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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대한민국의 브랜드 춘추전국시대

2010-02-09


대한민국은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워 브랜드 자랑에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유사한 비전과 공감되지 않는 슬로건은 생명력이 짧을 수 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에디터 이지영(jylee@jungle.co.kr)

강원도
01. 태백
- 녹색의 산모양은 태백산, 함백산, 연화산을, 중앙의 나무모양은 시목인 주목을, 하단의 흐르는 물줄기는 한강, 낙동강, 오십천 등 3대 강 발원지를 의미한다. 흰색은 특히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내포하고 고원관광 휴양도시로서의 변화를 의미하며 전체 형상은 미래지향적인 시의 위상을 표현한다.
- ‘씨컴스(SEECOMES)’는 21세기 에너지 산업역군으로서의 태백의 역사성과 새천년을 맞이하여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 발돋움 할 태백의 미래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다. 지역 특화 이미지를 살린 캐릭터는 어른들에게는 석탄 산업 부흥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어린이에게는 태백의 미래와 꿈을 상징하는 친구로서 친근하게 다가간다. 한민족의 선산 태백산을 지키는 ‘태붐(TAEBUM)’은 21세기 관광휴양도시로 발돋움할 태백의 신비로움과 자연청정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캐릭터이다.

02. 평창
- 오대산 사고지(물, 불, 바람의 삼재를 막을 수 있는 사고지)의 이미지를 3개의 띠로 상징했다. 한강의 발원지인 우통수의 형태에서 유추하여 사각형의 모양을 취하도록 하였으며 세 개의 띠는 ‘역경의 팔괘’에서 추출한 형태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군의 기운을 나타낸다. HAPPY700은 해발 700m 지점이 가장 행복한 고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눈둥이’의 동글동글한 모습은 넉넉하고 푸근한 평창군의 인심을 표현하고 눈사람의 흰색은 무공해 자연의 순수함과 지역민의 깨끗한 마음을 나타낸다. 함께 굴려 눈사람을 만들듯이 군민의 화합을 기원하는 의미다. 각을 배제하고 선을 살려 부드러움을 극대화했고 밀짚모자를 사용하여 인상 좋은 농부의 모습을 의인화했다.

충청도
충북
- ‘밝은 해’, ‘푸른 산’, ‘맑은 물’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였다. 슬로건은 견고한 구조의 로고타입 위에 ‘BIG’을 크고 힘차게 휘날리는 깃발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BAIAG’는 충북의 핵심 발전 역량인 ‘BT, IT, Green’의 이니셜을 뜻한다.
- ‘고드미’와 ‘바르미’는 21세기 주역이 될 남녀 어린이를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친근한 모습으로 형상화하여 충북과 충북인을 새롭게 표현한 것이다. 예로부터 중원문화의 발상지요, 애국충절의 고장인 충북 전래의 선비 정신과 기상을 바탕으로 새 시대를 올곧고 바르게 개척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라도
전남
- 사각바탕의 황색은 전라남도의 기름진 황금들판과 대지의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붉은 원은 영원한 생명력의 상징인 태양을 표현한 것. 슬로건은 맑고 깨끗한 자연경관, 건강과 생명의 친환경지역, 저탄소 미래산업 창조 중심지, 쾌적한 삶의 질과 그린 투어리즘을 나타낸다. 한글을 우선 사용해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의로운 땅’ 전남의 향토사랑 정신을 강조했다.
- ‘남도와 남이’를 커플로 표현했는데, 이는 전라남도의 유구한 문화와 전통을 계승 발전 시키려는 의지를 나타내며 한복을 입고 두 팔을 벌려 누군가를 반기는 듯한 소년 소녀의 형상으로 친근하게 표현했다.

