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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독창적 펑크 하기

2011-12-08


한 명의 홀쭉이와 한 명의 뚱보. 혹은, 한 명의 유대인과 한 명의 아랍인. 아니면, 한 명의 프랑스어 강사와 한 명의 회계사. 이 독특하고도 괴상한 두 사람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바로 캐나다의 뮤지션 크로메오(Chromeo)다. 80년대 음악을 오마주한 크로메오의 독창적 펑크 세계는 그런 두 멤버 David Macklovitch(Dave 1)와 Patrick Gemayel(P-Thugg)의 요상한 매력에서 나온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어렸을 때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함께 자라온 친구인 Dave 1과 P-Thugg은 처음엔 서로 잘 맞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어쩐지 어색했던 첫 만남 일주일 후,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서 함께 밴드활동을 하고 음반 가게에서 일하다가 당시 떠오르던 프로듀서 Tiga를 만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런 그들이 일렉트릭 펑크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은 역시 그들다운 이유에서였다.

“당시 제일 인기 없던 음악이 일렉트릭 펑크였어요. 그래서 괴짜인 우리들이 이 음악을 발견했고 또 좋아하기 시작했죠.”

본인들을 괴짜라고 인정하는 일렉트릭 펑크 뮤지션 크로메오에게 음악이란 테크놀러지다. 80년대뮤직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품고 있는 그들에게 음악은 테크놀러지로부터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음악계의 가장 큰 변화는 비디오의 출현이었어요. 이로 인해 MTV 같은 채널을 통해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된 거죠. 새로운 테크놀러지의 등장은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음악처럼 기계로 만든 정확한 그루브를 탄생시켰고요. 그 때 당시 아티스트들은 어떻게 테크놀러지를 사용해야 할 지 몰랐지만, 어떻게든 나온 결과물들이 섞여 멋진 음악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P-Thugg의 말에 덧붙여 Dave 1은 80년대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싸구려 음악의 시대가 아닌, 사실은 가장 재미있고, 가장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시도를 했던 시기라고 말한다. 크로메오의 이런 80년대 사랑은 뮤직비디오에서도 나타난다. “가짜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려 한다”는 의도처럼 그들의 영상은 왠지 모르게 싼티가 난다. 어색한 표정으로 대놓고 두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들, 미니스커트를 입고 경찰 모자를 쓴 빨간 립스틱의 여성들. 이런 인위적인 영상들은 80년대 영상을 재해석하며 우리에게 초기 MTV를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When the night falls – Daniels




I Am Somebody – DJ Mehdi feat. Chromeo




“우리가 처음 나왔을 때 단지 80년대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유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었어요. 우리가 80년대 흑인 음악에 찬사를 보냈다는 점이 특이했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물론 그런 일은 드물죠.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들고 나오는 사람은 많지만 이런 종류의 음악을 들고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요.”

뭐든지 원하는 것을 해보고 싶어 크로메오를 시작했다는 Dave 1과 P-Thugg. 크로메오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먹고 살기 위해서 마음에도 안 드는 프로젝트나 주구장창 하고 있었으리라고 말하는 그들에게서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에 대한 의심이나 걱정은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좋아서, 또 그냥 하고 싶어 음악을 하고 있는 두 남자에게 무서운 것이 무엇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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