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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관광과 역사, 레저 그리고 사진의 고장

2009-09-01


단종, 김삿갓, 계곡과 동굴, 깨끗한 자연, 영화 '라디오스타', 동강국제사진제, 그리고 영월의 따뜻한 사람들…. 찬찬히 '영월'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8월이면 바다도 좋고 서울 근교의 계곡도 좋지만 며칠간 머무르며 역사와 자연, 그리고 잘 만들어진 관광 체험 코스를 자랑하는 영월로 동호회•가족•연인과 함께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지붕 없는 미술관,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 테마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영월에서 사진도 찍고 레프팅도 하고 사진전도 관람하며 시원한 여름을 맞이하기 위해, '지금, 영월을 만나러 갑니다'.

글 한영혜


서울에서 영월까지 생각보다 가는 데에 시간을 꽤 많이 썼습니다. 2~3시간이면 도착한다는 영월행 고속도로는 주말 혹은 주중에도 가끔씩 밀려서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밀리기만 했던 고속도로가 제천I.C를 지나 영월에 가까워지면서 풀리더니, 우리나라 백두대간의 능선이 서서히 눈에 들어옵니다. 겹겹이 펼쳐지는 수많은 레이어는 회색 빌딩 숲에 익숙했던 눈을 말끔하게 씻겨 줍니다.
맨 처음 도착한 곳은 한반도 지형입니다. 차에서 내려 조망지점까지 걸어 들어갑니다. 당도하니 얼마나 비슷하기에 이름까지 이렇게 지었을까가 확인됩니다. 주변에서 먼저 “어쩜~똑같이 생겼네!”, “저기쯤이 서울이겠네~~”하며 나누는 대화내용이 들려옵니다. 동고서저의 지형까지 닮아있는 모양을 직접 내려다보니, 오랜 시간 쌓고 깎은 자연의 숨은 노고를 느끼게 해줍니다.


영월은 17세의 어린 나이에 사약을 받고 승하한 조선 제6대 임금이 단종(端宗)의 애닮은 사연으로도 유명합니다.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이곳 청령포로 유배되었는데, 청령포는 삼면이 깊은 강으로 다른 한면은 육육봉이라 불리는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어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감옥과도 같은 곳입니다. 어린 나이에 느꼈을 외로움과 고독, 슬픔과 번민•••. 벌써 몇 백 년이 지났지만 쉽게 감정이입이 됩니다. 송림에서 들려오는 적막한 바람 소리는 단종의 숨결을 잠시나마 느끼며 숙연하게 만듭니다.
선돌과 청령포에 사이엔 단종의 무덤인 장릉이 있어 거리상 먼저 둘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종의 생애와 한과 넋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단종역사관, 정자각, 비석 등이 세워져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슬프고도 애환이 많은 단종의 능은 한양이 아닌 지방에, 낮은 구릉이 아닌 높은 지형에 모셔진 점 등이 다른 왕릉과의 차이점이라고 합니다. 또한, 장릉 주위의 소나무들은 모두 능을 향해 절을 하듯 굽어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신기한 부분입니다. 단종역사관이나 비각에 들려 역사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며 단종의 얼과 혼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밤이 되면 관광지는 문을 닫고 어디 갈 곳 없을까 두리번거리게 될 겁니다. 먹고 마시는 밤 문화도 좋지만 영월에는 미러볼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빛나는 곳이 있습니다. 영월에서 밤이 되면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곳! 바로 별마로 천문대와 봉래산 정상입니다. 영월 시내에서 꼬불꼬불한 일차선 도로를 30~40분정도 타고 열심히 올라가고 또 열심히 내려가야 하는 곳임은 틀림없지만 일단 올라오고 나면 후회 없는 곳입니다. 혹시나 기상악화로 비가 많이 와서 별을 하나도 못 봤다고 해도 서운해 하지 마세요. 조금만 더 올라가면 영월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봉래산 정상이있기 때문입니다. 발 밑 칠흑 같은 어둠 사이로 별빛인 냥 반짝이는 읍내의 가로등과 네온사인, 자동차의 궤적들은 ‘하늘에도 별, 땅에도 별!’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해줍니다. 아! 참, 올라올 때나 내려갈 때 운전조심, 잊지 마세요.


영월은 천혜의 자연과 수려한 경관, 잘 짜여진 관광 체험 코스를 자랑합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잘 비치된 관광안내책자와 곳곳의 안내표지판은 그 장소의 유래와 역사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켜 줍니다. 관광지에서는 관광안내책자에 사용된 도판 사진처럼 정형화된 관광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때론 색다른 시각으로 앵글을 바꿔가며 각자가 원하는 사진을 만들어야겠지요. 여기에 덧붙여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재미난 사진으로 영월에 온 기억을 추억할 수 있는 사진도 잊어서는 안 될 부분입니다.


이밖에도 천연 에어컨 고씨동굴과 물의 궤적을 남길 수 있는 계곡들, 영월시내 동강사진박물관, 동강과 어라연, 레프팅, 패러글라이딩과 같이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8월은 특히나 영월이 하는 4대의 축제 중 2개가 진행되는 달입니다. 바로 즐길 것 많은 ‘영월 축제’와 볼 것 많은 ‘동강국제사진제’이죠. 벌써부터 들썩 들썩~~ 영월이 들썩입니다.작년 여름휴가지로 영월을 관광하게 되었다. 영월하면 동강으로 유명하고, 선암마을, 별마로 천문대, 고씨동굴, 다하누촌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을거리가 모두 알찬 곳이라는 생각에 휴가지로 선정했다. 가장 기대했던 별마로천문대에서의 별보기는 실패 했지만, 대신 하늘 가득 운해가 있는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었다. 굽이쳐 흐르는 물줄기가 '한반도 지형' 을 이루는 선암마을은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자연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대로 한반도를 축소한 지형이 펼쳐졌다. 지형을 중심으로 휘돌아 흐르는 물줄기는 마치 바다를 연상케 했다. 선암마을을 보고 다하누촌을 둘러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우리 한우를 맘껏 먹고 고씨굴로 향했다. 임진왜란 때 고氏 가족이 숨어살아서 고씨동굴로 이름이 정해졌다한다. 석회동굴로 4억 년 전에 생성되어 6.4km길이에 달한다. 더운 여름 동굴 속이 어찌나 서늘하던지 긴팔 옷이 필수였다. 컴컴한 동굴 속은 아름답고 다양한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으로 이뤄져있었다. 영월에 오면 꼭~ 다하누촌에서 한우를 먹고, 다양한 관광지를 보고 마지막으로 봉래산 정상에 위치한 별마로 천문대에서 노을을 꼭~ 보고 날이 맑다면 영월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별자리도
볼 수 있다면, 기억에 남는 특별한 여행을 될 듯하다.

글 작은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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