경상도
01. 경남
- 심볼은 다섯 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국가와 지역을 사랑하는 경남인의 정열적인 기상, 자연과 산업이 조화를 이룬 환경, 삶의 터전으로서의 풍요로운 대지, 낙동강과 남해 청정해역의 깨끗함, 떠오르는 태양과 같이 찬란히 빛을 발하는 모습을 각각 형상화했다. ‘Feel Gyeongnam’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미래형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룬 경남의 매력과 역동성을 직접 느껴보세요”라는 의미다.
- ‘경남이와 경이’는 수려한 자연환경, 유서 깊은 역사와 찬란한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세계로 미래로 뻗어 가는 경상남도의 기상을 나타낸다. 기계산업의 가장 핵심부분인 톱니바퀴를 부드럽고 친근감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의인화하였으며 ‘경남이’는 경남인의 기상과 불굴의 의지를 ‘경이’는 맑고 따뜻하고 희망에 가득 찬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02. 경주
- 사각형은 신라천년 당시 고도 경주의 발전한 정방형 도시형태와 완벽한 가람의 배치를 응용한 것으로 자연스러운 조형미를 나타낸다. 여섯 개의 점은 첨성대에서 바라본 별을 소재로 하여 신라건국의 기초가 되었던 육 부촌을 의미한다. 왕관은 문화적 권위와 역사성을 확보하고 있는 경주의 위상을 표현하며, ‘ㄴ’자 형은 첨성대의 문을 상징한다. 슬로건인 ‘Beautiful GyeongJu’는 이처럼 경주가 지향하는 이미지를 집약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한 상징물이다.
- 신라시대의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인 우수성을 대표하는 왕과 여왕을 캐릭터 소재로 선택하였다. 이들 캐릭터는 신라왕조의 위엄과 지혜, 예술혼뿐 아니라 현재 경주 시민들의 기상과 진취성도 아울러 담아내고 있다. 캐릭터의 의상은 귀족적인 무게와 우아함, 그리고 그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나타내며 자색과 비색의 조화를 통하여 신라 문화의 우아함과 섬세함을 표현했다.

03. 포항
- 국제교류와 해양문화의 중심도시, 포항시의 비전을 담아 영문명칭을 이용한 워드마크 형태로 개발했다. 도시브랜드는 이니셜 ‘P’를 이용하여 새싹과 하트모양으로 친근감 있게 표현함으로써 즐거움과 행복함이 퍼져나가는 포항시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 해(연오)와 달(세오)를 상징하며, 포항의 정체성이 담긴 ‘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이는 빛과 희망을 상징하며 포항시의 활기, 즐거움, 자유, 희망, 열정을 레드 계열의 태양 캐릭터로 첨단, 글로벌, 무한성장, 꿈, 에너지는 블루계열의 달 캐릭터로 표현했다.

특별자치도
제주
- 제주도의 관문이 되는 제주시, 인간을 중시하는 의미의 사람(人)의 형태로 표현된 인본도시 제주시를 상징한다. 한라산을 기본 모티브로 한 치솟는 형태는 환태평양시대 거점 도시로의 부상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 ‘돌이와 멩이’는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제주시민의 삶의 혼이 묻어 있는 제주 삼다중의 하나인 강인한 개척정신을 이미지화한 돌을 콘셉트로 삼아 의인화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브랜드 춘추전국시대
글 | 디자인나눔 장동석 대표

대한민국은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브랜드를 내세워 브랜드 자랑에 빠져들고 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2008년 기준 670억 달러,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76억 달러에 달한다. 브랜드 가치에 대한 새로운 평가는 도시마케팅에 도시브랜드 개념을 접목시키는 지자체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캐릭터, 로고를 비롯하여 브랜드 슬로건 제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자치단체장이 선출직으로 구성되는 지방자치단체 제도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지역행정에 시장경제원리를 적용, 자치단체의 도시를 브랜드화하여 거주민의 의식통합과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 세계적인 도시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미지 제고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1990년 경기도 부천시를 시작으로 전국에 퍼져 나갔다. 현재 전국 246개 모든 지자체가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구축해 놓았다. 지자체의 도시브랜드 전략에는 지역특성, 브랜드 명, 심볼, 광고, 이벤트, 축제 등 다양한 요소가 활용되고 있다. 지자체 아이덴티티는 기업의 이미지 통일화 작업인 CI를 지역에 적용한 것을 통칭한다. 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지역의 특성과 미래비전에 부합하는 독특한 정체성을 확립, 그것을 심볼마크와 로고타입, 브랜드 슬로건 등의 시각물로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전체적인 지역 이미지를 통일화시키고, 나아가 지역개발의 모티프를 형성시키는 일련의 작업을 말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제의 본격적인 실시 이후 각 지역은 자신을 차별화 할 목적으로 저마다 아이덴티티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자체 아이덴티티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전 조사 없이 단순하게 심볼마크를 바꾸는 등 시각물의 이미지 통일화에만 주력하여 지속적인 홍보와 철저한 사후관리 등 지자체 아이덴티티의 중요한 요소들을 등한시 하였다. 이처럼 경쟁적으로 도입된 지자체들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은 여러 가지 한계를 노출시켰으며 오히려 많은 역기능과 부작용을 낳았다. 예를 들면 심볼이 유사하여 기억에 남지 않고 혼동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어느 지역의 심볼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또한 상징이나 은유가 배제되어 어떤 의미인지 이해되지 않아 사용자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아이덴티티가 되어 버렸다. 즉 지역의 일체감이 조성되지 못하거나 구별되지 않아 결국 식별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로 인하여 사용자 중심의 현 패러다임 속에서 국내 지자체 아이덴티티는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 <정글> 2010년 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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