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현실을 모사하기 위해, 혹은 그대로 간직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왔습니다. 멀게는 동굴 벽면에 포획한(혹은 포획하길 원하는) 동물을 그리던 벽화에서부터, 가깝게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직접 가지 않고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3D 공연 실황까지. 인류는 그렇게 눈 앞에 있는 현상을 시간을 초월해 간직하길 원해왔던 것이죠.

글 | 류임상 미디어아트채널 <앨리스온> 아트디렉터( nim2me@gmail.com)
에디터 | 이은정( ejlee@jungle.co.kr)

현실 모사의 극한인 '입체재현'은 인류의 오랜 소망이었습니다. 파노라마 시스템부터 스테레오 스코프, 적청안경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시도들은 입체 영화의 등장과 함께 한동안 큰 유행이 되었죠. 물론 입체 영화는 색상의 열화와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단점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금새 단명해 버렸지만 말이지요. 그 후에 이러한 입체 컨텐츠들은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한 '체험형 컨텐츠'로 명목을 이어갑니다.

최근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입체 관련 기술들은 단순히 시각 중심으로 개발되어 오던 과거의 연구에 비해 다른 요소(청각, 위치 정보 등)등을 혼합하며 더욱 현실감(가상현실)을 가중 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열풍의 중심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라는 영화가 있겠죠. 물론 '아바타'이후에 3D라는 장점을 멋지게 소화한 컨텐츠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활발하게 3D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보면 여러 시행 착오를 거쳐 영상 문화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 다양한 컨텐츠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영화를 제외한 3D 컨텐츠들은 어떻게 발전하고 있을까요? 특히 증강현실과 결합된 모바일 컨텐츠들이 다양한 시도를 보이고 있는데요. 플레이 스테이션 3와 같은 차세대 게임기를 대상으로 나온 'EyePet'과 같은 게임 등은 정말로 가상의 동물이 우리와 함께 자라고, 노는듯한 착각을 가져다 줍니다. 유튜브로 대표되는 웹 동영상에서도 이러한 시도들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유튜브에서도 3d 컨텐츠를 부분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Lmmersive Media의 360'video서비스는 웹동영상의 3D 컨텐츠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동영상1> Lmmersive Media의 360 컨텐츠

이제 소개할 'BEP360'이라는 앱은 스마트폰과 3D 컨텐츠, 그리고 증강현실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 듯한 BEP, 즉 '블랙 아이드 피스'의 새로운 뮤직 비디오이기도 한 이 앱은 참신한 시도와 완성도가 돋보이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증강현실을 바탕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BEP의 뮤직비디오를 360도 돌아보며 감상할 수 있는 3D-360도 뮤직비디오 모드와 BEP의 각 맴버가 도트 그래픽으로 구현된 이미지를 내 주변 공간에 불러올 수 있는 AR모드, BEP를 사진 스튜디오에서 직접 촬영하는듯한 느낌을 주는 3D-360 사진 모드까지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가 가득한데요. 트위터로 BEP와 소통도 가능하고 사용자가 촬영한 이미지를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지원합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시면 이해가 더욱 빠르실 듯 하네요.

<동영상2> 'BEP360'demo



국내에도 다양한 형태의 음악앨범 앱이 나와 있는데요. 스마트폰에 완벽하게 최적화 되었다기 보단 웹에 구현되는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구현'했다는 게 적절한 표현일 듯 하네요. 이에 비해 'BEP 360'는 스마트폰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기획력이 돋보입니다. 'BEP 360'앱의 형태가 새로운 영상 문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새로운 시도들이 보다 흥미로운 기획을 이끌 것 같군요. 가상 현실이 현실보다 더욱 멋진 세상. 정말로 그곳이 낙원(Paradise)인지는 계속 지켜 보야 할 것 같지만 말이지요. :)

BEP 360 아이튠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