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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미디어 아트, 패션을 입다

2007-11-13

패션과 아트의 만남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이슈거리가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우리는 이제 예술을 단순히 먼 발치에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입고 쓰게 되었다. 그러나 과거 패션 제품이 예술 작품을 단순히 차용한 데 그쳤다면 이제는 직접 전시장으로 나와 전시의 모티브가 되기도 하고, 또 스스로 그 주체가 되기도 한다.

취재 | 서은주 기자(ejseo@jungle.co.kr)
자료 제공 | system, SEOMI&TUUS house

패션 브랜드SYSTEM(시스템)은 지난 11월 2일부터 11일까지 청담동 MUE 비트폼 갤러리에서 ‘DIGITAL ART WITH SYSTEM展 : Mixed and Matched’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패션과 디지털 아트와의 교감을 표현한 자리로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아트 작품 7점이 주목 받는 7명의 젊은 작가들의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시선을 거쳐 유니크한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7명의 작가들은 SYSTEM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MIX & MATCH’ 와 ‘숫자 폰트’를 모티브로 하여 이에 대한 영감을 관객과의 인터렉티브한 과정을 통해 역동적이고 실험적으로 재해석했다. ‘0’과 ‘1’이라는 숫자에 기반한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을 활용하는 디지털 아트를 통해 SYSTEM이 예술적인 젊은 감각의 브랜드임을 부각시켰다.

사회 시스템 속의 자아(F 0.2.5.7.9, 윤상렬作), 숫자와 사운드 시스템(Silent Pollen-sowing, 김병호作), 남성 우월주의 시스템 속에 조용히 공생과 기생을 반복하는 패미니티의 의미(Blank-(空+虛), SUDA Project 2007作), 컴퓨터의 코드를 상징적으로 이용하여 타자적 자아의 존재감 암시(Portrait V-binary, 오창근作), TV라는 매체를 통해 보여지는 가상과 현실의 문제(Inter-Whactive TV, 이준서作), 빛과 사물의 어우러진 아름다운 만화경의 이미지로 조합되는 세상(Systematic Kaleidoscope, 서효정作) 등 7명의 작가들은 저마다 기존의 전시회와는 차별되는 독특한 작품들을 통해 표현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줬다.

‘Slient Pollen-sowing’(김병호作) – 여러 개의 파이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오는 전자음은 0부터 9까지의 기호를 청각화한 것이며, 가끔은 맹렬하게 가끔은 부드럽게 울리며 동시대의 다양한 변화와 호흡하는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서효정作. 디지털 만화경 형태를 빌린 이 작업은 SYSTEM의 새로운 모티브인 숫자패턴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인 관람객의 이미지와 합성하여 사람들이 서 있는 위치, 움직임, 입고 있는 옷의 패턴과 컬러 등에 의해 모두가 다른 각자만의 이미지를 생산해 낸다.

오창근作. 0과 1의 숫자 조합으로 화면 위에서부터 아래로 관람객의 모습을 스캐닝하듯 뿌려준다. 화면에 설치된 카메라 앞에서 가만히 서 있거나 적당한 포즈를 취하고 있으면 그 모습이 바이너리 숫자들로 구성된다.

윤상열作. 치밀하게 계산된 구조물 위에 굵기 0.5, 0.7, 0.9, 2.0mm, 길이 60-70mm 규격의 샤프심들을 ‘안에서 밖으로 – 밖에서 안으로, 시계 방향으로 –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하나하나 붙여 나간다. 위와 같은 작업 패턴은 ‘생각 – 반복 – 교정 – 생각 – 반복 – 교정’의 순환 과정 안에서 체계적인 조형형상을 이루고 있다.

이준서作. 낡은 흑백 TV의 안테나를 돌릴 때마다 들려오는 노이즈 소리와 치직거리는 화면 그리고 두드릴 때마다 거기에 반응하는 화면을 보며 TV 속의 가상현실과 현실 속의 나와의 연결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이러한 행위의 재현으로 사람과 테크놀로지 기술적 소통을 단순화 하여 어렵고 복잡해져 가는 기술 속에 자칫 간과될 수 있는 미디어와 인간의 관계를 재고해 보고자 한다.

SUDA Project 2007(송희경, 유주현)作. 오브젝트들은 마치 거울 속 너머 제3의 공간을 부유하는 듯한 디지털드로잉으로 랜덤하게 조합(Mix&Match)되어 새로운 이미지들을 생성하는 인터렉티브 영상설치이다.

한편 지난 10월 27일, 여의도 KBS 신관 특별전시장에서 열린 ‘백남준의 비디오 광시곡’전에서도 ‘미디어 아트와 패션의 만남’을 주제로 한 패션 퍼포먼스가 열려 화제를 모았다. 패션 디자이너 지춘희가 파인 주얼리 브랜드 ‘타스칼레(TASKALE)’와 함께 고 백남준을 추모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전시회를 연 것.

이날 08년도 s/s 디자인을 선보인 지춘희의 미스지컬렉션은 볼륨감 있는 코쿤 스타일과 과감한 주름, 비대칭 형태 등 다양한 실루엣으로 백남준의 미디어 아트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인 리듬감을 자유 분방하게 표출했다. 특히 디자인뿐 아니라 원색적인 컬러의 디자인으로 백남준의 아트작품을 모티브로 한 의상들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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