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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송암 천문대

2007-08-21

에디터│임익경

글 │ 공간그룹
설계_ 이상림, 강성인 | (주)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_ CJ 개발

이 프로젝트는 한 노 기업인이 사회공헌의 입장에서 시작된 보기 드문 사설 천문대이다. 모든 것이 개인의 사재에 의함으로 건축주 뜻을 깊이 생각하며 진행 됨이 여느 프로젝트보다 마땅했다. 수십 년이 넘게 가꿔온 개인 소유의 66만㎡ 평의 땅은 장흥유원지의 끝자락에 위치한다. 장흥 유원지에 천문대라……
그러나 개울을 따라 들어선 부지는 유원지에서 이탈된 고요한 다른 세계이다
산으로 둘러싸인 부지는 분지 모양으로 마치 운석에 의한 크레이터(crater)와 같다. 그야말로 세상과 격리된 나만의 하늘이 있는 땅이다. 그 땅을 둘러싼 산봉우리들은 잇는 능선에 천문대를 짓고자 했다. 크레이터와 천문대.

태양계를 구성하는 행성을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명왕성 9개로 규정한 과학 교과서가 70여 년 만에 바뀔지도 모른다…… 명왕성은 1930년 발견돼 지금까지 태양의 9번째 행성의 지위를 누렸다. 2003년에는 명왕성보다 조금 더 큰 천체 ‘2003 UB313’이 발견됐다. 이후 명왕성에 이어 아직 공식명칭이 없는 ‘2003 UB313’을 10번째 행성으로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행성 숫자를 8개로 줄일 것인가, 또는 행성을 수십 개로 늘릴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진행됐다.
IAU는 지난해 명왕성과 에리스, 세레스 등 3개의 천체를 외행성으로 분류하면서 명왕성에는 ‘소행성 134340’, 에리스에는 ‘소행성 136199’라는 새 분류 명을 부여한 바 있다.
”어린 왕자는 소혹성 B612에서 왔어요.”라고 말하면, 어른들은 그제야 믿으면서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른들이란 모두 그렇습니다…… 나는 이야기를 옛날이야기처럼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옛날 한 왕자님이 자기 몸보다 조금 더 큰 별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이 필요했습니다……”


존재여부와 상관없이 사라지는 명왕성이 있는 반면 어린 왕자의 별이 있다.
생명체가 사는지, 나이가 얼마인지, 무슨 가스로 구성되었으면 지구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다는 등......(사실 어린 왕자의 별이 숫자로 표기된 이유지만)보다는 막연히 지금 이 세계와는 다른 그 무엇의 세계. 별세계가 그리어진다. 오히려 망원경을 통해 존재와 형태를 확인한 후에도, 이런 자기만의 신화적인 별을 가슴에 더해 담아 오는 게 천문대가 아니겠는가? 천문학자가 아닌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천문대는 과학적인 별보기를 구실로 신화를 꿈꾸는 장소일지 모른다. 이런 다른 차원의 공존이야말로 별을 보는 행위의 바탕이겠다. 차원을 넘나드는 통로, 차원 이동 장치로서의 천문대. “Transportation” 천문대 건축은 그래서 순간의 꿈을 꾸는 작업이다.

절벽에 붙어 있는가. 늘고 긴 동바리 위에 서있는 조그만 사찰. 그 사찰을 그토록 어렵게 지어야 했을 마음들.. (건축주의 마음이려니..) 산에 살짝 기대어 인공의 대지를 올린다. 겨우 찾은 자리. 미끄러질 듯 하다 바위 위에 소나무가 좋다. 松岩천문대가 그들을 품는다.

플랫폼은 두 개의 공간, 두 개의 세계를 이어주는 공간이며 그래서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한다.
천문대는 두 개의 시공간을 소통시키는 매질이다. 그 매질은 두개의 시공간을 위한 두 개의 플랫폼을 갖는다. 하나는 우리의 일상의 그것이요, 또 다른 하나는 별을 보기 위한 별세계의 플랫폼이다. 이 두 개의 플랫 홈은 하나의 굴절된 선으로 천문대가 된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동시에 갖는 매질이 만들어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부승강장에 들어서면 시꺼먼 산에 멀리 작은 불빛이 보이고 그게 천문대이다. 우주셔틀을 타듯 밤바다 위를 천천히 날아오르면 첫 번째 플랫폼. 안으로 들어서,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직선 계단을 오른다.
3개 층을 오르고 나면 두 번째 플랫폼. 산 아래의 어둠과 불빛들, 멀리 한강변의 불빛들이 눈에 들어온다.
돌아서서 망원경 속으로 들어간다. 우주의 불빛이 가득하다. 명왕성이다!
이제 다시 돌아간다. 산 쪽의 옥외 계단으로 소나무와 바위를 끼고 내려와 다시 내부로 들어오면 카페테리아. 잠시 쉬어 가면 좋겠다. 내 마음의 별을 찾은 걸까?

설계_ 스페이스센터_ 김자호, 조정호 | (주)간삼파트너스 종합건축사사무소 + Kasian
스타하우스_ 김자호, 조정호 | (주)간삼파트너스 종합건축사사무소
시공_ CJ개발

토탈미술관과 젊은이들의 데이트 명소로 기억되던 장흥이 99년 수해 이후로 기억에서 점점 멀어지며 호텔촌으로 변질되어가다가 최근 장흥아트센터의 개관과 더불어 복합문화파크로 재건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송암천문대가 개관함으로서 장흥이 새로운 면모를 갖추어 갖게 되었다. 송암천문대는 천문대와 더불어 스페이스 센터와 스타 하우스로 구성되어있다.

스페이스센터는 송암천문대를 찾게 되면 제일먼저 접하는 곳으로서 우주로 떠나는 플랫폼과 같은 건물이며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신비로운 밤하늘을 체험하는 디지털 플라네타리움과 미국의 챌린저호 유가족들이 설립한 챌린저 센터에서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영상을 통해 우주공간과 우주선을 경험하는 공간인 챌린저 러닝 센터이다. 건물은 이 두 가지의 체험공간과 그에 따르는 부속시설, 메인 코리더(main corridor)로서 스타 하우스와 천문대를 연결하는 은하수길로 구성되어있다. 아트리움의 로비와 은하수길은 우주공간을 체험하게 될 이용자들에게 많은 기대감을 줄 것이다.
또한 은하수길을 따라 걸으면서 곳곳에서 자연환경과 하늘을 마주할 수 있다.

스타하우스는 도시에서 떠나 자연과 만나고 그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이다.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기 때문에 건물은 단지 그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계획되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단체 이용을 위해서는 1층에 단체 객실과 세미나실을 마당과 쉼터를 연계하여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주진입부인 2층은 로비와 라운지 식당 등의 공용공간이 배치되었고 스페이스센터의 은하수 길과 수평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여 밤에 천문대를 동일 레벨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외부데크는 숲속 산책로로 이어져서 자연과 어우러지는 집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3~4층은 원룸형 및 복층형 객실이 있어 다양한 객실을 경험할 수 있다. 내외부재료는 자연 소재와 색채가 선택되었다. 노출 콘크리트, 전벽돌, ZINC, 고밀도 압축판넬, 목재데크 등의 재료는 자연환경에 적응하도록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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