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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가 아프리카의 생명을 살리다!

2010-06-04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이 시대에 한 잔의 텀블러는 생각보다 많은 일을 가능케 한다. 종이컵 대신 쓰이면서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데 앞장설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식수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지구 반대편,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 주민들을 위해 우물을 지어주고 있는 웰던프로젝트팀으로부터 ‘착한 도구’ 텀블러의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글 │ 디자인정글명예리포터 이정우
자료제공 │ 웰던프로젝트팀(www.welldonep.com), 아름다운커피(www.beautifulcoffee.com)

1. 웰던프로젝트팀에 대한 소개와 팀에서 제작한 텀블러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우물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well’과 잘했어! 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Well done!’을 합쳐 웰던프로젝트팀의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이름에서도 전해지듯, 우리의 힘으로 식수가 부족한 아프리카에 우물을 지어주려는 목적에서 2009년에 구성된 디자이너들의 모임입니다. 디자이너들의 아트워크를 이용하여 만든 제품을 판매하고, 그렇게 얻은 수익금이나 모금 운동을 통해 모은 돈으로 아프리카에 설치할 식수펌프를 제작하지요. 그렇게 모인 돈 1000만원을 작년에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에 전달하였고, 현재 웰던표 식수펌프 1호가 콩고 민주공화국에 세워지고 있습니다. 텀블러는 이러한 기금 마련의 일환으로 제작한 제품 중 하나입니다. 지구의 환경도 생각하고, 아프리카의 식수부족 문제에 대한 관심도 불러일으키면서 디자이너들의 작업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으로 텀블러가 적당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물(식수)과 연관이 깊고요. 첫 번째 텀블러는 웰던프로젝트팀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판매하였는데 이때는 ‘아프리카와 물’이 테마였고, 두 번째 시리즈는 아름다운커피와 함께 ‘공정무역’을 테마로 아트워크를 진행했습니다. 아름다운커피의 텀블러는 수익금 중 일부를 디자인비용으로 받았고, 이를 전액 식수 펌프비로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텀블러 시리즈는 180개 정도가 제작되었는데 전량 판매되었으며, 아름다운 텀블러 시리즈는 한 달에 한 종류씩 판매되는데 이미 첫 번째로 나온 ‘수크’ 텀블러가 품절되었다고 들었습니다.

2. 최근 일러스트 텀블러를 판매 중인데,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하는지 궁금합니다.
웰던프로젝트가 처음 만든 엽서의 오프라인 판매처 중 한 곳이 ‘아름다운 책방 신촌점’ 이었는데, 이 때에 책방 매니저님으로부터 아름다운커피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텀블러와 커피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뭔가 같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단 연락을 해 보았지요. 그렇게 연락이 된지 두 세달 후, 아름다운커피 측에서 새로운 텀블러를 출시하려고 하는데 공정무역을 테마로 한 일러스트 텀블러를 제작해 줄 수 있느냐고 제안하더군요. 그 후 디자이너들끼리 논의하여 세부 테마를 정한 뒤 각자의 디자인을 내놓았고, 첫 텀블러 시리즈를 제작한 업체를 통해 제품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3. 텀블러를 접하거나 구입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우려한 것보다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실용적이면서 환경도 생각하는 물건인데다가, 예쁘고 참신하며 디자인에 의미 있는 내용을 담겨있어 그런가 봅니다. 대학로 문화축제라는 곳에서 처음 판매했었는데, 지나가던 외국인도 구입하는 등, 여러 연령층의 구매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었습니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기에 따로 홍보는 하지 않고 입 소문 만으로 판매가 이뤄졌는데 2달 만에 약 200개가 전부 팔렸지요. 여성분들의 경우, 텀블러에 관해 용도나 필요에 대해 대체로 잘 알고 있는데 반해, 남성분들은 도대체 무슨 물건인지 모르는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환경에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는 분들도 많아 보람 있었고요.

