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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포토저널리즘의 몇가지 단상

2011-06-29


포토저널리즘에 관한 연재글을 월간사진에 기고하기로 결정하고 난 후 필자는 많은 고민에 빠져 들었다.그 첫 번째 이유는 포토저널리즘이라는 개념에 관한 논의가 그동안 빈번하게 이루어져 왔지만, 여전히 그 개념에 관한 많은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이미 기존에 나와 있는 수많은 포토저널리즘에 관한 글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논의가 앞으로의 연재글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글 | 김성민 경주대 미디어아트학부 교수

이런 이유에서 기존에 나와 있는 포토저널리즘에 관한 많은 글들을 다시 검토하게 되었고, 검토과정에서 포토저널리즘 강의에 필요한 중요한 골격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호에서는 필자가 앞으로 이 연재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를 할 것이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러한 골격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포토저널리즘 실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대부분의 서적들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하지 못한 부분은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케네스 코브르는 자신의 책 ‘Photojournalism:A professional approach’에서 이를 어싸인먼트(assignment)라는 부분에서 거론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 부분을 사진을 갓 시작했거나 직업적으로 이끌어 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서 다루고자 한다.

연재의 첫 부분이 될 어싸인먼트는 자신만의 사진 스토리를 어떻게 찾아내고 개발해서, 하나의 완성된 포트폴리오로 연결시킬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경우 커버스토리와 같은 중요한 포토 스토리(일반적으로 단일 사진기사가 아닌 복수 사진기사(multi-photo story)를 묶어서 포토스토리(photo story)라고 말하지만, 전문적으로 나누어서 보자면 포토스토리는 하나의 주제를 일관된 형식에 따라 구성하며, 시간적 혹은 인과관계로 연결된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포토에세이는 하나의 주제를 여러가지 다양한 관점에 따라 보여주는 것으로 포토스토리와는 달리 사진간의 인과관계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독자들이 알고 있는 포토스토리는 포토에세이에 속하는 것이며, 포토스토리는 이보다는 좀 더 일관된 관점을 가지는 복수 사진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를 기획하기 위해서 최소한 6개월간의 사전 조사기간을 갖는다.

사전 조사가 갖는 의미는 자신이 취재하고자 하는 사진 뉴스를 얼마나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시사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기획, 사전 조사 등 사진 취재 이전에 필요한 과정과 이후의 사진 취재과정에 필요한 제반 과정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을 포토저널리즘 강의의 첫 부분으로 구성하였다. 이 부분에서 추가적으로 최종 포트폴리오 제작에 관한 것과 완성된 포트폴리오를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잡지나 인터넷 매체에 어떤 방식으로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을 포함시켰다.


포토저널리즘의 정의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또한 첫 번째 연재 부분에서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포토저널리즘에 대한 정의에 관한 문제를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이다. 우리가 가장 혼란스러워 하는 부분인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사진과의 관계 및 차이점을 기존 문헌에서 제시한 것들을 토대로 다양한 예들을 통하여 필자가 정리할 것이다. 두 번째 부분은 촬영자가 어떻게 하면 자신이 만들어내는 포토스토리를 시각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으로 구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구성 부분은 사진 기초 촬영실기에서도 많이 다루는 부분이지만, 포토저널리즘이라는 특정한 사진 장르에서는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 하는 좀더 구체적인 방법론을 거론할 것이다.

포토저널리즘은 순수사진과는 달리 기자가 목격한 사건이나 장면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이를 믿을 수 있는 사실로 받아들이게 해야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포토저널리즘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사진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정확한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일 사진을 어떻게 보여 주느냐 하는 문제는 바로 메시지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포토저널리즘이나 다큐멘터리 사진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큰 오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등장하는 사진이 바로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의 ‘이민자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마틴 레스터(Martin Lester)는 ‘비쥬얼 커뮤니케이션’에서 이 사진 안에 사진가 도로시아 랭이 포함시키지 않은 장성한 딸과 아버지에 대해 거론하면서, 만약 이 사진에 이들을 모두 포함시켰다면 이 사진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효과는 크게 감소하였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렇듯 사진의 구성의 시작은 ‘선택과 배제’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구성과 함께 다루게 될 사진 편집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게 될 부분이다.

필자는 이러한 구성적인 측면을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역사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거론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출판에서 실제로 최종적으로 사용하게 될 사진들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골라내는 편집과정도 함께 설명할 것이다. 최근 사진교육에서 사진의 레이아웃을 학생들이 직접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여기에는 다소의 ‘허와 실’이 존재하는 듯하다. 사진 편집은 크게 좋은 사진을 선택하는 ‘편집(editing)’ 과정과 실제 지면에 배치하는 ‘레이아웃(layout)'과정으로 구성된다.

