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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서울 속 비밀의 정원 ‘선유도공원’

2010-08-02

선유도는 합정과 당산 사이에 한강 중간에 위치한 약 110㎡ 규모의 섬으로, 섬의 동쪽에 양화대교가 지나고 있다. 한강 4개의 섬 중에 선유도는 밤섬, 노들섬 다음으로 세 번째 큰 섬이다. 현재 ‘선유도공원’ 자리에 있었던 선유정수장은 1978년 개소하여 2000년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생활을 위해 사용된 시설이다. 이제는 친환경 휴식·생태학습공간으로 재탄생한 선유도공원을 지금 만나보자.

에디터 | 이안나(anlee@jungle.co.kr)


선유도공원은 2004년 ‘제24회 미국조경가협회(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부터 550여개의 경쟁작을 제치고 디자인상을 수상했으며, 그 밖에 ‘세계조경가협회 동부지역회의 조경작품상(2004)’ 등 각종 대회에서 다수의 건축·조경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년도에는 국내 최초로 건축물이 아닌 조경작품으로 ‘제25회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을 만큼 디자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해발 40여m의 ‘선유봉’으로 유명했던 선유도는 섬 모양이 고양이를 닮았다 하여 괭이산이라고도 불렸다. 예전에는 양화도 나루 사이가 육지로 이어져 있어 선유봉 주민들이 밭농사, 낚시를 하며 오갔고, 양화도 나루·마포 잠두봉과 함께 한강의 절경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이곳에서 많은 선인들이 호연지기를 키웠다. 이후 선유도공원은 환경재생 생태 공간으로써 시민들에게 문화·휴식 공간, 한강의 역사와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선유도공원은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의 선유봉과 정수장 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창조된 점에서 역사적·공간적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이 선유도라는 공간을 공원화하면서 북한산과 한강이 넓게 내다보이는 조망과 기존에 정수장으로서 기능했던 자원을 활용해 시민들에게 친근하고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공간들은 과거의 흔적을 느낄 수 있도록 과거 송수펌프실을 ‘한강전시관’으로, 취수탑을 ‘카페테리아’로, 급속여과지는 ‘공원 안내소’로 탈바꿈시켰고, 침전지를 ‘시간의 정원’으로, 여과지를 ‘수생식물원’, 정수장을 ‘녹색기둥의 정원’으로, 농축조를 ‘원형소극장’으로 만들었다.


특히 ‘녹색기둥의 정원’은 정수장 지붕만 걷어내고 건물 기둥을 그대로 살려 마치 로마 폼페이 유적을 보는 듯한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시간의 정원’에서는 점점 낡아가는 침전지 구조물과 당귀·백리향·대나무·이끼 등 다양한 수목이 꽃을 피우고 성장하는 모습이 어우러져 탄생과 소멸의 묘한 대비를 느낄 수 있다. 지금도 공원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남아있어 오랜 시간의 흐름을 대변하며 경외감마저 들게 한다.


선유도공원 명물 중의 하나인 ‘선유교’는 120m의 아치형 교량으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크가 조성되어 있고, 환경물놀이터에는 수질정화정원에서 정화된 물이 15cm 정도로 얕게 담수되어 여름을 맞아 물놀이를 즐기려는 어린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공원과 선유교가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전망데크’에서는 선유도뿐만 아니라 월드컵분수·월드컵공원·한강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과거에 정수장 불순물을 침전하던 곳에 들어선 ‘수질정화정원’은 수생식물이 공원 하수를 정화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시민들에게 물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생태계와 자연의 소중함도 일깨워주고 있다.

선유도공원은 낡은 정수장의 모습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느낌으로 해석된 공간이 공존하고 있어 작은 섬이라는 좁은 공간 안에서도 이국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의 사진을 찍어 낼 수 있어 많은 사진애호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인기 있다.

가볍게 야외로 나가길 원하는 시민들에게 휴식의 공간으로 알맞은 선유도공원은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 9호선 13번 출구로 나와 5714번 시내버스를 타고 선유도 공원 정문에서 하차하면 된다. 9호선 선유도역에서 내려 약 10~15분 걸어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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