4. 텀블러가 우리 삶에 가져다 준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텀블러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컵의 대체물입니다. 아직은 텀블러가 무엇인지, 왜 번거롭게 들고 다녀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소위 ‘에코 프렌들리’ 제품이라는 것은 비싸고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구의 환경을 지켜준다고 생각해 본다면 불편함을 감수하려는 자세도 필수적입니다. 텀블러는 그러한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개인의 다짐을 대외적으로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템일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 녹여낸 아트워크를 통해 개인의 개성과 센스, 철학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요.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고요. 텀블러가 아직 크게 보급되지는 않은 상황이라 우리의 삶에 크게 어떠한 변화를 주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사회와 환경을 생각하는 개인의 의식과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소품이라는 점에서 텀블러 사용인구의 증가는 곧 의식 있는 개인의 증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최근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대기업에서도 텀블러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웰던프로젝트팀의 계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템인 동시에 아프리카의 식수 부족문제를 시각화한 아트워크로 메시지를 넣어 판매할 수 있는 소품으로 고른 것이 텀블러였습니다. 웰던프로젝트는 식수 펌프를 마련을 위한 기부금의 조성이 가장 큰 결성 목적이지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디자이너들의 보다 적극적인 사회 기여와 그러한 작업들을 통한 작가들의 홍보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아트워크가 전면에 드러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6. 앞으로 웰던프로젝트팀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웰던프로젝트는 2010년 12월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훈더르트바사 전시회’의 크리에이티브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이 전시회와 관련된 디자인 업무를 돕고, 환경운동가이자 휴머니스트로 유명했던 훈더르트바사의 정신을 이어 한국측 전시기획사와 함께 모금 운동을 펼쳐 제 2호, 3호의 우물을 아프리카에 지을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와 함께 웰던프로젝트팀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아름다운커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서 새롭게 작업한 웰던프로젝트팀의 6가지 텀블러는 제각각 다양한 매력이 담겨 있고 차별화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또한 스테인레스 재질로 내구성이 좋고 충격에도 강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작품에 담긴 의미에 대해 보다 상세히 들어 봤다.


- 서혜 디자이너의 ‘수크’
주제 색인 보라를 기본 베이스로 삼아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표현했으며, 생산자가 커피를 생산하는 과정과 커피콩 모양을 픽토그램을 이용하여 페루의 지도안에 담았다.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밝고 활기차게 나타낸 것이다.

- 박소희 디자이너의 ‘가리바다’
상징적인 여러 요소들을 통해 공정무역의 나라 네팔을 표현했으며, 공정무역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힘을 모아 서로 ‘win-win’ 할 수 있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여 ‘공정무역이란 무엇인가’를 알리고자 한 그림이다.

- 김경희 디자이너의 ‘아난다’
작품 전면에 그려진 커피콩은 봄기운을 연상시키는 나뭇잎 또한 떠올리게 해주며, 따뜻한 파스텔 색상은 그 기운을 더욱 더 북돋워 준다. 움츠렸던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고즈넉한 빛과 바람이 살랑대는 초록 봄날에 공정무역으로 인해 따뜻해진 마음을 이 텀블러에 담고 다른 이들과 함께 그 마음을 나눠보면 어떨까.

- 신민경 디자이너의 ‘아샤’
아프리카 공정무역 생산자들의 밝고 희망차게 일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그들의 긍정적인 에너지마저 그대로 아름다운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는 메세지를 담은 희망적인 그림이다.

- 김선화 디자이너의 ‘핫사’
커피를 마실 때면 불평등한 거래로 인하여 소외된 생산자들이 생각나곤 했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 아이들 역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씁쓸했다. 우리가 공정무역 커피를 선택한다면 생산자에게 자립을 도울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다. 이에 커피를 마실 때 생산자들을 떠올려 보자는 의미로 무심코 마셔버리는 커피의 물결 너머 커피나무 밭의 생산자를 표현해봤다.

- 조동희 디자이너의 ‘샹띠’
실제로 겹겹이 이어 붙인 색종이들 사이사이에 프린트한 이미지들을 가위로 잘라 붙여 팝업처럼 튀어나오도록 만들고 이를 스캔한 작업으로, 색색의 종이들은 네팔의 색감을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생산자들이 고산지대에서 키우고 수확한 커피가 마지막에 아름다운 커피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지는 장면으로 이어지도록 했는데, 아름다운 공정무역 사례 또한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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