실제로 사진가는 자신이 촬영한 사진들 가운데 자신의 의도에 맞게 촬영된 것들을 골라내는 초벌 편집을 할 수 있지만 지면 편집 과정에까지 참여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사진가를 위한 포토저널리즘 교육에서는 레이아웃 과정보다는 편집 과정을 더 강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레이아웃 과정 자체를 무시해도 좋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 중요도에서 차이가 존재하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좋을 듯하다. 결과적으로 사진 구성의 측면은 사진 촬영과 촬영 후의 편집과정을 포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강화되는 윤리문제와 유용한 테크닉

세 번째 부분은 현대 포토저널리즘이 가지고 있는 윤리적 문제에 관한 고찰이다.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윤리적 문제는 취재, 편집, 출판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최근에 가장 많이 대두되고 있는 디지털 조작 문제에 관한 논의도 여기에서 함께 논의될 것이다. 필자가 미국에서 근무하였던 ‘Black Star’의 전 회장이었던 하워드 채프닉(Howard Chapnick)이나 마틴 레스터와 같은 많은 실무자들과 학자들은 주로 이러한 윤리적인 문제점들을 집중적으로 조망했는데, 이는 단순히 좋은 사진을 찍는 것보다윤리적인 측면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네 번째 문제는 기술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포토저널리즘의 특정한 어싸인먼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카메라, 렌즈, 조명 등에 관한 개괄적인 소개를 포함하여 세부적인 테크닉의 문제를 함께 다룰 것이다. 필자는 미국의 ‘국제사진센터(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의 포토저널리즘 및 다큐멘터리 사진과정을 졸업하였는데, 이 과정의 오리엔테이션 첫 수업은 놀랍게도 조명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상 국내에 있을 때만 해도 보도사진은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촬영해야 하고, 조명은 될 수 있는 데로 절제해야 한다고 배워왔었다. 하지만 이 학교에서 실시하는 조명 수업은 실제 포토저널리스트가 현장에서 사용해야 하는 여러가지 테크닉을 가르치는 수업으로 아직까지도 필자에게는 가장 유익한 수업들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독자들이 잘 알고 있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메리 엘렌 마크(Mary Ellen Mark)는 촬영 현장에서 조수를 데리고 다니면서 조명을 사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더 놀라운 것은 우리가 포토저널리즘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도 조명을 빈번하게 사용했던 사진가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필자는 네 번째 부분의 강좌에서는 카메라 워크 뿐만 아니라 조명의 구사 문제도 상세하게 다룰 것이다.(일반적으로 포토저널리즘에서는 TTL 플래시를 활용하는 원 라이트 시스템을 강조하지만, 필자는 메리 엘렌 마크와 같은 현대 작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로케이션용 조명의 활용에 관한 내용을 포괄하여 설명할 것이다.)


변화된 환경의 포토저널리즘의 미래

다섯 번째로 다룰 문제는 다소 지루한 내용이지만, 포토저널리즘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는 다큐멘터리사진과의 관계와 정의에 관한 문제로부터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겪어 왔는지에 관한 문제를 포괄할 것이다. 또한 포토저널리즘의 역사적인 조망을 통해 사진이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역사적 사건과 사진이 가지는 의미와 사진과 역사를 기억하는 우리 기억의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문헌들이 과거에 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면, 필자는 다소 현대에 와서의 변화와 미래에 관한 관망, 한국 사진시장의 문제점 등을 함께 거론할 것이다.

포토저널리즘을 단순히 이것, 혹은 저것으로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물론 이미 나와 있는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구분에 따라서 설명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연재에서는 일반적으로 포토저널리즘을 구분하는 스팟(spot) 뉴스, 일반(general) 뉴스, 포토스토리 등으로 나누어서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정말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고, 꼭 보아야 할 내용을 사진으로 보여주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아왔던 명작들이 그 역할을 해왔던 과거와는 달리 현대는 다양한 매체들 즉 텔레비전, 위성방송, 인터넷 등이 시각 뉴스를 대체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연재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과연 이 시대의 포토저널리즘은 어떻게 진화되어야 하고, 우리는 무엇을 사진으로 작업을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가 될 것이다. 과거 포토스토리가 해왔던 작업은 이미 ‘인간시대’, ‘VJ 특공대’ 등의 TV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는 마당에 여전히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이런 까닭에 필자는 이 연재를 독자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써 나가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가진다.



글쓴이 김성민은 뉴욕 국제사진센터(ICP)의 포토저널리즘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수학하고, 사진 통신사 Black Star에서 포토저널리즘 및 에디토리얼 편집인으로 일했다. 뉴욕 Pratt Institute 대학원 사진 석사,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언론학 박사, 현재는 경주대학교 미디어아트학부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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