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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상업, 예술을 흠모하다

2013-12-31


상업과 예술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아트 컬래버래이션. 예술과 상업의 이 영민한 결합이 성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제공 ㅣ 월간사진

브랜드와 아트의 영민한 공생 관계

사람들은 늘 특별한 것을 원한다. 새로 산 옷을 입고 길을 걷다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발견한 순간, 그 옷에 대한 애정이 사라져버리는 경험은 사람들이 리미티드 에디션에 열광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리미티드 에디션이 상업 제품의 복제성에 제한을 둔 마케팅이라면 아트 컬래버래이션은 예술적 가치를 상업 제품에 덧입혀 더욱 특별한 상품으로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순수 예술가가 기업을 위해 그들만의 독창적인 예술성을 더하는 순간 제품의 가치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브랜드는 제품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공생관계가 있을까.

아트 협업의 성공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코카콜라와 앤디워홀의 작업, 그리고 보드카 앱솔루트와 여러 디자이너와의 공동 작업을 들 수 있다. 그 맥락에 이어 2013년에도 음료 브랜드들의 아트 협업은 진행 중이다.

최근 프리미엄 맥주 카프리는 아티스트 스티키몬스터랩의 디자인을 라벨에 담은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카프리와 함께하는 도시 생활의 즐거움’을 주제로 해서 스티키몬스터랩의 메인 캐릭터를 새롭게 디자인 한 라벨이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탄산수 페리에는 브랜드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여 앤디 워홀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전설적인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생전에 제작한 작품을 활용한 것으로 스타일리시한 브랜드 이미지를 한결 더 업그레이드한 패키지로 완성되었다. 앤디 워홀이 1983년 페리에의 녹색 병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40여 개의 작품을 활용한 것으로 페리에를 구입하는 것 만으로도 팝 아트 작품을 소유한 듯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아트 컬래버래이션을 꾸준하게 진행하는 기업들은 많다. 쌤소나이트는 2011년 사진가 배병우의 소나무 작품을 ‘픽셀큐브’ 여행가방 전면에 프린트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화가 이용백의 작품을, 올해는 유머러스한 그림 언어로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화가 황주리의 작품을 프린트 해 3년째 아트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BMW 그룹 역시 꾸준하게 아트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서울오픈아트페어(SOAF)’에서는 장재철 작가와 함께 BMW 6 시리즈 그란쿠페를 모티브로 한 실험적 회화 작품을 공개했고, 10월 막을 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는 방현우, 허윤실 부부 작가가 BMW 뉴5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은 ‘레비테이트(LEVITATE)’를 선보였다. BMW 뉴 5시리즈의 공기저항 계수에서 영감을 얻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로, 전시된 BMW 뉴 5시리즈 뒤에 50개의 공이 들어 있는 각각의 튜브를 설치, 관람객이 앞을 지나갈 때마다 그 움직임이 일으키는 공기에 반응해 공이 위 아래로 움직이며 공기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 밖에도 2011년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제프 쿤스가 디자인한 아트카를 전시했으며 2012년에는 사진가 구성수와의 협업, 미디어 아티스트 최문선, 김민선으로 구성된 ‘뮌(MIOON)’ 과의 작업 등 다채로운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사진가, 아트 협업의 중심에 서다

사진가들과의 아트 협업도 끊이지 않는다. 이미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 사진가 김중만이 대표적이다. 올 초 모바일 ‘베가 R3’를 사용해 촬영한 작품을 전시한 ‘베가의 눈’ 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냉장고 브랜드 위니아만도와 진행한 ‘프라우드’ 스페셜 에디션, 패션 데님 브랜드 ‘플랙진’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도 다양하다. 김중만 작가의 작품을 이용해 티셔츠를 제작한 ‘플랙진’과의 작업은 젊은 세대에게 사진 예술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평소 그가 좋아하는 문학가와 음유시인의 타이포그래피 메시지가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의 티셔츠가 완성된 것. 위니아만도와 함께한 프리미엄 냉장고 ‘프라우드’ 시리즈 역시 김중만 작가의 ‘Wisdom of her dahlia 2006’라는 작품을 냉장고 전면에 프린트해 기존의 디자인과의 차별성을 꾀했다. 유명 사진가의 작품이 내 주방 안에 전시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는 점에서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가와의 아트 협업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메신저 ‘ChatON’에서는 올해 ‘ChatON ArtON’이라는 타이틀 아래 사진가들과 아트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로 다른 성격의 작품을 추구하는 사진가 장진우와 조일권의 작품을 매주 ‘ChatON’ 모바일 서비스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것. 두 작가가 ‘ChatON’을 주제 삼아 새롭게 제작한 작품을 선보였는데 장진우 작가는 ‘소통(connect)’이라는 컨셉트로 4쌍의 커플들의 단절과 소통의 모습을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담아냈으며, 조일권 작가는 ‘ChatON’ 의 이니셜을 상징화 할 수 있는 사물을 하나의 메타포로 사용하는 작업을 기획해 주목을 끌었다.

대중에게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아무리 외쳐도 예술에 쉽게 다가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 전혀 모르는 대상이나 사람도 자주 볼수록 호감을 갖게 된다는 프랑스 심리학자 자이징거의 ''단순노출효과'' 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예술과 상업의 결합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판매율이라는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의 메리트가 있음이 분명하다. 브랜드에게는 이미지 향상의 플러스 요인을 예술가에게는 금전적 지원과 함께 대중과 조금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아트 협업이 꾸준히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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