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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감성 스타일, 캐릭터카(Character car)

2012-08-16


1990년대는 제2의 소형차 시대라고 표현할 만큼 1,000cc에서 1,600cc급의 차량이 많이 나왔다. 폭스바겐의 폴로(Polo, 1994년), 루포(LUpo, 2001년), 르노의 트윙고(Twingo), 피아트의 푼토(Punto), 포드의 카(Ka), 푸조의 206, 벤츠의 A클래스와 스마트(Smart) 등의 소형차들은 캐릭터카(Character car)라 불리며 이 시대 디자인을 주도하였다. 캐릭터카는 개성과 감성을 강조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자동차라는 뜻이었지만, 이 말은 단순히 스타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친구나 애완동물 같은 친근한 존재라는 보다 정서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추억과 경험, 웃음 등 인간적인 면모를 이입한 캐릭터카의 스타일에 호응을 보냈고, 애칭을 붙여주기도 하였다. ‘딱정벌레’로 불리는 VW비틀, ‘깡통달팽이’로 불리는 시트로앵 2CV, ‘생쥐’라는 뜻의 토폴리노로 불리는 피아트의 500등이 그러하였다.

글 | 이옥분 디자인학 박사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정서적인 디자인으로 레트로카는 추억을 상기시키는 감성적 스타일이었으며, 성공적인 초기 모델의 이미지를 빌려와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생산한 차량이었다. 폭스바겐 비틀과 같이 소형 클래식카에 기반을 두고 새로운 형태로 재등장한 레트로카를 시작으로 동물의 모습을 닮은 스타일,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추상적인 형태의 일체감을 강조한 스타일 등 특색 있는 디자인이 유행했다.

동물이나 사람의 얼굴과 같은 이미지를 부여한 형상으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은 르노 트윙고였다. 트윙고는 마치 애완동물처럼 귀여운 스타일로 해드램프 위에 눈썹과 같은 모양의 라인이 해학적이면서도 다정다감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또한 전통적인 클래식카의 아름다움 보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약간 못생기고 우스꽝스러운 이미지의 독특함을 가졌다.

서정적 분위기나 느낌 등의 감성적 측면을 중요하게 여기는 디자인 경향은 과거 형식이나 동물 이미지를 인용하는 것 외에도 독특하게 구성된 추상적인 형식으로도 나타났다. 94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컨셉카로 발표된 미국 포드의 ‘카’는 부드러운 차체 굴곡에 날카롭고 예리한 선이 조합되어 독특한 일체감을 형성하며, 재미있고 진보적인 인상을 주었다. 이러한 면의 처리는 뉴엣지룩(new edge look)이라 일컬어지며, 새로운 스타일 트랜드로 유행하기도 했다.

국내에서의 캐릭터카는 대우와 이탈디자인이 공동 개발한 마티즈(98년)와 현대의 아토스가 있었다. 마티즈는 부드러운 차체라인과 동그란 헤드램프가 귀여운 디자인이었으며, 아토스는 전고를 높인 톨보이 스타일이 독특한 느낌을 주었다. 처음으로 생산된 스포츠카인 티뷰론도 개성적인 스타일을 지녔다. 티뷰론은 1992년 현대자동차가 소형 스포츠카의 복고붐을 반영하여 개발한 컨셉카 HCD-I을 양산형으로 발전시킨 것이었다. HCD-1의 스타일은 돌고래의 유연하며 탄력있는 몸의 곡면을 인용하였고 거리로 나온 티뷰론은 마치 수면을 가르며 질주하는 돌고래처럼 질주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감각은 티뷰론의 차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종류의 곡면이 만들어내는 느낌이었다. 강조되었다가 사라지는 면들의 연결이 마치 움직이듯 힘찬 율동감과 탄력감을 주었고 이러한 면 처리는 스포츠카의 속도와 힘의 감각적 특성을 성공적으로 형상화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편 굴곡이 많은 티뷰론의 형상은 이전의 차체성형기술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금형기술부문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스타일이 개발되면서 양산될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현대자동차에서는 디자인 주도의 개발 시스템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디자이너는 독자적인 스타일의 개발이 성공하면서 이를 뒷받침해 주는 기술력을 제공받게 되었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의 주도권을 얻게 된 것이었다.

소형차를 중심으로 전개된 캐릭터카의 흐름은 더욱 강화되며 다른 차급으로 확대되었다. 더욱 파격적인 조형이 시도되며, 자동차의 형태가 어떠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것인가에 대한 방안의 모색에 집중되는 시대가 펼쳐졌다.


참고문헌
고영화 외 『디자인사전』, 안그라픽스, 2007
전영선, 『자동차 디자인 120년사』, (주)자동차생활, 2007
마에다 다카노리, 박일근역,『미래산업을 주도하는 세계자동차 전쟁』, 시아출판사, 2004
김유미, BMW 브랜드 아이덴티티 실행 요소 연구,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7
이대일, 「탈기능주의적 디자인을 비판한다」,「월간디자인」, 98.3
디자인하우스 「월간디자인」, 199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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