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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패션과 캐릭터

2004-06-22

현대의 일상생활은 대중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수의 이미지들로 둘러 싸이게 되었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이미지 홍수’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정보를 수용하기 위해선 선별이 우선되어야 했고 불필요한 정보의 차단과 보안이 관건이 되었다. 정보를 일일이 읽고 파악하기 보다는 즉시 느끼는 직감각적인 판단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다양한 이미지의 출현은 그 동안의 단순. 획일적인 감각을 다양화, 탈 규격화의 경향으로 이끌었고, 이는 종래의 문자나 활자를 통한 전달방식에서 시각적 그래픽 전달 방식으로 그 양상이 변모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문자 하나가 그래픽화 되어 그 자체가 문장의 역할을 하고, 단순한 이미지 한 장이 장대한 내용을 대표하는 캐릭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캐릭터는 인간의 정신적, 문화적 상황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의식을 구체화함으로써 생활 문화의 한 측면을 이루어 왔다. 초기에는 주로 종교적 성격을 띈 마스코트의 역할을 해왔으며, 산업사회에 이르러 산업주의가 팽배해지고 대량정보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상업적인 목적이나 공공전달을 위한 효과적인 시각언어의 하나로서 또는 생활주도의 시각요소의 하나로서 존재하고 있다.

캐릭터는 제품 또는 서비스에서 소비자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고 또 특정 부류에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기도 하며 그들의 Tribe(族) 정체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시각적 상징물로서 상품에 적용되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추구하는 세계관을 만족시켜 주는 호소력 있는 시각언어인 것이다.

흔히 캐릭터 산업을 [Non Age, Non Sex, Non Generation 산업]이라고 한다. 이는 인류의 최대 관심사인 성에 관한 상품이 아니면서도 높은 흥미와 관심을 유도할 수 있고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고객을 단골 손님으로 끌어들일 수 있으며, 세대를 초월하여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것이다. 캐릭터는 캐릭터 상품의 영역이 옷, 패션, 잡화, 침구류, 가정용품, 게임, 문구, 전자제품에서부터 매체와 오락, 테마파크 등으로 확장됨에 따라서, 실로 생활 전반과 관련되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 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하게 한다.

캐릭터 산업의 효시는 캐릭터를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규정한 홀(J.C Hall)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홀마크라는 카드생산회사를 1910년에 설립하여 미국 캐릭터 산업의 초석이 되었다. 그 후, 월트 디즈니사가 1928년에 세계최초의 유성영화 ‘증기선 윌리호’가 대히트하자 1927년 미국의 상품제조업자인 펫트 파워(Pat Power)가 300달러를 주고 학용품에 사용한 것이 오늘날 캐릭터 산업의 시작이 되었다.

귀여운 캐릭터나 유머러스한 문구를 디자인해 넣은 캐릭터 티셔츠가 스트리트 패션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 슈퍼맨, 배트맨, 뽀빠이, 스누피, 아톰, 마징가Z 등 만화 주인공이 대표적인 인기 캐릭터들이다.

얼마 전 종영한 미국 시트콤 ‘Sex And The City’의 패션 스타 Sarah Jessica Parker(사라 제시카 파커)가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빈티지 티셔츠를 입은 데 이어 수 많은 연예인들이 캐릭터 프린트 의상을 즐겨 입기 시작했다.

캐릭터 티셔츠의 유행은 유명 캐릭터들의 생일 이벤트를 전후로 시작됐다.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는 지난해 11월 75회 생일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파리의 유명 패션 멀티숍 콜레트는 미키 마우스가 그려진 450장의 리미티드 에디션 티셔츠를 만들어 세계 유명 인사들에게 증정하기도 했다.

벨기에의 대표 만화 캐릭터 틴틴도 올해 탄생 75주년을 맞아 벨기에 조폐국이 지난달 기념 유로를 제작해 판매했다. 1963년 제작된 일본의 아톰은 만화영화에서 2003년 4월 7일 태어나는 것으로 설정된 것을 기념해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아톰 캐릭터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돼 최근 국내에서도 각종 캐릭터의 인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Dolce & Gabbana는 만화와 인물화 프린트 티셔츠를 전면에 내세워 올 상반기 주요 패션 컬렉션에서 선을 보였다.

최근 젊은층에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디스퀘어드, 영국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안토니 앤드 알리슨과 루엘라 비틀리, 마크 제이콥스 등 많은 디자이너들이 캐릭터를 디자인 모티브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이미 수년 전부터 만화 캐릭터를 주요 모티브로 삼는 아이스버그와 카스텔바작은 올 여름 도널드 덕과 벅스 버니를 각각 등장시켜 중년층 고객을 유혹하기도 한다.

이 같은 캐릭터의 인기를 반영해 앤디 워홀의 팝아트 아이콘인 메릴린 먼로를 프린트한 필립 트레이시 가방, 캐릭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조르디 라반다 액세서리 등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 프라다와 샤넬도 올여름 옷과 가방에 장난스러운 캐릭터를 넣었다.


현대 사회에서 캐릭터는 다양한 층의 사람들에게 폭넓게 사랑 받고 있으며, 그 적용도 확대되어 가고 있다. 기계적으로 왜곡된 현실의 중압감으로부터 인간이 희구하는 본연의 꿈과 생명, 동경심에 우상적 표현을 가미한 캐릭터 상품이 대두되게 되었고 형식적이고 기능주의적인 사고에서 탈피하여 유희적 사고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복잡한 산업사회에서 여유를 줄 수 있는 감성적 코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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