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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뉴욕을 찾은 에곤 실레

우예슬 ㅣ 뉴욕 | 2014-12-23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 에곤 실레가 뉴욕을 찾았다. 구스타프 클림트, 오스카 코코슈카 등 오스트리아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집중 전시하고 있는 뉴욕의 대표적인 뮤지엄, 노이에 갤러리(NEUE GALERIE)에서 마련한 이번 전시는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마련된 에곤 실레의 단독 작품전이기도 하다. 내달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현재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회로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글 ㅣ 우예슬 뉴욕 통신원
자료제공 ㅣ NEUE GALERIE


인간의 죽음에 대한 공포, 인간 내면의 모습을 뒤틀린 육체를 통해 거칠게 묘사한 에곤 실레의 작품들은 관객들을 충분히 몰입시키며 곧장 매료시킨다. 작품 소재만으로 야한 그림이라고 일축하기에는, 그의 작품들은 거침 속에서 인간 본연의 고뇌와 슬픔, 어두움이 담고 있다. 급진적인 표현주의자인 그는 독보적인 그만의 스타일로 인간의 실존을 둘러싼 고통스러운 투쟁에 관심을 기울인 대표적 화가다. 죽음에 대한 공포, 관능적 욕망, 의심과 불안에 싸인 인간 육체를 왜곡으로 표현함으로써 인간 내면의 고독과 단절감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에서 성과 죽음은 굉장히 적나라한 표현방식을 드러낸다. 특히 여인과 소녀들을 모델로 한 누드화는 자극적인 에로티시즘으로 인해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의 결과로 그는 1912년 미성년자 유인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24일동안 옥중생활을 하기도 했다.




실레는 1918년 클림트 사망 이후 오스트리아를 이끄는 대표적인 예술가로 발돋움한다. 이 시기에 그는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The Family’라는 작품을 완성하지만, 그 해 10월 그의 아내가 스페인 독감에 걸려 사망하고, 그 자신도 독감에 감염되어 아내와 뱃속의 아기를 잃은 지 사흘 만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의 나이 28세였다.

에곤 실레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예술가 중 한 명이다. 사랑스럽고 다채로운 색감, 따뜻하고 밝은 느낌의 구스타프 클림트와는 달리 어둡고, 거친 실레의 작품들. 또 적나라한 성적묘사와 독보적인 그의 작품세계는 유럽의 모더니즘에도 영향을 미치며 많은 매니아 층을 거느리게 된다.

에곤 실레의 작품 연구를 맡고 있으며, 이번 전시 마련에 힘쓴 알렉산드라 코미니(Dr. Alessandra Comini)는 이번 전시를 기획하며 총 125개의 작품들을 세 개의 층에 설치하면서 전율과 희열에 사로잡혔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에곤 실레의 작품을 이렇게 미국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 것도 영광이며, 또 노이에 갤러리와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총 6개의 세션으로 나뉜다. Family and Academy, Fellow Artists, Sitters and Patrons, Lovers, Eros, 그리고 Self-PortraitsAllegorical Self-Portraits. 각 세션의 작품들 속에서 에곤 실레가 추구하고자 했던 예술성과 고민의 흔적을 순차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에곤 실레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세계라고 할 수 있는 자화상, Self-Portraits은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나르시즘에 기인한 자화상, 자기 자신에 대한 집중과 관찰. 분석 등이 동반한 자화상. 많은 화가들이 자화상을 많이 그렸지만, 에곤 실레의 자화상은 나와 모델, 모두 안에서 인간 본연의 고뇌를 엿볼 수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아카데미 예술에 반하여 태동한 분리파와 아르누보의 핵심, 에곤 실레. 뉴욕에서 만난 에곤 실레 단독 작품전은 20세기 오스트리아 예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생애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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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
2012년부터 세계 최대 문화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지내며 다양한 매체에 문화예술 관련 칼럼을 쓰고 있다.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컨템포러리 아트에 관심이 많으며, 보다 대중적이고 신선한 작품들과 작가들을 찾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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