이터의 전공분야가 중국 불교 미술 공예와 실크로드 쪽이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뉴욕에 다시 돌아와 정식으로 협의를 했다. 

우예슬: 이번 전시의 주제가 ‘황금의 나라, 신라’다. ‘금’이라는 소재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데, 전시에서는 어떤 작품들을 만날 수 있나?
이번 특별전에서는 총 100여 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는 총 세 포인트로 나눠 말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5, 6세기 신라 고분 출토물들이다. 당시 왕실과 귀족들의 능에서 나온 부장품들을 전시하는데, 황남대총 북분 금관 등 신라의 상징적인 유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신라의 국제성을 드러내는 유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신라의 국제성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지만, 신라는 거대한 동-서 네트워크 교역의 동쪽 끝 나라로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것을 반증하는 출토유물로 중앙아시아 ‘보검’과 로마제국의 ‘유리잔’이 있다. ‘보검’의 경우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중세 예술 담당 큐레이터가 한국에 이런 유물이 있을 줄 몰랐다고 할 정도로 값진 역사적 상징이다. 또 유리잔의 경우에도 신라의 국제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교역의 상징이다.

세 번째는 불교미술이다. 신라는 고구려나 백제보다 늦게 불교가 유입되었다. 하지만 신라에서의 불교는 단순히 미술양식을 바꾼 것 이상으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매장문화도 바뀌었고, 금이라는 재료는 액세서리뿐 아니라 불교, 즉 종교미술품을 만드는데도 상당한 양이 사용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찬란했던 신라의 불교미술도 함께 볼 수 있다.


우예슬: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도, 즐거운 점도 있었을 것 같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전시 개최를 확정하고 나서, 부관장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비공식 일정으로 경주를 방문했었다.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 모두 불국사와 석굴암, 황남대총 등 경주의 문화유산들을 보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는데, 그 모습을 보니 경주의 위대함을 느껴지면서 감동을 받았다. 또한 이번 특별전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과 함께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이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러한 부분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두 박물관 관계자들께 정말 감사하다. 이번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황금의 나라, 신라> 展에는 미국에서 보기 힘든 유물들이 온다. 굉장한 기회이고 해외에서 이 정도의 규모로 열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인 만큼 개인적인 자부심도 크다. 



우예슬: 이번 전시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1층 특별 전시실에서 열린다고 알고 있다. 굉장히 좋은 위치이기도 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번 특별전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한국미술 5000년' 展 이후 꾸준히 한국미술에 관한 전시를 해 왔지만, 한국의 고대 미술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특별전으로 한국의 자랑스러운 고대미술과 역사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1층 특별전시실 옆이 그리스 로마 전시실인데, 역사적으로 연결이 되기도 하고, 그리스 로마 전시실에 못지않은 위대한 유산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 더욱 뜻깊게 느껴진다. 이번 특별전으로 많은 사람들이 ‘아 한국에는 K-POP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이렇게 멋진 유물이 있구나’ 감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우예슬: 향후 한국 미술과 관련해 준비 중인 다른 전시는 없나?
이번 전시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 더욱더 한국 미술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 현재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한국관에는 5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전시공간이 협소한 아쉬움이 있지만, 2008년부터 한국 미술 시리즈 전시를 꾸준히 하고 있다. '황금의 나라, 신라' 展 이후에는 이 전시를 계속 이어서 하고 싶다.

우예슬: 끝으로 '황금의 나라, 신라' 기획 전반에 대한 소감은?
전시를 준비하면서 정말 바쁘면서도 열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전시 개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 거는 기대가 큰 편이다. 현지에서 한국역사에 대한 또 다른 발견이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 커뮤니티의 해외 미술관 지원 역시 적극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 많은 분들이 전시에 대해 아낌없는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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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
2012년부터 세계 최대 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지내며 다양한 매체에 문화예술 관련 칼럼을 쓰고 있다.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이 많으며, 보다 대중적이고 신선한 작품들과 작가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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