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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영상 | 리뷰

기발한 CG가 힘이 된 영화

2006-04-07


<방과후 옥상> 은 ‘왕따 탈출 클리닉’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학교로 복귀하게 된 남궁달(봉태규)이, 전학 첫날 학교의 ‘일진’ 재구(하석진)의 코털을 건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기발한 CG를 활용한 코미디와 감동 섞인 드라마를 매끄럽게 버무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지난 16일 개봉한 이 영화는 부산 영화제 초청상영작 <순간접착제> 와 유수 해외 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장편 영화데뷔 이전부터 역량을 인정 받은 이석훈 감독의 첫 장편 영화입니다.


억수로 운 나쁜 사나이 남궁달 인생 최악의 불운을 맞다!

성은 ‘남궁’이요, 이름은 ‘달’인 사나이, ‘남궁달’. 궁달은 운 없기로 치면 로또 1등에도 당첨되고 남을 만한 억수로 재수 옴 붙은 운명을 타고났습니다. 그 때문에 의도와는 반대로 늘 일이 꼬여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받기 일쑤. 결국 1년간 왕따탈출 클리닉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전학과 함께 새 삶을 시작하려 합니다. 새로 전학간 고등학교’에 첫 발을 내디딘 바로 그 날! 궁달은 왕따 탈출 클리닉 동기 얌생을 만납니다. 과거청산하고 완전 적응했다는 얌생이 전수해준 ‘바른 학교생활을 위한 액션플랜’은 일단 약해 보이는 놈을 붙잡고 시비를 걸어, 쎈 놈인 척 포지션을 부풀리는 것!

아직 새 학교에 대한 인포메이션이 부족했던 궁달이 겁 없이 덤빈 상대는 피의 전설을 흩뿌리는 공문고 캡짱 재구! 그는 궁달에게 피비린내 나는 옥상초청장을 날립니다…


캐릭터와 실사의 조화 :
남궁달이 전학 첫날, 왕따 클리닉 동기 얌생이와 조우해 학교 완전 적응 비법을 전수 받는 바로 그때, 학교는 거대한 바다로 변하며 상어,복어 등이 출몰하게 됩니다.
바다 속 장면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작업기간이 길고 난이도가 높은 씬으로 full 3D로 만들어졌습니다. 바다 속 생물들-복어, 상어, 기타 엑스트라 물고기들-과 환경을 실사와 같이 만들되 몇몇 장면에서는 스토리 전달을 위해 캐릭터화 시켜 다소 과장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해서 작업 전 컨셉트를 잡을 때 난해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작업을 끝내고 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매끄럽게 실사 느낌의 씬과 캐릭터화 된 씬이 연결되어 비교적 만족스럽게 마무리 된 장면 입니다.


Deep Blue Sea 벤치마킹 :
보통 생물체를 다루는 애니메이션을 할 땐 실제 생물의 footage를 참조하게 됩니다. 봉태규의 상상 속에서 상어로 변한 학교 짱이 봉태규를 잡아먹는 장면에서 상어를 참조할 만한 자료를 찾기가 난해한 것이, 바다 속을 유유히 노니는 상어들의 자료는 주위에 많았지만 상어가 공격하는 장면은 기껏해야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정도의 footage였습니다.
이럴 땐 주로 비슷한 장면의 잘된 영화를 참조하게 됩니다.
이 장면의 경우는 1999년에 개봉한 레니 할린 감독의 딥 블루 씨에서 유전인자가 조작되어 인간보다 똑똑해진 상어가 실험 중 바다 속에서 인간을 잡아먹는 장면을 참조했습니다. 다행이 동선이나 상어의 움직임이 방과 후 옥상의 상어 공격 씬과 비슷하게 맞아떨어져 요긴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난해한 애니메이션의 풀이 :
봉태규가 전학간 학교의 짱이 봉태규의 상상 속에서 상어로 변하는 장면 중 첫번째 씬 입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보통 생물체의 애니메이션은 실제 생물체의 움직임을 참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실제 하지 않는 장면의 경우는 순전히 애니메이터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게 됩니다. 시나리오를 받아 장면을 해석하고 앞 뒤 씬의 분위기를 봐서 타이밍이나 표현 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영화 CG만의 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CF나 다른 기타 CG작업과는 달리 시나리오를 읽고 머리 속에 상상한 자기만의 그림을 스크린에 옮겨 놓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박봉의 힘든 작업이라도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나 봅니다.


만능재주꾼 :
외국의 큰 영화 스튜디오 같은 경우는 모델링 하는 사람, 애니메이션 하는 사람, 합성하는 사람 등 분야별로 나눠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작업합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선 인력과 시간의 문제 등으로 한 씬을 맡으면 맡은 사람이 모든 작업을 처음 모델링부터 합성까지 책임지게 됩니다.
이번 씬의 경우는 애니메이션 부서에서 전문 애니메이터였던 분이 작업하셨는데, 처음에는 자기 전문 분야가 아니라 이펙트나 합성 부분에서 난감해 하셨죠. 다행히 예전 실력을 발휘해서 잘 넘어가긴 했지만, 아직도 전문인을 키우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한국 CG라는 생각이 듭니다.


합성의 묘미 :
이 장면의 최종 합성은 저희 팀 합성 전문가가 하셨는데요, 제가 한 합성이랑 비교해서 보여드릴 수 없어 안타(?)깝네요..
똑같은 랜더링 된 그림이라도 합성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나를 이번 작업을 하면서 느끼고 또 반성하게 만드는 씬이였습니다.

이번 영화 CG이야기에서는 <방과 후 옥상> CG의 하이라이트인 바다 속 씬에서 남궁달을 대변하는 복어의 작업과정을 가볍게 훑어볼까 합니다.

작업 전 감독과 바다 씬의 컨셉트를 잡을 때 전체적인 아웃풋은 실사 느낌으로 가되, 코믹한 느낌을 더하기 위해 특정 컷에서는 실사 보다는 과장되게 표현해 캐릭터화 시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각 캐릭터, 상어와 복어는 텍스쳐와 움직임을 실사처럼 움직이되 다소 과장된 facial expression을 셋업해 재미를 더했습니다.


작업 전 자료 수집의 중요성은 입이 마르고 닮도록 말씀 드려도 부족함이 없지요.
저는 주로 아래 사이트에서 자료를 수집합니다.
www.google.ca 이미지 검색
http://creative.gettyimages.com
http://pro.corbis.com
사진 자료도 좋지만 motion 섹션에서 관련 동영상을 찾아 작업 전 동선이나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다음 작업 과정으로 마야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래와 같은 작업 과정을 거칩니다.

이 모든 작업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바다 속 씬 입니다..



큰 작업은 아니었지만, 아기자기 재미난 실험을 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다음 회에선 또 다른 새로운 영화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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