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패션 | 리뷰

패션소품 시장의 변화와 방향

2006-09-25


현재 국내 의류시장은 외환위기 이후에 경제침체라는 환경적 요인 외에도 패션산업 자체가 1980-90년대의 폭발적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전체의류시장의 매출은 소폭 상승하거나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의류매장의 VMD 구성에서 소품역할을 하거나 의류상품구색에서 보조수단으로 여겨지던 패션소품들이 근래 들어 패션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즉 지갑, 벨트, 가방 그리고 커스텀 주얼리를 비롯한 각종 패션 액세서리 등과 같은 패션소품들이 의류상품을 주로 취급해왔던 패션업체들에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돌파구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패션업체들이 패션소품을 의류상품과 어울리면서도 독립된 패션아이템으로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많은 패션업체들이 패션소품 브랜드들을 출시하면서 패션소품시장은 상당한 규모로 자리잡았고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패션소품의 개발을 통해 많은 소비자들에게 기존에 접하지 못한 신제품들을 제시할 수 있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고, 소규모 투자를 통한 제품 확보, 기존 의류매장 내에 공간 확보 등이 가능하며 특히 의류상품과는 달리 사이즈가 없어 제품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패션소품을 개인의 패션을 완성하는 중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개별적 패션소품 자체에 의류상품 못지 않은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패션소품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는 제품가격과 패션소품 브랜드의 수준에 따라 패션소품 브랜드의 런칭 유형을 3가지로 나누어보고 각각의 경우에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


패션소품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지 않았던 때에도 고가의 의류브랜드에서는 의류상품의 매출이 발생했을 때 패션소품들을 같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즉 비싼 제품을 산 소비자가 오히려 추가적인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꼭 쇼핑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많은 지출을 했을 때 절약보다는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이렇게 소비자들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고 나서 오히려 지출을 늘려 추가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마케팅에서는 프로스펙트(Prospect)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프로스펙트 이론에서는 소비자가 의사결정을 내릴 때에 어떤 대안의 가치와 확률에 주관성이 개입되어 그 결과로서 선택되는 대안이 달라진다고 본다. 즉 소비자는 화폐 등의 단위로 표현된 객관적 가치와 객관적 확률을 변환시켜 주관적 효용 및 주관적 확률의 형태로 처리하는데, 이 주관적 확률과 효용이 객관적 가치와 확률과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만원짜리 셔츠를 개별적으로 놓고 볼 때는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만약 100만원 상당의 정장을 구매했다면, 10만원짜리 셔츠를 객관적인 10만원의 가치로 인식하기 보다는 정장의 1/10 가격에 해당하는 10만원으로 생각하고 100만원을 기준으로 단지 10%의 금액이 추가된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셔츠를 구매할 가능성이 다른 때보다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객관적인 준거가격이 고가의 제품 구매 상황를 통해서 소비에 호의적인 주관적 준거가격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소비자의 상황이 변화될 수 있다고 할 때,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고 가격대 역시 중고가에 해당하는 의류상품 브랜드에서 제품라인의 확장 개념으로 패션소품 라인을 전개하는 경우에 상대적으로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의류브랜드 빈폴의 서브 브랜드인 빈폴 액세서리는 현재 40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고 전년 대비 20% 이상 신장하고 있다. 즉 캐주얼시장에서 중고가의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빈폴이라는 브랜드 효과와 의류제품과 코디네이션을 중심으로 패션소품에 집중한 제품개발 전략이 소비자 행동에서 프로스펙트 이론과 잘 접목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패션소품 라인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먼저 패션소품 라인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경쟁브랜드나 후발브랜드가 소품라인을 강화한다고 해서 대응적으로 출시하거나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을 때에는 해당 소품라인이 유행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본래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와 상충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또한 이러한 경우에는 기존 브랜드 이미지 마저 훼손할 우려가 있으며 일시적으로 소품라인을 통해 매출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가치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해당 브랜드 내의 모든 제품라인에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패션소품을 의류브랜드의 제품라인 수준에서 보조적인 수익창출과 브랜드 이미지 관리 측면으로 운영할 것인가 아니면 의류브랜드에서 매장과 브랜드를 독립시켜 독자적인 브랜드로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LG패션에서 런칭한 잡화 전용 브랜드 제덴의 경우에는 모든 공정을 이태리에서 진행하는 제품 차별화와 디자인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서 현재 1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LG패션이라는 회사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통해서 처음부터 독자적인 브랜드로 육성하여 성공하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보통의 인지도를 가진 중저가의 의류브랜드에서 단순히 제품라인을 확장하는 때는 같은 브랜드에서 소품라인을 출시하지만, 일반적으로 의류브랜드의 상표가치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패션소품 브랜드를 출시하는 경우에는 해당 의류브랜드로부터 얻을 수 있는 프리미엄은 작고 기존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에 의해 새로운 상품들이 제한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개별적인 브랜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사의 브랜드가 먼저 회사와 목표시장 소비자가 동시에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의 위치에 포지셔닝하는 것과 목표시장 소비자에게 해당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아 다른 패션소품 브랜드와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브랜드 런칭 전과 런칭 초기에 과감한 투자를 통해서 단기간 내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마진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빠르게 얻은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서 많은 점포를 운영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거나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개발을 통해서 가격경쟁 외에 해당 브랜드가 강점을 가지는 분야에서 다른 패션소품 브랜드와 경쟁하는 것이 요구된다. 현재 중저가 패션소품 시장의 대표적 브랜드로 이랜드의 클루를 꼽을 수 있는데, 클루는 화려한 매장 구성과 다양한 구색의 패션주얼리를 중저가에 제공하면서 감각적이고 참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짧은 시간 내에 높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런칭 초기에 2000명의 클루 체험단을 구성하여 적극적인 구전마케팅을 실시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즉각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클루의 성공요인으로 들 수 있다.

