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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인생을 즐겨라! 은근은근~ 낢이 사는 이야기

2007-02-13


노란색 추리닝에 질끈 묶은 머리를 하고 딩가딩가 낢이 얘기한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마음가는대로~’
말은 잘도 튀어나와도 절대 쉽지 않은 삶의 태도를 일관되게 하지만 약간은 소심하게 살고 있는 낢이 사는 이야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일들을 솔직한 속내로 이야기 하는 낢 이야기는 우리가 정작 겪었을 당시에도 솔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시원하게 토해주는 기분이다. 격하지 않고 은근하게…….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그녀의 배운데 없는 그림솜씨로 만든 낢이란 캐릭터는 작가를 투영하는 캐릭터로 게을러 보일 정도로 단순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자유분방함 그리고 완벽하지 않은 삶은 그런 캐릭터와 맞물려 찐득찐득한 궁합을 만들어 낸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사랑스럽고 배운데 없고 게으르기 짝이 없지만 자신의 마음이 뭘 원하는지는 아는 ‘낢’이기에 대중은 그녀가 쉽고 친근하고 또한 부럽다.

낢이 사는 이야기에는 그녀의 독특한 가족들도 한 몫 톡톡히 한다.
말 실수가 없으면 왠지 서운한 엄마, 한 번씩 허를 찌르는 공격을 가하는 아빠, 꽃돌이 식이, 직장경력 7년 포스의 언니까지 그들의 에피소드들은 시트콤 가족으로 급부상시켰다. 이런 그들의 캐릭터는 우리가 일상에서 속으로 ‘풉!’하고 웃었던 가족들의 모습들이기에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은근은근~ 알 수 없는 은근한 표정으로 살랑살랑 몸뚱아리 흔드는 꽃, 은근남은 순전히 그녀의 취향이란다. 그 취향이란 것이 도저히 무엇이길래 이런 캐릭터가 튀어나왔을까 물어도 그냥 길을 걷다 은근~하고 튀어나온 놈이란다.
원래는 어느 가족이야기에 속한 캐릭터로 쓰려고 했다가 의뢰를 받은 컨셉에 맞춰 상담소라는 곳으로 자리를 떡하니 빼주었건만, 정작 클라이언트에게는 거부당했다.
그런 은근남이기에 사람들이 좋아해줄 지 걱정도 했지만, 의외의 반응에 은근남의 카운셀링은 또 은근하게 버티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은근히 묻어가는 것도 어쩌면 캐릭터 본연에 충실한 모습일 수도 있겠다. 역시 은근남이다.


그녀의 카툰 ‘낢이 사는 이야기’는 블로그의 붐을 타고 넘실넘실 사람들 사이에 퍼지게 된다. 일어나 보니 스타가 되어 있더라..하는 얘기가 바로 그녀의 얘기.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카툰이 반응이 생기고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니 그 반응은 눈 덩이처럼 커져 드디어 단행본이란 일을 치루고야 말았다. 그녀 나이 이제 스물 다섯.
진로로 고민하고 방황하던 그녀는 자신의 손이 가는 대로 그림을 그렸고 자신을 드러내면서 스스로의 길을 찾기에 이른다. 카투니스트가 돈 다발을 쥐어주는 직업이 아니고 그 길이 진짜 자신이 길이 아닐 수 있지만 현재 그녀는 낢과 그리고 은근남과 함께 하는 지금이 최선의 길이라 생각했다.

Jungle : 낢의 시작은_
서나래 : 2004년 3월쯤 싸이월드에 하나씩 올리던 것들이 스크랩도 많아지고 점점 반응이 커지면서 본격적으로 해 볼 생각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낢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단행본도 한 권 출판했고 네이버에 연재도 하고 있다.


Jungle : 낢과 서나래는 완벽한 동일인물_
서나래 : 그렇다.
나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했을 지 상상이 간다고 한다. 그래서 더 재미있어서 본다고 한다. 만화적으로 과장을 한 건 있지만 실제 내가 했던 일을 그리고 있다.

Jungle : 주변 인물의 캐릭터화_
서나래 : 가족들의 불만은 없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사실 언니 캐릭터 같은 경우는 회사에 불만이 많은 모습으로 자주 나와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정작 본인은 괜찮다고 하고 시집못가면 책임지라고 한다. 하하 엄마도 동생도 그렇고 다들 좋아하고 자신이 겪었던 재미있는 일을 그리라고 하기도 한다.
친구들도 자신을 캐릭터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좋아한다. 특히 사람이 아닌 공룡으로 묘사된 친구도 있는데, 그녀도 너무 좋아해서 다행이다. 오히려 캐릭터 없이 표현된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하더라.

Jungle : 새로운 캐릭터_
서나래 : 어딘가에 등장시켜 볼까 생각해놓은 캐릭터는 옆집 김씨라는 캐릭터인데, 그냥 옆집에 살 법한 아저씨 같은 캐릭터다 아니면 진지한 표정의 토끼라던가 생각만 하고 있지만 아직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모르겠다.

Jungle : 스토리 만화 계획은_
서나래 : 스토리 만화도 앞으로 그려보고 싶은 장르다. 예를 들면 낢의 짝사랑얘기 라던지 청춘물 같은 스토리 만화를 쓰고 싶다. 하지만 영화도 장편 찍으시는 분 단편 찍으시는 분 따로 있듯이 단편과는 호흡이 달라서 쉽지 않은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

Jungle : 에피소드 모으기_
서나래 : 실제 생활에서 일어나는 즉시 그린다. 그릴 여건이 안되면 핸드폰에 메모를 해놓거나 하는데 나중에 메모해 놓은 것을 봐도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어서 못 그린 것들도 있다.


Jungle : 원래 카투니스트를 꿈꿨는지_
서나래 : 따로 생각한 것도, 그렇다고 만화 쪽을 생각 안한 것도 아니었다.
대학에서 선택한 전공도 취향에 맞지 않았고 그래서 그냥 졸업하고 일반 회사에 취직하려고 생각했는데 카툰을 그리는 일이 적성에 맞다는 생각이 들고 일도 재미있고 계속 해보고 싶다. 솔직히 이런 결심을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잘 해낼 수 있을 지 걱정도 되고…. 그림을 전공하지 않아 기초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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