따라서 이제 패션주얼리 시장에 뛰어드는 브랜드들은 클루와 같이 유사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미투(Me too) 브랜드가 되기 보다는 클루가 가지지 못한 상반된 이미지에 포지셔닝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최근 의류상품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과 같이 최신 유행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빠른 유행의 순환을 촉진하여 지속적인 소비자 수요를 유도하는 것도 후발 패션소품 브랜드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짧은 시간 내에 상당한 지역에 점포를 개설하지 못하거나 패션소품 브랜드 런칭의 초기에 소비자 인지도의 높이기 위한 촉진활동에 충분한 투자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개인의 소규모 창업이 대부분이며 노점상이나 소규모의 점포공간을 매장으로 이용하거나 온라인에 점포를 개설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중저가의 패션소품과는 달리 낮은 가격구조를 유지할 수 있는 운영체계나 제품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고 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하거나 폭넓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에는 중저가의 패션업체 브랜드들에게 밀려날 우려가 크고, 온라인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다른 패션소품 사이트들과 가격경쟁을 하다가 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품에서는 한정된 범위에서 깊이있는 구성을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즉 매스마켓의 패션소품 브랜드들과 차별화 요소로써 아주 세분화된 시장의 소비자 기호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거나 개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추는 주문제작의 형태를 통해서 소비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브랜드 런칭의 초기에도 단시간 내에 촉진활동에 투자하기 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효과적인 방법인 구전을 통해서 한정된 목표시장의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것이 요구되고, 촉진전략이 필요한 경우에도 광고나 판촉보다는 비용에 대비하여 높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가지는 PR이나 이벤트에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구체적인 대상 소비자를 설정하지 않고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단순히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천연소재 제품 등과 같이 제품의 특성을 나열하며 모든 소비자에게 호소하는 마케팅전략은 지양되어야 한다.

제품가격과 패션소품 브랜드의 수준에 따라 패션소품 브랜드의 런칭 유형을 3가지로 나누어보고 각각의 상황에 맞는 개략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시해 보았는데, 패션소품 시장과 같이 현재 성장속도가 탄력적인 시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시장의 유동적인 흐름을 읽고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신속하게 대응하거나 변화를 예측하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시장자체가 크게 성장하는 추세에 있는 시장에서는 먼저 진입한 브랜드들과 나중에 진입하는 브랜드들이 가지는 서로 다른 역할을 각각 적절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

선행 브랜드들의 경우에 후발 브랜드들의 진입으로 시장이 커지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에 민감해할 것이 아니라 시장 다변화와 확대를 통해서 전체 수익을 높이는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고, 후발 브랜드들은 선행 브랜드들이 가지지 못한 브랜드 이미지를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패션소품이라는 작은 시장을 더욱 한정적으로 만들어 그 안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패션소품 시장의 확대를 통해 여러 형태의 브랜드가 공존하여 보다 많은 소비자를 목표시장으로 할 수 있을 때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품을 다양한 브랜드와 가격에서 만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이러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패션브랜드들 역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글: 객원 컬럼리스트 전대근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